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앙코르 왓 답사기...

깃또리 2005. 9. 22. 21:59



 

앙코르 왓 답사기

 

세계 7대 불가사의” 가 어느 어느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하기 쉽지 않다. 왜냐면 첫째 고대시설물이냐  현대시설물이냐 또는 현존하느냐  않느냐 하는 문제 그리고 불가사의란 말 자체가 “인간이 축조한 건조물” 일수도 있고 아니면 “자연현상”을 얘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학자들마다 주장이 다를수 있으며 각국에서 자기 나라에 보유한 구조물이나 자연물을 내세우는 국수주의 문제까지 작용하기 때문이다
 
 조금 억지스러운 경우인데 수 년전 N.Y.에 갔을 때 들렀던 Empire State Building의 로비벽에 이집트 피라미드를 첫 번째로 하여 6개의 구조물 사진 다음에 자기들의 건물을 배치하여 소위 세계 7대 불가사의 하나라고 하였다.
 왜 이렇게 장황한 설명을 하느냐 하면 이번 방문한 앙코르 왓도 “세계 7대 불가사의”중 하나라는 안내문이 보여 나는 고개를 갸우뚱 하였다.
 아무튼 규모와 화려함이 대단하다는 의미로 생각하였다.

 

 국기 중앙에 앙코르 왓을 넣을 정도로 캄보디아가 자랑하는 앙코르 왓은 비교적 늦게 세상에 알려졌다. 1858년 프랑스 자연학자 헨리 모호가 밀림 깊숙한 곳에 폐허 유적이 있다는 원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탐험을 계속하여 비로소 존재가 서방 세계에 전해졌다. 일반인들은 앙코르 왓는 잘 알고 있지만 앙코르 일대에 산재한 수많은 크고 작은 유적중에서 가장 뛰어난 유적의 하라는 사실은 잘 모른다. 수 십킬로미터에 펼쳐진 유적의 수를 지도에서 대충 헤아려 보면 약 50 여개나 되었다.
 그 중 주요한 유적은 앙코르 왓을 필두로 앙코르 톰, 앙코르 톰 내의 바이온 사원과 바푸온 사원, 쁘리아 칸, 따 프롬, 반외아이 끄데이, 프롬 바켕, 롤루오스 지역의 쁘리아  , 마용 등 며칠을 걸려 돌아 보아도 모자랄 방대한 유적군이다.
 

 비슷한 예로 이집트의 피라밋 하면 카이로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기자의 세 피라미드를 머리에 떠올리지만 실제 이집트에 가면 Nile강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여러 형태에 크고 작은 피라밋들을 볼 수 있다.
 즉, 앙코르 유적군 중에서 가장 대표적 유적이 앙코르 왓 이라는 의미이다.
 불과 한나절에 이러한 방대한 유적을 답사한다는 일은 애초부터 불가능하였고 결국 주마간산 격으로 안내원을 따라 세 곳을 방문한 셈이다.


 

*프롬 바켕
 

미군 폭격기의 폭격으로 심한 훼손을 입은 유적이지만 앙코르 지역에서 해발 67m로 가장 높은 지역에 놓인 사원터이기 때문에 주변 일대의 모습을 가장 잘 관람할 수 있는 곳이었다.
 앙코르 왓 사원 3개의 탑 봉우리도 숲 사이로 보이고 멀리 톤레 샵 호수의 반짝이는 물빛도 보였었는데 사방을 돌아 보아도 산하나 보이지 않는 초록들판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아침에 올라 저녁 해질녘의 일몰이 장관이라는데 아쉬운 발걸음으로 내려 올 수밖에 없었고 우리 관광버스가 기다리는 부근에서 코끼리를 타고 가는 현지인의 모습이 신기하여 사진에 담기도 하였다.


 
*앙코르 톰


 캄보디아 말로 “거대한 도시”라는 앙코르 톰은 한 변이 3Km에 높이 8m정도 되는 화산암 비슷하지만 색깔이 검붉은 라테라이트라는 돌로 쌓은 성벽으로 둘러 쳐진 작은 도시로 앙코르 왕국의 마지막 수도였다고 한다.
 주변에 해자가 있었다는데 이젠 물이 말라 흔적만 있고 한창 번성하던 Jayarvarman 9세(1181~1220)시기에 성 안밖의 인구가 100만으로 추정하며 그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큰 도시였던 영국의 런던 인구 10만의 열배에 달하였다고 하니 당시 세계최대 도시였던 셈이다.
 왕궁, 사원, 도서관 등 수많은 건축물이 석재와 목재로 그 호화로움을 자랑했을텐데 목재는 긴 세월 동안 흔적도 없고 단지 엄청난 석재 유적들만 옛 영화를 증언하고 있었다.
 문둥이 죄수의 목을 직접 베다 피가 튀어 자신도 문둥이가 되었다는 문둥이왕의 테라스, 코키리 테라스, 바이온 사원 등이 볼만하였고 바이온 사원은 처음 기대하지 않았던 유적지여서 그랬는지 나의 개인적 느낌으로는 앙코르 왓에 필적하는 깊은 인상을 주는 유적이었다.

