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바드 라이헨할 Bad Reichenhall

깃또리 2006. 5. 5. 11:01
12565

호텔 앞에서 본 거리 풍경

 

호텔 창문으로 내다본 마을 풍경

 

청청 호수에서 흘러내리는 짤츠강의 지류인 역시 이름이 같은 짤츠강

 

 

이른 아침 아직 눈이 쌓인 한적한 거리 풍경

 

호텔 복도에 놓인 틀림없이 한국에서 온 가구 반닫이

 

지은지 140년이 된 오래된 호텔 내부는 현대식으로 개조하였다.

 

시내에 있는 식당 벽엔 모짜르트의 사진이 피아노 앞에는 나이든 연주가가 보인다.

 

남녀 혼욕장인 스파 건물 모습.

 

식당 주인사진이 줄줄이 걸린 오래된 식당에서 일행들과 함께...

 

 

바드 라이헨할 Bad Reichenhall 세째 ~다섯째 날

2006.03.22~24.

 

 

 

 휘센에서 짤쯔부르크는 일반도로를 이용하면  거리는 짧지만 시간이 더 걸릴 것 같았다. 우리는 조금 돌아가지만 자동차 속력을 내기 좋은 아우토반으로 북쪽 뮌헨까지 올라갔다가 짤쯔부르크로 가는 길을 택했다. 그런데 뮌헨은 독일 남부에서는 가장 큰 도시로 환상형 우회도로가 있어도 복잡하여 운전석 옆 사람이 연신 교통지도를 보고 방향과 나들목을 지적하여 저녁 6시쯤 짤쯔부르크 근처에 도착하였다. 독일 아우토 반은 통행료가 없지만 오스트리아는 달라서 주유소에서 약 7유로 하는 통행티켓을 독일말만 아는 주인과 한참을 실랑이를 하여 일주일 짜리를 구입하여 비로소 자동차 앞유리에 붙이게 되었다.

 

 드디어 서울에서부터 가장 가슴 설레며 기대하던 모짜르트의 고향 짤쯔부르크에 다 왔다고 잠깐 방심을 한 탓에 길을 잃어 가로등도 없는 시골 동네 길을 들락이기를 여러번 한 끝에 Salzach 짤쯔강 변에 자리 잡은 Steine Hotel 앞에 차를 세우고 방을 물으니 마침 국제 식품 박람회가 열려 방이 없다고 하였다. 짤쯔부르크 시내는 나트륨 가로등이 밤 풍경을 더욱 부드럽게 하였고 여기 저기 고색창연한 중세 건물들이 야간 조명으로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우리들을 반겨주었으며 지도에서 본 바와 같이 구도시와 신도시 사이에 짤쯔강이 물살을 일으키며 흐르고 있었다. 짤쯔강은 한강에 비하면 폭이 반도 안되어 보였으나 수량이 많고 세차게 흘렀다.

 

 호텔을 찾아 이리저리 헤메기 보다 아무래도 한국 식당을 찾아가는 게 현명하다고 생각 되었다.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기사에게 한국식당을 아느냐고 했더니 조금 가면 된다 하여 우리 차는 따라 오라 이르고 나는 택시에 올라 신시가지로 보이는 거리를 5 분쯤 달려 Hibiskus 무궁화 ( 전화: 0662-424425)라는 한국 식당에 다달았다. 식당은 30 여평 되는 작은 규모에 실내 장식도 수수하였으며 젊은 한국인 주방장과 아르바이트생처럼 보이는 예쁜 오스트리아 종업원 아가씨가 우리를 맞았다. 김치찌게, 오징어볶음과 포도주 그리고 한국 소주를 곁들여 맛있게 식사를 하고 나니 주인 송은희씨가 모임에서 돌아와 무궁화식당에서 30분 정도 걸리는 자신이 살고 있는 작은 도시에 가면 맘에 드는 호텔이 있다 하였다.


 식당문을 닫는 10 시 반경에 송은희씨를 따라 시내를 벗어나 도착한 곳이 다시 오스트리아 국경을 넘어 독일 땅인 Bad Reinchehall 이라는 작은 도시의  ParkHotel Luisenbad Hotel www.parkhotel.de 이었으며  호텔 소개 책자에 따르면 Hotel Mosaik group은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에 약 50개의 호텔을 체인형식으로 거느리고 있다 한다. 그러고 보니 우리에게 친절하고 마음씨가 착해 보이는 식당 주인 송은희씨는 잠은 독일에서 일은 오스트리아에서 하느라 매일 국경을 넘나드는 셈이었다. 우리들은 송은희씨에게 신세만 지고 짤츠부르크를 떠날 때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와서 밤베르크에도착하여 전화로 고마웠다는 인사를 하고 서울에 오게 되면 연락하도록 했는데 언제 그런 날이 올런지...아무튼 이국생활에 몸 건강하고 하는 일이 잘되기를 바라기도 하였다.

