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기

장영희교수의 <생일>을 읽고...

깃또리 2006. 6. 25.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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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을 읽고...

장영희의 영미시산책

사랑이 내게 온날 나는 다시 태어났습니다.

장영희 쓰고 김점선 그림

비채

 

 

2006. 06. 25.

 

 

 작년인가 한동안 조선일보에 "장영희의 영미시산책" 이라는 제목으로 영미시 한편씩을 소개하는 칼럼을 연재하고 있어 집에서는 중앙일보를 보는 관계로 나는 띄어띄엄 본적이 있었는데 이제 한권의 책으로 나와 읽게 되었다.

 조선일보에는 봄에는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 여름에는 '바다보다 푸른 노래' 가을에는 '낙엽을 기다리는오솔길에서' 겨울에는 '눈오는 산 참나무처럼...' 이란 소제목을 붙여 120여편을 소개하였다 한다.

 

 이 중에서 사랑에 관한 시 49편을 골라 <생일>이란 제목으로 한권의 책을 만들었는데 사실 우리나라 글로 씌어진 시도 읽기 어려운 형편에 더구나 영문으로 된 시를 읽는 다는 일은 영문학을 공부한 사람에게도 부담이 된다. 그러나 장영희 교수의 매끄러운 번역으로 다시 태어난 훌륭한 시들을 읽는 즐거움은 어디에 비할바가 없다.

 특히 장영희 교수는 척추암이 발병하여 병상에서 써내린 글이라서 조금은 애상과 삶에 대한 진한 찬탄이 곳곳에 스며 있어 더욱 감동을 주었다.

 

 더구나 자유롭고 파격적인 그림 그리기로 알려진 화가 김점선의 그림이 곁들여져서 장영희 교수의 말처럼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책이다."라는 말에 수긍을 하기도 한다.

 

 평소에 많이 들은 이야기여서 그저 그랬는데 활자로 된 시에서 나타난 글을 읽게 되니 다른 감흥이 일어 여기 옮겨 본다.

 

아일랜드의 대표시인인 예이츠의 시

 

A Drinking Song

 

Wine comes in at the mouth

And love comes in at the eye;

That's all we shall know for truth

Before we grow old and die.

I lift the glass to my mouth,

I look at you, and I sigh.

 

음주가

 

술은 입으로 들어오고

사랑은 눈으로 들어오네.

우리가 늙어서 죽기 전에

알게 될 진실은 그것뿐.

잔 들어 입에 가져가며

그대 보고 한숨 짓네.

 

 

장영희 교수의 소개문

 

술은 입으로, 사랑은 눈으로...

 

예이츠가 노래하는 <음주가>의 풍류도 멋집니다. 아름다운 연인을 보며 술 한 잔 마시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죽기 전에 누릴 수 있는 최고의 기쁨입니다. 그대를 보면 사랑이 절로 생기고, 사랑에 '눈뜨면' 이제껏 보이지 않던 것이 보입니다. 작은 풀꽃의 섬세함이, 나뭇잎의 푸른 광휘가,  그대의 미소가 모두 가슴 벅찬 사랑으로 느껴집니다.

사랑이 눈으로 들어오는 이 세상, 아! 멋진 인생입니다.

 

한마디 느낌 덧붙임...

항상 느끼는 감정입니다.

이 세상은 아무리 힘들어도 살 만한 가치가 있으며 우리의 삶은 유한하여 하루하루가 소중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잘 하던 게임에서 패배한 월드컵으로 잠시 우울하였지만 이 세상에는 월드컵 말고도 재미있는 일들이 얼마든지 있으며 이제 마음을 가다듬고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입니다._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