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기

<머뭇거리지 말고 시작해>를 읽고...2

깃또리 2006. 5. 31. 16:51

<머뭇거리지 말고 시작해>를 읽고...-2

-나를 움직인 한마디

공선옥, 곽재구, 박재동, 안도현외

샘터

2006.05.21.

 

 

 "사랑하라,그리고 마음대로 하라." - 조광호: 신부, 화가, 종교미술학교수


 20대 후반까지 가톨릭 수도자로 사제 지망생이었던 조광호씨는 10년 동안의 엄격한 교육을 받고도 한 때 마음의 평정을 잃어 마침내 모든 걸 청산하고 환속을 위해 대관령을 넘어 어머니을 찾아 울면서 자신의 결심을 전했는데, 오랫동안 홀로 살면서 자식을 위해 기도하셨던 어머니는 "얘야, 그럼 아무걱정 하지 말고 네 마음대로 해라!"라고 말하여 그를 오랫 동안 흐느끼게 하였다 한다.
 이런 조건 없는 어머니의 사랑으로 다시 마음을 추스린 그는 눈 덮인 대관령을 넘어 신학교로 다시 갔다고 한다.
가톨릭대 신학부를 마치고 독일 뉘른베르크 미술대학을 졸업하여 이제는 종교미술에 일가를 이룬것 같다.

 

 어머니의 한 없는 사랑이 결국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가를 정하는데 도움이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존재의 가벼움은 참을 수 없다." -정은숙: 시인, 출판사 대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체코의 망명 작가 밀란 쿤데라의 소설에서 연원을 두고 있으며 시인이 20대 후반 이 소설을 읽고 정신적 방황을 극복하는데 일조를 했다 한다.
 시인은 독서를 통해 그 속에서 진리, 지식, 아름다움이든 그 무엇을 적극적으로 발견해 내려는 독자는 그 누구도 못 당하는 법이라는 말을 하면서 그런 자세로 책을 보면 지은이가 의도한 것보다 더 큰 것을 발견할 수도 있다고 했는데 퍽 의미 있는 글귀라고 생각한다.

사실 저자가 별다른 의미 없이 쓴 글일지라도 어느 독자에게는 크나큰 반향을 일으켜서 일생의 금과옥조를 삼는 경우가 있다.

 

"미래가 없는 남자는 용서할 수 없다."-조남규 :한국무용가

 

 조남규씨는 우연히 교회에 나갔다가 무용의 길로 접어들어 대학을 졸업하고 국립국악원 무용수가 되고 29살 약관의 나이에 서울시립가무단 지도 위원에 위촉되어 무용보다 행정과 기획업무에 참여하여 보수와 지위가 보장되었다 한다.

 그러던 어느날 인터뷰 관계로 만난 오승훈 기자가 "당신은 춤꾼인데 이러다가 언제 춤추는 모습을 다시 볼 수 있겠냐? 연극인 사이에 '과거가 있는 남자는 용서할 수 있어도 미래가 없는 남자는 용서할 수 없다.'는 유행어가 있어. 당신도 자신을 한번 돌이켜 보기 바란다." 라는 따끔한 질책을 받고 관계하던 모든 일에 사표를 내고 오로지 무용 연습과 학업에 몰두하여 우리나라 최초 무용수 박사학위를 받았고 오랜 기간 공백을 메우고 다시 무용에 전념을 하였다 한다. 지난해는 국제 골든 카라고주 민속 무용 경연대회에서 한국 대표단으로 참가하여 1등상을 받았는데 이 소식을 듣고 제일 기뻐한 사람도 오승훈기자라고 한다.

 

 그렇다, 사실 여기서 미래가 없는 남자를 용서할 수 없다고 했는데 여자도 마찬가지라고 나는 생각한다. 예전에는 여성들이 남자의 경제력에 의존하던 시대였지만 지금은 시대와 상황이 달라져 남녀 동등한 경제력과 급속한 여성의 사회적 지위향상으로 볼 때 이제는 남녀 구분이 없어져 "미래가 없는 여자도 용서할 수 없다."는 말도 성립한다고 볼 수 있다.

 

 

"공부는 평생 하는 거야." -최홍규 :쇳대박물관 관장

 

 최홍규씨는 나도 몇 번의 면식이 있는 사람으로 그가 직접 디자인하여 제작한 단순하고 세련된 달력을 집에 걸어 놓고 있기도 하다.

 동숭동에는 그가 차린 쇳대박물관이 있고 논현동에는 그가 운영하는 철물점이 있으며 여느 가게와 사뭇 다르다.

우리나라 가구와 창호에 사용하는 부속 철물에 자신의 디자인 개념을 도입하여 직접 대장간에 주문하여 만든 물건을 팔기도 하고 고객의 기호에 맞춰서 디자인도 해 주는 국내 제1호 철물 디자이너라고 해도 크게 틀림이 없다.

 그가 둘째 아들과 대학입시문제에 자신의 견해를 관철시키려다 선배의 충고를 받아 들여 아들의 진로를 정하고 깨달은 바가 있었는데, 자식들의 앞날은 스스로 해결하도록 하고 자신은 아직도 배울게 많으며 공부는 평생하는 것이라는 평범한 생각에 도달했다는 내용이다.

 

 이제는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예전에는 명문학교만 마치면 평생 그 졸업장으로 자신을 대변하던 시대였으나 지금은 지식의 급격한 팽창과 엄청난 변화의 시대여서 어느 한동안 쌓은 지식으로 평생을 살아간 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즉, 평생교육개념이 어느 분야 어느 직업을 막론하고 적용되는 현실이다.

 국회의원, 기업체사장, 고급공무원 심지어 연예인들도 지식의 재충전을 위해 방송통신대학에 입학한다거나 외국 유학을 가기도 한다. 내가 근무하는 회사의 본사에 몇 안되는 직원 중에 두 사람이 최근 회사에 사표를 제출하고 휴직계를 냈다고 들었다. 한 사람은 서른 셋으로 서울대에서 박사학위까지 받은 사람이다. 하긴 이제는 박사학위자라해서 모든게 해결되지 않는 형편이어서 아마 해외 유학을 가는것 같다. 또 한 사람도 서른을 막 넘긴 아직 미혼인 여성인데 그 간 모은 돈으로 역시 유학을 간다고 한다. - 두 사람 모두에게 앞으로 뜻하는 대로 모든게 이루어져서 좋은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

 

 

"길은 언제나 어디에나 있다."-황정민: 아나운서

 

 광화문 근처의 어느 건물에 내 걸린 플래카드에서 본 글귀란다.

"바람에게도 길은 있다. 나는 비로소 나의 길을 가느니. 길은 언제나 어디에나 있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무수한 선택이 필요하며 일이 잘못되었을 땐 자신의 현명하지 못한 선택에 가슴을 치기도 한다. 그러나 후회와 자책에 시간을 낭비하느니 차라리 길은 언제나 있고 어디에도 있다라는 평범하고 쉬운 진리에 마음을 두면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의미이리라.

읽어 보면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다시 음미하면서 자신을 뒤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책이란 이래서 필요한가 보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