 

 우리가 묵은 호텔은 1864년 건립한 건물로 140년이나 되었지만 최근 내부를 새로 단장하여 신구가 잘 조화를 이루며 쾌적하고 호텔비도 90유로 정도로 비교적 저렴한 맘에드는 호텔이었다. 우리는 아예 이호텔에서 2~3일 묵으면서 그간의 피곤도 풀기로 하고 식당 바에서 흑맥주 둥켈을 마시면서 다음날의 계획도 나눈 다음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호텔 엘리베이터 옆에 낯익은 가구가 있었다. 틀림없이 조선시대 장식을 사용한 목재 반닫이였는데 혹시 중국에서 온 가구인가 하여 가구에 나보다 식견이 높은 친구에게 와서 보라고 하였는데 친구의 눈으로도 우리나라에서 만든 가구라하였다. 어떻게 이렇게 멀리 떨어진 독일의 작은 도시까지 흘러와 쓸쓸히 놓여 있는지 반갑기도 하고 한편으론 애처롭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그리고 1층 로비 구석에 컴퓨터가 놓여 있었는데 인터넷을 이용하였더니 한글 프로그램이 없어 사용하는데 불편하고 단지 영어와 독일어를 사용하게 되어 있었다. 자판도 영어는 가능하였으나 배열이 조금 달랐으며 나는 간단한 영어로 몇 사람에게 안부 메일을 보내기도 하고 한메일을 열어 며칠 사이에 국내에서 일어난 뉴스를 읽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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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 에 가다. 네 째 날

2006.03.25. 

 

 

 아침 일어나 식사하기 전에 호텔 근처를 돌아 보았다. 주변은 아직 흰눈을 이고 있는 제법 높은 산들이 둘러 서 있었고 도시의 인상은 프랑스의 시골 도시 모습을 연상시키기도 하였다. 호텔로 돌아와 일행과 함께 아침 식사를 하고 일단 자동차로 시내 일대를 둘러 보기로 하고 도시 옆을 흐르는 짤츠강을 건너기도 하고 이리저리 돌아 다니다 지도에 나타난 케이블카를 타는 곳으로 갔으나 구름이 짙어 케이블카가 운행하지 않는다 하여 강을 따라 상류쪽으로 한참을 올라갔다. 짤쯔부르그 시내를 가로 지르는 짤쯔강의 가장 큰 지류여서 이곳 강 이름도 같은 짤쯔었는데 10분쯤 올라가자 양측이 산으로 둘러쳐진 길게 뻗은 호수가 나타나고 상수원 취수지여서 차량 출입금지 팻말이 서 있었는데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청정도가 높은 호수였다.

 

 호수에서 내려와 올라 갈 때 보았고 송은희씨도 말하였던 SPA가 눈에 띄어 우리 일행 한사람이 안으로 들어가 입장 가능 여부를 알아 보니 수영장은 수영복, 수영모, 고글 등이 필요하지만 사우나는 입장이 가능하다 하여 입장료를 지불하고 들어갔다. 타올천으로 된 온몸을 휘감는 가운을 지급 받아 탈의실에서 갈아 걸치고 중앙 홀 출구를 찾아 이리저리 헤메는데 어떤 뚱뚱한 여성이 문을 밀치고 들어 가고 조금 있다 한 남자가 그 문으로 들어가 우리 일행은 쭈뼛쭈뼛거리면서 그들이 들어 갔던 문을 밀치고 들어 갔다. 문을 열고 들어 서자 바로 사우나 중앙홀이었는데 우리 눈에 펼쳐진 광경을 보니 바로 말로만 듣던 독일식 남녀 혼욕장으로 홀 한쪽 온탕에 남녀가 함께 물에 들어가 있었고 반대편에는 식당이었다. 그리고 전면 유리창 밖으로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야외 온천풀장이 보였다. 우리는 잠시 당황하였으나 이미 들어 온 상태였고 물러설 형편도 아니어서 태연한 척하며 한쪽의 샤워실에서 몸을 간단히 씻고 우선 야외 온천풀장으로 나갔다.

 

 약 500~600평 되는 야외 부지 한가운데 김이 피어오르는 100여평되는 온천풀장과 주변에 사우나 도크와 휴게실 등이 부속되었으며 전신 가운을 걸치긴 했어도 평생 처음으로 남녀 혼욕탕에 들어 온 것은 퍽 어색하였다. 다행히 이용객들이 나이 지긋한 부부들이라서 쑥스러움이 덜하였고 내부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이동 중에는 가운을 걸치고 있어 은밀한 부분은 쉽게 감출 수도 있어 조금 시간이 지나자 어색함이 가시기 시작하였다. 중앙홀 이층에도 소나무 향기가 짙은 핀란드식 사우나 �과 건조 사우나등 여러 가지 사우나 �이 있었는데 역시 남녀 함께 있는 상황은 부자연스러워 나는 계단식 마루의자에 누워 정면시선은 피하는 포즈를 취하기도 하였다. 어느 정도 분위기에 익숙하자 다시 야외 온천풀장으로 나갔는데 야외 기온은 약 10도 정도여서 제법 쌀쌀하였으나 따뜻한 풀장에서 산봉우리에 흰눈을 이고 둘러 서 있는 주변 산에 시선을 옮기기도 하고 조용히 헤엄도 치면서 여유를 가지며 온천욕을 즐겼다.

