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기

"Desert Flower 사막의 꽃" 을 읽고...

깃또리 2005. 9. 28. 21:03
  

Desert Flower
The Extraordinary Journey of a Desert Nomad

 

Waris Dirie and Catheren Miller

Virago

 

2005. 09. 28.

 

 

 이 책은 아프리카 북부에 위치한 소말리아 유목민 가정에서 태어나 갖은 고생 끝에 화려한 Model이 된 흑인여성 Waris Dirie의 자서전이다.
 소위 자서전이란 대부분 자신의 과거를 미화하고 수치스러운 부분은 감추는 편인데 주인공은 사실 그대로 자신의 인생 역정을 숨김없이 내보였다.
 

 주인공 이름 Waris Dirie는 소말리아 말로 “사막의 꽃” 이며 사막은 여러 종류가 있다. 예를 들면 모래만 쌓인 사막도 있지만 계곡과 바위투성이인 산악지형 사막도 있고 일년 중 비가 한번도 오지 않는 곳도 있지만 어쩌다 가끔 오는 비에 갑자기 호수가 생기고 물이 흐르는 사막도 있다.
Wadi 라는 건천에 Camp를 설치하고 밤을 보내다 갑자기 내린 폭우로 사람이 죽은 경우도 있다 한다.
 사막 기후에 적응한 식물들은 비가 오면 짧은 기간에 잎이 나고 원색의 화려한 꽃을 피워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 준다 하며 그래서 “사막의 꽃”이란 이름을 지닌 주인공 Waris 의 삶은 그야말로 이름에 걸 맞는 강인함 그 자체였다.
 열 두 명의 형제자매 중에서 중간에 낀 Waris 는 네 살 때쯤 아버지 친구로부터 자신이 무슨 일을 당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성 교섭을 하였고 수 백년 내려온 이슬람 전통에 따라 다섯 살 때에 집시여인으로부터 할례를 당한다.


 남자들의 할례는 일종의 성년식 비슷하게 인식 되며 귀두 주변 표피를 제거하여 포경일 경우 발생하는 불결한 위생 문제를 개선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 그러나 여성의 경우는 남자와 달리 순전히 남성을 위한 비인도적이고 무자비한 희생일 뿐이다. 왜냐하면 여성이 성적으로 가장 민감하게 느끼는 클리토리스를 떼어 내고 외음부를 실로 꿰매 소변 통로를 좁히기 때문이다. 성년 여성을 성적 쾌감을 느끼지 못하게 하여 외간 남자에 대한 성적 관심을 갖지 못하고 하고 오직 자기 남편만을 바라보게 하며 결혼전까지 처녀성을 지키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다.

 천부적으로 물려 받은 성적 쾌감을 못 느끼게 하는 것도 문제지만 국부마취도 하지 않기 때문에 그야말로 생살을 도려내는 고통과 과다출혈에 지혈이 안되는 경우는 할례 후 바로 사망하거나 소독도 하지 않은 면도칼이나 사금파리, 어느 지역에서는 이빨로 하는 경우까지 있어 세균 감염으로 죽어가는 일이 허다하다 한다.
 

 Waris 의 친구도 바로 과다 출혈로 며칠 후 사막 바위 위에서 시체로 발견 되었고 Waris 의 경우도 세균 감염으로 상처부가 퉁퉁 붓고 냄새를 풍기며 죽을 고비를 넘기다 겨우 살아 났다 한다.
 지금도 이슬람교도 사이엔 이런 큼찍한 일들을 너무나 당연하게 일어나고 할례를 하지 않는 여성은 시집도 갈 수 없으며 사회 구조가 여성이 혼자 살아 갈 수 없는 형편이라 목숨을 걸고 통과해야 하는 비 인간적인 악습이다.
 
 주인공 Waris 는 학교는 근처에도 가보지 못하고 13살쯤 유목민들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낙타 다섯 마리를 결혼 지참금으로 받기로 하고 60 이 넘어 지팡이에 의지하는 늙은 남자에게 시집 갈 상황이 되었다.
 왜 13살 쯤이라 하느냐면 유목민은 유아 사망률이 높아 구태여 생일도 나이도 따지지 않다 보니 나이를 중요하게 셈하지도 않고 정확한 나이나 생일도 모른다 한다.

 

  결혼 지참금으로 받는다는 낙타에 대한 긴 이야기가 나온다.
 사람의 목숨이 낙타 100 마리와 같으며 결혼 지참금도 낙타 마리 수로 정하는데 왜 이렇게 낙타가 중요시 되느냐 하면 몇 가지 이유가 있다 한다.
 

