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레겐스부르크 Regensburg

깃또리 2006. 5. 5. 10:47

도나우 강에 걸친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석조 다리 스테인 부르크 모습 마침 가로등이...

 

도나우 강가의 아름다운 중세풍의 건물들...

 

다리 건설 당시부터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는 오래된 식당 특히 소시지가 유명하다고 한다.

 

주교호텔의 야간 간판과 식당의 창문 불빛이...

 

호텔 수트룸의 이름들..

식당에서 둔켈과 소시지...

 

대성당 안의 교황 사진

 

가방가게의 쇼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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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겐스부르크 Regensburg 여섯 째 ~일곱째 날

2006. 3.26~ 27.

 

 

 오후 늦게 늬른베르크 시내를 벗어나 아우토반에 올랐는데 북쪽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는데 오히려 곳곳에 흰눈이 쌓인 산과 들판이 자주 보여 우리끼리 이런저런 의견을 내세우기도 했는데 그 이유에 대하여 마땅한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다. 그런데 우리가 달리는 도로 오른쪽이 유난히 눈이 쌓인 하얀 들판과 나지막한 야산에 마치 흰 연기나 골안개가 피어오르는듯한 모습이 신기하게 보여 차를 멈추고 자세히 관찰하기도 하고 그 연기같은 곳의 중심으로 직접 들어가 보았으나 이 또한 그 원인을 알지 못하였다. 우리 일행 중의 한 사람의 견해론 쌓인 눈 위에 따뜻한 공기가 덮어 수증기가 피어오른 것이라는 정도였는데 그렇다면 우리나라에도 마찬가지 현상이 자주 보여야 하는데 나머지 사람들 모두 아직까지 그런걸 본 일이 없었기 때문데 설득력이 부족하여 정론으로 인정받지 못하였다.

 

 하여튼 이런저런 현상에 의문만 남기며 늬른베르크를 떠나 한 시간쯤 걸려 로마시대 강가의 요새 도시로 시작하여 역사가 유구한 아름다운 도시 레겐스부르크 외곽에 도착하니 하늘은 짙은 회색 구름으로 덮혔고 저녁 6시 인데도 온 세상이 어둑어둑하였다. 우리 일행은 말로만 들었던 도나우강을 직접 눈으로 본다는 기쁨에 들떠 지도를 펴고 시내 중심지를 흐르는 강으로 향했다. 영어로는 다뉴브 Danub, 독일어로는 도나우 Donau로 불리우며 볼가강 다음으로 유럽에서 길며 특히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를 지나치는 국제 하천이다.  즉, 독일의 검은 숲 슈바르츠발트 Schwarzwald 에서 발원하여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헝거리, 세르비아몬테네그로, 불가리아, 루마니아, 우크라이나,크로아티아를 거쳐 흑해에서 그 긴 장정을 마친다. 우리에게는 요한 스트라우스 2세의 왈츠곡 "아름다운 푸른 도나우"와 이바노비치의 "도나우강의 잔물결" 이란 곡이 교과서에 실려 누구에게나 친숙한 강이기도하다. 또한 시오노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에서도 로마제국의 최북 경계선으로 천연 방어선을 도나우강으로하여 강 남쪽에 촘촘히 경계초소를 설치하고 부대와 군단을 배치한 그림이 실리고 설명이  나오기도 한다.

 

강에 도착하여 바라 본 도나우는 아직 갈 길이 멀어서인지 폭은 넓지 않아 약 170여 미터 정도였고 이곳저곳에서 흰 물살을 이루며 거세게 흐르고 있었으며 낮게 드리운 구름 탓인지 푸른빛은 어디에도 볼수 없고 단지 짙은 진흙빛 색을 띠고 있었다. 레겐스부르크를 대표하는 명물 중 하나로 1135년에서 1146년 건설되었다는 확실한 년대가 새겨진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석조 다리 SteineB"urcke 슈타이네 부뤼케 바로 옆에 서서 도나우의 거센 물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교량은 860년이나 되었는데도 조형미도 뛰어났고 지금도 대형버스가 통행하는 정도로 튼튼하여 로마시대의 토목기술에 감탄을 하였다. 역시 <로마인 이야기>에서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들의 토목기술에 대한 찬사가 수 없이 나오는데 특히 도나우강에 건설된 다리들에 대한 이야기가 그림을 곁들여 상세하게 자주 등장하였었다.

 

 다리 옆에는 전에는 소금창고였으리라 짐작되는 Salzstdel 있었는데 지금은 Cafe Restaurant 으로 사용하고 있었고 그 앞 야외 의자에 앉아 여러사람들이 무엇을 먹고 있었다. 다가가 보니 바로 이 가게가 관광 안내책자에도 등장하는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소시지 구워 파는 유명한 식당인 Historsche Wurslk"uche 였으나 우리들은 일단 소시지 먹는 일은 조금 후로 미루고 일단 석조 다리 중간 지점에 서서 탁 트인 도나우 강의 풍광을 조망하고 내려 와 소시지 가게에 돌아오자 종업원이 가게 문을 닫는 상황이었다. 우리는 서둘러 소시지를 주문하자 종업원은 시계를 보라는 시늉이었는데 정각 7시였다. 아마 7시에  문을 닫는듯하였으나 소시지 맛을 보자고 하자 내일 오전 10시에 오라는 말이었다. 우리 말고도 다른 관광객들도 사정을 하였으나 통하지 않았다. 이런때 적당한 말이 바로 금강산 구경도 식후경이 아닌가 하며 아쉬움을 남기고 호텔을 찾아 나섰는데 다행히 레겐스부르크가 인구 12만 되는 작은 도시여서 멀리 가지 않고 강변에서 불과 30여 미터 떨어진 곳에 바로 Dom 대성당 (St. Peter,s) 이었다. 그 성당과 마당을 같이 쓰면서 예전엔 성당의 주교와 관련인들이 숙소로 썼으나 지금은 'Bischofshof am dom' 즉, '돔 옆의 주교호텔' 정도로 번역되는 이름의 호텔에 숙소를 잡았다. 방에 가방을 풀고 호텔과 이어진 식당 Restaurant Bischofshof 에서 맥주와 포도주를 곁들여 식사를 했다. 식당 매뉴에 맥주 종류는 다양하였는데 예를 들면 주교맥주란게 있었으며 이 중에는 흑맥주 둔켈이 보여 소시지와 함께 주문하여 마시기도 하였다.

