여행기

비봉에 오르다.

깃또리 2010. 11. 3. 09:12

다시 세 번째 비봉에 오르다.

2010.10.10.

 

 

 지난주 10월3일엔 아침에 배낭을 메고 동네 도서관에 갔으나 문을 열지 않아 주춤거리며 생각했더니 개천절로 휴관하는 날이었다. 그러고 보니 4대 국경일 중에서 가장 소홀하게 여기는 국경일인 듯하였다. 하긴 제헌절도 엇비슷하지만........

 하늘을 보니 일기예보에서 비가 온다던 날씨가 쾌청하여 집에 들려 옷과 배낭을 바꿔 북한산, 도봉산 둘 중 한곳을 머릿속에 그려보다 도봉산으로 정하고 10시 반에 도봉산역에 도착하여 11시부터 오르기 시작하여 녹야원-다락능선-만장봉에 올랐다. 완연한 가을 날씨로 푸른 하늘에 하얀 구름이 떠 있고 시야도 트인 걸보니 서울 대기도 불과 몇 년 사이에 훨씬 맑아진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서울 공기가 맑아 진 것은 시내버스 연료가 디젤에서 LNG로 바뀐 게 가장 큰 기여를 하였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점심을 하고 계곡을 따라 내려와 도봉산역으로 돌아와 집에 당도하니 오후 4시였다.

 

 오늘은 지난번 10월3일 비 소식으로 미루었던 직원들과 함께 하는 산행이었다. 총 일곱 명이 희망하였으나 아침에 몸이 불편한 사람이 빠져 여섯 명이 혜화역 앞에서 9시 40분에 모여 성균관대 앞 버스 정류장에서 171번 버스로 국민대학교 정문 앞에서 내려 학교 켐퍼스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는 학생들 모습을 보고 난 다음 10시40분에 산에 오르기 시작하였다. 이번 직원 중에는 영국 Shrewsbury 출신으로 26살인 Matt, 일본 오사카 출신으로 아버지는 한국인 어머니는 일본인으로 영국에서 Matt와 함께 대학교를 다닌 30살의 김태범군이 함께 하여 이채로운 모임이었다. 처음 보기와 달리 Matt군이 너무 빠르게 앞장 서 산을 오르는 바람에 뒤 따라 오던 직원 한 사람이 평소 운동량이 부족했었는지 아니면 오늘의 컨디션이 저조했는지 속도조절을 하지 못해 어지럽다하여 집으로 돌려보냈다.  아무튼 나머지 남자 네 명 여직원 한명 이렇게 다섯 명이 형제봉을 지나 보현봉을 우회하여 대성문에 도착하여 잠깐 휴식을 하였다. 원래는 칼바위 능선 길로 하산을 계획하였으나 나를 제외한 나머지 직원들이 비봉을 가보지 않아 나는 코스를 바꿔 비봉의 역사적인 의미를 설명할 겸 비봉으로 향했다.

 

 올 이른 봄 대남문을 조금 지나 문수사에서 국수를 공양으로 받아 본 일이 생각나 일행을 데리고 문수사에 도착하여 미역국밥을 대접받고 준비한 김밥도 펼쳐놓고 모두 맛있게 점심을 하였다. Matt와 태범도 워낙 식성이 좋고 젊은 친구들이라 그런지 한 대접을 게눈 감추듯이 비우고 문수사 앞마당에서 보현봉을 바라보며 잠시 휴식을 하였다. 다시 산행을 시작하여 비봉 정상은 나와 Matt만 올랐었으나 잠시 후 등산화를 신지 않아 정상 아래에 기다리라 했는데 태범이 올라와 조금 놀라기도 하고 걱정도 되었지만 함께 사진도 찍고 용기를 칭찬해 주고 내려갈 때가 더 위험하니 조심하라고 당부하여 셋은 무사히 내려와 쉬고 있던 두 사람과 합류하여 하산하여 구기동으로 내려오니 오후 4시가 되었다.

 

이문호군은 가족과 약속이 있어 나, Matt, 태범 그리고 권미선은 근처 식당에 들어가 이리저리 매뉴를 훑어보며 두 외국 친구들에게 의향을 물으니 뭐든지 가리는 것이 없다하여 두부, 파전, 도토리 묵, 모든 전 그리고 막걸리, 동동주를 곁들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식사를 하였다. 이번 산행에서 영국인 Matt의 산을 오르내리는 체력은 예상외로 뛰어 났으며 일본인 태범 역시 용기가 대단하였다. Matt의 경우 한국에 온지 불과 3주도 안되는데 벌써 혼자 도봉산을 다녀올 정도로 산을 좋아해 앞으로 함께 산행을 자주 할 수 잇을 것 같으며 오늘 하루도 퍽 상쾌하고 즐거운 나들이가 되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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