 첫째, 낙타는 생활 터전을 수시로 이동하는 유목민들에겐 생활 도구를 싣고 사막을 다니기 때문에 화물차와 같으며 보름에 한 번만 물을 마시고도 뜨거운 사막을 묵묵히 횡단하며 억센 풀, 마른 풀 등 가리지 않는 식성을 가지고 있으며 낙타의 젖은 채소를 먹지 못하는 유목민들에게 비타민 C를 충분히 대주는 음식이라 한다.
 또한 말과 비슷한 성격을 지녀 주인에게 헌신하여서 유목민들이 가장 아끼는 동물일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어느 소말리아 시인은 이렇게 낙타를 칭송하는 시를 쓰기도 했다 한다.

 

 낙타를 소유한 사람에겐 암 낙타는 어머니가 되고
 숫 낙타는 그 자체로 삶을 지탱하는 동맥이 되나니……

 

 낙타 이야기를 하다 너무 다른 길로 들어섰는데 하기 싫은 결혼을 피해 Waris 는 어머니의 허락을 얻어 이른 새벽 이미 먼저 도망가 소말리아 수도인 모가디쉬에 살고 있는 언니를 찾아 무작정 어두운 사막을 뛰다가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 가출하였다.
 Waris 는 비교적 몸이 튼튼하고 재치가 있어 염소와 양 떼를 잘 돌보아 부모님의 신임을 얻었는데 아침에 일어난 아버지는 딸이 도망친 사실을 알고 모래 위 발자국을 따라 추적하여 사막 저 멀리 달아나는 Waris 를 발견하기도 하지만 지쳐서 결국 포기하고 돌아가고 갖은 고생 끝에 모가디쉬에 당도한다.

 사실 사막을 맨발에 물통 하나 없이 횡단하며 크게 두 가지 사건을 겪는데 그 하나는 지쳐 사막가운데 큰 나무아래  누워있었는데 숫사자 한 마리가 바로 코앞까지 머리를 내밀고 눈을 마주하다가 뙤약볕이 쨍쨍한 모래사막으로 유유히 사라지는 불가사의한 일을 맞았다.
 후일 Waris 는 뼈와 가죽만 남아 죽은 듯이 누워 있던 자신을 너무 먹을게 없어 그냥 보고 돌아갔는지 아니면 일라신이 자신에게 세상에서 한 일을 맡기려고 목숨을 살려 두신 게 아닌가 회고하였다.

  또 하나는 도로변에서 두 사람이 탄 트럭을 만나 뒤에 실은 자갈 더미 위에 올라탔는데 한 사람이 겁탈하러 달려 들어 실랑이 하다 꾀를 내 소변하고 싶다고 부탁하여 잠시 시간을 번다음 손에 돌을 쥐고 있다가 위로 올라 일을 치르려는 작자의 관자놀이를 정통으로 가격하여 귀에서 피를 흘리며 거의 죽을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차에서 뛰어 내려 도망치기도 하였다.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언니 Aman도 만나고 형편이 좀 나은 고모와 이모 집으로 옮겨 지내다 또 다른 이모부가 영국의 대사로 임명되어 가게 되자 이 기회를 얻어 런던 이모부 집 하녀로 일하게 된다. 가방하나 들지 않은 맨손에 처음으로 가죽 샌들을 신은 주인공은 생전 처음 비행기를 타게 되며 기내 화장실을 사용하면서 겪는 에피소드라든가 에스컬레이터에서 샌들 한짝을 잃고 맨발로 처음 보는 눈발이 날리는 런던 히스로 공항에 도착하여 어리둥절하는 부분을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


 여기서 Waris 어머니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아버지는 소말리아 기준으로 약간 바람둥이 무식쟁이 유목민이지만 어머니는 인물이 뛰어나고 몸매도 아름다울 뿐 아니라 이탈리아어도 좀 할 줄 아는 상당한 미인이었다 한다.
 물론 이모들도 모두 외모가 엇비슷하여 시집을 잘 갔는데 Waris 어머니는 사랑에 눈이 멀어 자기 인생을 유목민에게 의탁한 자신의 잘못 탓 때문인지 한마디 불평도 후회도 하지 않는 묵묵히 고단한 삶의 역정을 이어가는 강인한 여성이었다 한다.
 

 워낙 기초가 없는 Waris 였는지 이모나 이모부는 일만 시키고 전혀 장래에 대한 걱정도 하지 않고 하녀로 부리기만 했는데 이모 집에서 생활하는 동안 몇 가지 사건을 당하는데 그 중 하나가 어떤 영국인이 자꾸 말을 걸고 명함까지 주었으나 Waris 는 영어를 할 줄 몰라 피하기만 하다 이모부가 임기를 마치고 소말리아로 돌아가게 되자 Waris 는 꾀를 부려 혼자 런던에 남아 맥도날드 가게에서 온갖 험한 일을 도맡아 하며 지낸다.