 

 혼욕장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우리나라 가평 신북온천과 안성의 대형 찜질방인 건강나라를 합쳐 놓은 형태와 같은데 단지 남녀가 옷을 벗고 이용한다는 정도로 보면 이해가 쉽다. 혹시 이글을 읽는 독자들이 짤쯔부르크에 가면 참고하도록 아래 인터넷 주소를 덧붙인다.

Rupertus Therme spa & firness resort www.thermenpauschalen.com

 

 그러고 보니 독일의 도시 이름에 Bad 가 들어 있는 도시가 많았는데 영어의 Bath 와 같은 의미의 독일 단어란 걸 알았으며 88올림픽을 결정하였던 독일의 Baden Baden도 사실 유명한 온천 휴양지라는 걸 여기 와서 알았다.-영국에는 로마시대부터 온천지로 이름이 난 Bath 라는 도시가 있으며 지금 한국에서 상영하고 있는 영화 "오만과 편견"의 작가 제인 오스틴이 처녀 시절 Bath를 여행하는 이야기를 읽은 기억이 있다.

아무튼 뜻하지 않게 독일의 독특한 입욕문화를 체험하여 우리 일행은 기분 좋게 생각하며 점심 식사 시간이 되어 SPA를 나왔다.

 

 호텔에서 가까운 Caf'e Reber 라는 오래된 레스토랑에 들어 갔는데 벽엔 이 식당을 이어 온 식당 주인 여섯명의 사진이 붙어 있었으며 모짜르트 초콜릿만 파는 가게가 식당과 붙어 있어 식사를 마치고 서울에 가지고 갈 선물을 사기도 하였다. 식당에서 나와 3시 반에 공연이 시작하는 연주회장으로 급히 발길을 옮겼다. 조금 꾸물거려서 이미 연주가 시작하여 조용히 제일 뒷자리에 앉았는데 여기도 대부분 나이든 부부들인걸 보니 이 도시 자체가 년금생활자들의 휴양지라는 것을 알았다. 작은 도시이지만 Bad Reichenhall Pillharmonie 라는 교향악단도 있고 물론 올해가 모짜르트 탄생 250주년이기도 하나 모짜르트 곡을 자주 연주하는 수준 높은 도시였고 VIVA ! Mozart 250 주년 공식 후원을 우리가 점심을 하였던 식당 Caf'e Reber 가 하는 사실을 연주회장에서 알았다. 연주곡은 네손을 위한 피아노곡인데 남녀 연주자가 한대의 피아노를 연주하는 Duo con brio 였으나 Rowley, Busching, Dvorak, Schubert, Reger 등 제법 알만한 작곡자들의 곡이었으나 생소한 연주곡목이라서 나는 조금 지루하였다.

 

 연주회장을 나와 다음날 짤쯔부르크를 돌아 보기에는 우리의 도로 지식으로는 무리일 것으로 판단하여 처음으로 한국인 가이드를 대동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위해 한국식당으로 가서 저녁식사도 하고 송은희씨에게 가이드 부탁을 하러 갔다. 마침 송은희씨가 자리에 있어 가이드 구하는 일도 부탁을 마치고 우리는 도시에서 가장 번화하고 볼 거리가 있고 모짜르트 생가도 위치한 Getreidgasse 게드레이드 골목를 가보기로 하였다. 주말에 야간이라 상가는 대부분 문을 닫아 썰렁하였고 단지 안내서에서 보았던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오래된 여러가지 형태와 디자인으로 이루어진 가게의 간판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중세시대 글자를 읽지 못하는 사람을 위해 자기 가게 취급 품목을 형상으로 내건 간판이라는데 지금도 200년이 다 된 그 당시 간판을 사용하는 곳도 있다고 하며 그 간판을 전문으로 수리하는 장인도 있다고 한다. Mozart Geburtshaus 모짜르트 생가 앞에서 사진을 몇장 찍고 내일 낮에 다시 오기로 하고 가까운 칵테일바에 들어가 음악을 듣고 일행 중에 재즈바를 가고 싶다고 하여 주인에게 재즈바를 소개 받아 택시를 타고 갔으나 마침 공연이 없어 아쉬움을 달래며 호텔로 돌아왔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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