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사 Alchemist 파올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2004.7.
미국의 전 대통령 빌 클린턴이 휴가기간에 가장하고 싶은 일 중의 하나가 파올로 코엘료의 책을 쌓아 놓고 원없이 읽는 것이라고 하여 유명해졌고 1987년 연금술사의 발표로 현재까지 약 2000만부 이상 팔린 인기 있는 세계적인 작가이다. 코엘료는 브라질 리오데 자네이루에서 출생하여 법학을 전공하였으나, 연극연출가, TV 극작가, 대중음악작곡, 작사자로 명성을 올리다가 소설작가로 변신한 다재다능한 인물이다.
소설 내용은 스페인의 한 양치기 청년 산티아고가 꿈에 나타난 보물을 찾아 고향에서 출발하여 이집트의 피라밋까지 가는 험한 여정을 그렸는데 마지막 부분에서 상당기간 머물면서 여러가지 일을 겪고 특히 아름다운 처녀 파티마를 만나는 곳이 바로 내가 오래 전에 이집트 근무할 당시 가 보았던 오아시스 알 파이욤이어서 더욱 인상 깊게 읽었다. 당시 누구나 마찬가지지만, 나도 마찬가지로 오아시스를 말로만 들어서 어느날 현지인과 함께 카이로 시내에서 한 시간 반 정도 걸리는 오아시스 알 파이욤에 가 본적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오아시스란 끝없이 펼쳐진 사막 한 가운데 신기하게도 야자수가 우거지고 맑은 샘이 솟아나는 작은 지역으로 알고 있었는데 막상 가보니 제법 넓은 지역으로 작은 강도 있었고 넓은 농지도 있어 한가운데 가 보았을 땐 여기가 사막 한가운데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고 살고 있는 사람들도 빈곤한 농부들이어서 내심 실망하고 돌아온 기억이 새롭다. 지금도 비슷하지만 이집트가 당시 우리 보다 경제 형편이 좋지않아 시내를 벗어나 조금만 나가면 가옥도 원시적이고 의복도 남루하여 우리나라 생활 수준에서 대략 이십년은 뒤떨어져 있었다고 생각하기도 하였다.
얘기가 한참 샛길로 나갔는데, 소설 주인공 산티아고는 열여섯살 때까지 신부가 되려고 공부하였는데 신이나 인류의 죄악에 대해 알기 위해선 학교에서 하는 공부보다는 넓은 세상을 두루 돌아 다녀 진리를 터득하기로 마음 먹고 아버지와 상의 하였으나 반대에 부딪쳐 입씨름을 벌이다 결국 아버지의 승락을 얻어 양치기가 된다. 양치기 생활을 하면서도 틈틈이 책을 읽고 많은 사색을 하는데 어느날 상인의 어여쁜 딸을 보고 사랑을 하게 된다. 또한 꿈을 꾸고 나서 집시출신의 꿈해몽하는 노파를 찾아가기도 하고 살렘의 왕이라고 자처하는 노인을 만나게 되는데 그로부터 자아의 신화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이 부분이 이 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으며 산티아고는 보물을 찾아 먼 여정의 길을 떠난다. 긴 여행 길에서 사기꾼을 만나 가진 돈을 모두 잃기도 하고 영국인 동행자와 크리스털 가게주인 밑에서 일하기도 하다 마침내 연금술사를 만나 삶의 지표가 안내하는 자아의 신화를 찾게 된다는 내용이다.
책 내용에서 기억해 두고 싶은 많은 구절이 있는데 그 중 일부를 옮겨보기로 합니다. 산티아고가 살렘왕에게 자아의 신화에 대해 묻자...
"우리들 각자는 젊음의 초입에서 자신의 자아의 신화가 무엇인지 알게되지. 그 시절에는 모든 것이 분명하고 모든 것이 가능해 보여. 그래서 젊은이들은 그 모두를 꿈꾸고 소망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알 수 없는 어떤 힘이 그 신화의 실현이 불가능함을 깨닫게 해주지." "이 세상에는 위대한 진실이 하나 있어. 무언가를 온 마음으로 원한다면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거야.- 자네가 무엇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사막을 지나 오아시스의 야자나무를 보고... "신은 아마도 인간이 야자나무 숲을 보고 기뻐하게 할 요량으로 사막을 만드셨으리라."
오아시스에서 아름다운 처녀 파티마를 처음 본 산티아고... "순간, 시간은 멈춘 듯 했고, 만물의 정기가 산티아고의 내부에서 끓어 올라 소용돌이치는 듯했다. 그녀의 검은 눈동자와 침묵해야 할지 미소 지어야 할지 몰라 망설이는 그녀의 입술을 보는 순간, 그는 지상의 모든 존재들이 마음으로 들을 수 있는 '만물의 언어'의 가장 본질적이고 가장 난해한 부분과 맞닥뜨렸음을 깨달았다. 그것은 사랑이었다. 인간보다 오래되고 사막보다도 오래된 것. 우물가에서 두 사람의 눈길이 마주친 것처럼, 두 눈빛이 우연히 마주치는 모든 곳에서 언제나 똑같은 힘으로 되살아나는 것, 사랑이었다. 마침내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그것은 표지였다."
포도주가 알라의 율법으로 마셔서 안되지 않느냐고 산티아고가 연금술사에게 묻자... "사람의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악이 아니네.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것이 악일세."
연금술사가 떠나면서 산티아고에게... "무엇을 하는가는 중요치 않네. 이 땅 위의 모든 이들은 늘 세상의 역사에서 저마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니 다만 대개는 그 사실을 모르고 있을 뿐이지."
이 책에 관련하여 재미 있는 일이 있다. 원래 1987년 출판하여 국내엔 1993년 "꿈을 찾아 떠나는 양치기 소년"이란 제목으로 나왔으나 별 반응이 없다가 문학동네에서 다시 2001년 재번역하여 출판하여 연속 6주간의 베스트 셀러의 자리에 올라 30만부 이상 팔리는 이름을 날리는 책이 되었다. 이 경우를 보아도 세상 일이란게 때와 상황을 잘 만나야 된다는 것을 여실히 입증한다. 또한 책의 장정이라든가 번역도 독자들이 사고 싶고 읽고 싶게 하는데 도움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모든 책들이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연금술사도 한 번 읽어서 그 내용을 다 받아들일 수 없다. 두번 읽고 적은 글인데 이제 천천히 다시 한번 음미하며 읽고 내 자신의 자아의 신화에 생각해 보려 합니다.-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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