그런데 호텔 접수대와 식당 벽에 교황사진이 보여 궁금하여 안내문을 읽어 보니 독일 출신 교황으로 두번째인 베네딕트 16세  가 작년에 레게겐스부르크를 방문하였다 하는데 그러고 보니 신문에서 읽었던 기억이 나기도 하였다 .

 

 교황은 독일 바바리아주 마르크트 암 마인에서 1927년 태어나 경찰관인 아버지를 따라 트라운스타인에서 유년시절을 보내고 14세에 히틀러 소년단에 가입하고 전투기 엔진을 만들던 BMW 공장에서 일해 그의 나치 전력을 문제 삼기도 하나 실상 자의가 아닌 어린 시절 일이라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한다. 공장에서 탈출하여 연합군 포로수용소를 잠시 거쳐 18세가 되는 1945년 형 게오르그와 함께 성 미카엘 신학대학에 입학하고 졸업 후 프라이싱신학대, 뮌헨대학교에서 공부하고 24세인 1951년 성직에 서임되었다. 본대학, 뮌스터, 튀빙겐대학등에서 신학을 가르치고 1960년 좌파학생들에게 염증을 느껴 한적한 레겐스부르크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고 1977년 뮌헨 대교구주교가 된뒤 3개월 후에 요한 바오로 6세에 의해 추기경이 되는등 교회 엘리트 코스를 밟앗다 한다. 작년 교향으로 추대되어 자신의 고향 마르크트 암 마인과 바이에른 가톨릭교구 그리고 레겐스부르크를 2005년 9월 방문하엿고 퀼른 대성당미사에는 110만명이 운집하였다 한다. 레겐스부르크 소년 성가대인 Domspatzen(대성당의 참새들)의 역사는 독일에서 가장 오래되었는데 작년엔 바티칸을 방문하여 교황을 취임 축하 행사를 하였으며 그 당시 곡으로 만든 CD가 판매대에서 놓여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호텔 방에서 우리 일행은 모여 다음 일정을 협의 하기도 하고 남은 스카치 위스키를 마지막으로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나는 잠을 자기에 아까운 생각이 들어 카메라를 들고 인적이 드물었지만 도나우 강으로 나가 슈타인 다리에도 올라가 밤이라서 더 크게 들리는 강물소리도 듣고 도시의 불빛도 바라 보다 다시 발길을 돌려 호텔 근처의 상가와 골목길을 걷기도 하엿다. 상가의 각종 쇼윈도에는 환하게 불을 밝혀 더욱 색감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국적인 색다른 상품들의 디스플레이를 구경하는 재미도 괜찮았다. 호텔로 돌아와 길게 이어진 호텔 복도를 걸었는데 침실은 일반실과 스윗트룸으로 나뉘어졋는데 수투룸은 Johann Micheal Sailer Suite, Domblick Suite, Kurf"urst Maximillian Suite 등등이었는데 이런 방 이름은 아마 여기에서 성직을 수행하며 생활했던 주교들의 이름었으리라 혼자 추측하기도 하였다.- 이런 추측이 상당부분 틀리는 경우가 있었지만......  

 

그러고 보니 내가 좋아하는 케논엔 지그를 작곡한 파헬벨이 이곳 레겐스부르크 출신이라는데 시간이 없어 그의 흔적을 더듬어 볼 수 없는게 퍽 아쉽기도 하였다. 어디 파헬벨 뿐일까! 독일 각지의 제후들이 회의를 위해 건립한 제국회의장이 지금은 박물관으로 개조되었으며 19세기 루드비히 1세가 독일의 위대함을 과시하기 위해 세운 도리스식 Walhalla 발할라 신전등을 지척에 두고도 시간이 없어 보지 못함은 심히 안타까웠다.

 

 짧은 기간 동안 오랜 역사가 숨쉬는 도시를 주마간산처럼 기웃거리고 떠나는 여행의 아쉬움이 더욱 발길을 무겁게 하였다. 나는 이런 아쉬움을 조금이라도 채울까 하여 아침 일찍 일어나 다시 한번 먼동이 트기 시작하는 이른 아침에 도나우강으로 나가 강가를 걸으면서 오랜만에 경쾌한 강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면서 아직 새벽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아름다운 레겐스부르크의 빨간 지붕을 한 중세 건물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지금은 아무리 먼곳이라도 수도관을 설치하여 물을 공급 받지만 동서양을 막론하고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면 사람이 거주하기 위해선 수자원이 풍부한 강이 필요하였고 그래서 유럽에서도 어느 나라든 모든 도시는 작든 크든 강을 끼고 형성 되었다.

강가에 늘어선 아름다운 집들을 보면서 지금과 달리 강을 이용하여 활발한 물자교역을 하였을 중세시대의 부산했을 강변 모습을 상상하기도 하였다. 식당으로 돌아와 일행과 함께 아침 식사를 하고 이제 마지막 독일의 여행 목적지이자 출장지인 Plattling을 향해 레겐스부르크를 떠났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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