 

 

*바이온 사원


 사람의 기분이란게 원래 기대를 크게 하다 보면 실망도 따르는데 그와 반대로 기대하지 않은 곳에서 의외의 강한 느낌을 받게되기도 하는데 바이온 사원이 바로 이런 경우였다.
 앙코르 톰 중앙 지점에 위치한 석재로 이루어진 이 현란하고 섬세한 사원의 모습에 어느 곳을 먼저 보아야 할지 한 동안 정신이 없었다.
 평면구조는 중앙 성소를 둘러싼 사면의 회랑형식이었고 입면형식은 3개층으로 이루어졌었다.
 바이온 사원의 두드러진 특징은 당초 54개였으나 지금은 36개만 남았다는 석탑의 부처님 모습이라고도 하고 어느 왕의 얼굴이라는 인물상었다.
 일명 “앙코르의 미소”라 불리우는 이 인물상의 온화한 미소는 한 번 보았던 사람은 잊지 못한다 하며 외부 화랑에는 당시 크에르족의 일상 생활이 부조로 재미있게 묘사되어 있었다.
 예를 들면 시장풍경, 닭싸움, 고기잡이, 곡예사 등이며 내부 화랑에는 신화 장면들이라는데 워낙 방대하여 짧은 시간에 다 볼 수도 없고 인상 깊은 부조를 사진에 담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앙코르 왓
 

 앙코르 유적군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크메르 건축예술의 극치라 평가를 받고 있으며 특히 부조의 방대함과 섬세함 그리고 건축물의 균형미는 단연 최고로 치고 있다 한다.
 건축 연대는 12세 초인 1113년에서 1150년대로 보고 있으며 Surayavarman 2세가 중추적으로 건립했다한다.
 힌두교엔 3천개 신이 존재하고 그 중 3최고신 중 하나인 비쉬누에게 헌정된 사원이며 후일 왕이 불교 신도가 되면서 불교 사원으로 바꿨다 한다.
앙코르 왓도 라테라이트 성벽으로 둘러 싸인 사각형 구조에 외부는 200m폭의 해자가 있어 다리를 건너야 입장이 가능하였다.
 다리를 건너 탑문에서 바라본 사원은 좌 우 완벽한 대칭으로 전체 구조는 힌두교리에 따라 우주의 기초 질서를 건축물에 반영하였다 한다.
 즉 사원 다섯개의 탑 중 가장 중앙의 높은 탑은 우주의 중심 매루산(불교의 수미산)이고 성벽은 세상 끝을 둘러싼 산맥이며 해자는 우주의 바다라고 한다.
 입면구조에서 1층은 미물계, 2층은 인간계, 3층은 천상계이며 그래서 인간계에서 천상계를 오르는 계단은 70˚ 각도의 급경사로 두 손을 짚고 겨우 겨우 올라갔으나 내려올 땐 위험하여 한쪽에 철로 만든 난간을 붙잡고 한발 한발 조심스럽게 내려와야만 했다.
 천상계에는 원래 비쉬누 상이 있었으나 지금은 불상이 가부좌를 하고 앉아 있었으나 피어오르는 향연에 휩싸여 고요히 인간 세상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마침 같이 갔던 불교도인 친구부부는  불전에 시주를 하고 여러 차례 절을 하였다.
 앙코르 왓에서 가장 볼 만한 모습은 1층 회랑 부조로 동서남북에  187m 길이와 높이 2m 정도에 한 방향에 2가지 주재로 총 8개 주재를 섬세한 부조로 표현하였다.
 힌두교의 창조신화를 비롯하여 악신과 선신의 싸움 등 신화 내용과 크메르 왕국이 다른 주변국들과의 전투 장면 등이 정교하고 방대하게 조각 되어 결국 세계 7대 불가사의가 빈말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바이온 사원에서 마주했던 머리와 허리의 화려한 장식과 특유의 팔과 다리의 모습으로 춤추는 여인들의 부조인 압살라 조각이 앙코르 왓 사원 벽에도 수 없이 나타났다. 그래서 캄보디아의 민속춤에 압살라 춤이 대표적으로 소개되었다.
 부조를 새긴 돌들이 대부분 사암으로 비교적 재질이 무르기 때문에 세밀한 조각도 손쉽고 일년 열두달 기온 변화가 크지 안을 뿐더러 동해융결현상이 없어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조각 손상이 비교적 적지 않은가 생각하였다.
 이집트의 피라밋도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어디쯤에 있었다면 3,4 천년은 고사하고 수 백년도 견디지 못할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앙코르 왓에서도 똑같은 생각을 하였다.


 신에 의지하려는 인간의 마음과 주변 타 민족과 쟁투에서 승리하겠다는 투쟁심등이 원동력이 되어 거대한 건축물이 완성된다는 공식은 동서양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면서 방대한 건축을 위해 노역에 참여하였을 수 많은 힘 없는 천민들의 고통이 얼마나 컸을까...... 거대한 유적을 마주할 때 마다 떠오르는 생각을 여기서도 지울수 없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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