 호기심이 일어나 전에 명함을 준 Fashion 사진작가를 만나 사진을 찍고 이 일이 계기가 되어  Model 이 되어 Naomi Campbell 과 처음 상면하게 되며 이 부분을 자세히 적고 있는데 이 때가 18 살이다.

Waris 는 모델이 되긴 했지만 아직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YMCA 에서 운영하는 싸구려 숙소에서 거처하며 MacDonad 가게에서 힘든 일을 도맡아 하였는데 이 즈음 백인이며 그런데로 잘 생긴 청년으로부터 영화관에 같이 가자는 데이트 신청을 받았다. 그러나 그 동안의 남자들에 대한 태도로 보나 특히 백인 남성들의 여성을 보는 성적욕망으로 볼 때 데이트를 거절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다음과 같은 결정을 한다.

 

But as he talked, I stopped hearing what he was saying. Instead I sat staring at him, watching his lips move, and my mind began running like a computer :

 

Go to the movies with him

If only he knew about me

Oh, imagine what it would be like to have a boyfriend

It might be nice

Someone to talk to

Someone to love me

But if I go to the movies

He'll want to kiss me

Then he'll want to have sex

And if I agree

He'll find out I'm not like other girls

I'm damaged

Or if I disagree

He'll be angry and we'll have a fight

Don't go

It's not worth the heartache

Say no

If only he knew about me, he'd realized it has nothing to do with him.

  

 Model 생활에 따라 밀라노, 파리, 뉴욕의 Fashion Show에 참석하고 영국 BBC방송에서 자신에 관한 Documentary Program 제작 재의를 받아 들여 이 과정에서 내전으로 에치오피아 국경 근처에 피난한 어머니를 재회하는 기쁨을 맛보기도 한다.
 런던으로 가 살자는 Waris 의 제의에 어머니는 남은 아이들 특히 아버지가 새로 얻은 젊은 아내가 애 셋을 낳고 도망 가버려 자신이 돌보아야 하고 그리고 늙어 가는 아버지를 보살펴야 하기에 어디로 갈 수 없다고 하였다.
 

 다시 영국으로 돌아온 Waris 는 미국을 방문하여 N.Y. 에서 어느 Jazz 연주가를 보고 한눈에 반하여 결혼하여 아들 하나를 두었으며 지금은 스위스 Vienna에 삶의 근거지를 두고 Model 생활을 하고 있다.

 그래서 자신과 같은 불행한 삶을 이어가는 수 많은 여성을 위해 유명 인기인 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할례 사실을 밝혀 아직도 세계 도처에서 계속되고 있는 비 인간적인 행위를 중단시켜야 한다는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U.N. 사무총장 코피아난으로부터 F.G.M. Female Geintal Mutilation 여성생식기 훼손에 투쟁하는 특별대사직을 수락하여 세계 각국에서 강연회와 회의에 참석하고 각국 대통령을 비롯한 저명인사들을 만나는 일을 하고 있다. 지금도 세계 각국에서는 여성의 할례행위가 자행되고 있는데 이슬람을 신봉하는 아랍권과 특히 가장 인도적일 것으로 생각되는 유럽과 미국에서 조차 아랍에서 온 이민자 가족 사이에서는 이런 악습이 이어지고 있다 한다.
 

 개인적으로는 Waris Dirie Foundation을 새워 여성 한 사람이라도 더 불행에서 구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나는 이 재단의 Homepage에 들어가 그녀의 삶과 현재의 생활에 대해 읽어 보았다. 관심 있는 분들은 www.waris-dirie-foundation.com.에 들어가 보시기 바랍니다.
 그녀는 Revlon의 Model 로도 일하는데 Cindy Crawtord, Claudia Schitter, Naomi Campbell과 함께 세계 최고 아름다운 여성으로 인정 받고 있다.

 

 사실 나는 지난 8 월 여름 휴가기간에 타일랜드의 돈 무앙 공항에서 비행기 출발시간이 조금 남아 구내 서점에서 우연히 집어 든 책이었지만 는 이미 50 개국어로 번역 출판되었고 독일의 Splegel 지의 120 주 Top 10 에 들기도 했다며 그녀의 두 번째 책으로는 <“Desert Dawn”>이 있다 한다.


 아무튼 이 책을 읽고 외세의 수탈 함께 이어진 내전과 부족간 싸움 그리고 혹독한 가뭄으로 아사자가 속출하였던 소말리아 생각과 또 다른 나라에서는 먹을게 넘쳐나 비만으로 살과의 전쟁을 치르는 진풍경을 연출하는 너무나 불공평한 세상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금할길 없다.

 그러나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여 결국 세계적인 인물이 된 Waris 의 자서전을 읽고 남은 기간에는 그 동안의 고달픔에서 벗어나 그녀에게 행복한 시간만이 지속되기를 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