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기

조선에서 온 사진 엽서 를 읽고...

깃또리 2005. 8. 30. 11:15
 

조선에서 온 사진엽서 를 읽고...

민음사

권혁희 지음

 

2005. 08. 14.

 

 2005 <올해의 논픽션상> 대상을 받은 칼라 도판이 반 정도를 차지하는 묵직한 책으로 '19세기말 20세기초 제국주의 시대의 사진엽서를 통해 본 시선의 권력과 조선의 이미지' 란 좀 긴 부제를 단 독특한 책이다.

 

 서문에서 저자는 19세기말 20세기 초에 유행하였던 사진 엽서들이 제국주의가 기승을 부리던 시기에 맞추어 지배자의 시선이 투영 된 타자의 이미지로 바꾸어져 말하자면 '보이지 않는 시선의 체계'로 규정하고 있다.

 

 우리와 같은 일반인들은 지난날의 초라한 자화상으로 사진에 나타난 우리 선대 모습에서 일단 가난했고 미개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부끄러움과 자괴감을 느끼지만 이 책은 우리의 모습은 만들어진 이미지들이며 제국주의자들과 상업주의에 물든 외국인들의 횡포라고 말하고 있다.

 

 책 내용을 정리하자면 길어지니 우선 관심 있는 독자들이 전체적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서 목차를 열거해보는 것도 의의가 있다고 본다.

 

제 1부 사진엽서 탄생과 사회 문화적 배경

 

1장 제국의 미장센

2장 문화 제국주의 축소판. 사진엽서

3장 인류학적 시선과 사진적 재현의 결합

4장 여행산업의 성장과 시각적 재현

5장 서구에서의 사진엽서의 기원과 성장

6장 한국에서의 사진엽서의 기원과 성장

 

제 2부 재현의 정치학으로 보는 사진엽서

 

1장 앞모습과 뒤모습의 진실

2장 국가주의와 기억의 정치학

3장 박람회와 인종 전시관

4장 근대의 총아. 경성

5장 조선인은 어떻게 재현되는가?

6장 조선 풍속 엽서에 재현된 조선인의 이미지

7장 가련한 식민지의 꽃. 기생

8장 조선인 이미지의 생산과 복제

 

 이 시기에 만들어진 사진 엽서란 제작자의 의도가 암암리에 개었고 특히 조선말의 엽서는 서양인의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도록 남자의 경우는 갓쓰고 장죽을 문 모습과 여성의 경우에는 짐을 머리에 이다 보니 저고리가 잔뜩 올라가 젖가슴이 송두리째 보이는 사진이 자주 등장한다.

 또한 일본인들은 조선시대의 한국의 기생에 대하여 끈질긴 관심을 보여 기생의 사진 밑에 이름까지 밝여 관음증을 고조시키고 있다.

 하긴 일본에서도 게이샤의 사진 엽서가 대 유행하였던 사실에 비추어 굳이 기생을 대상으로 한 사실을 비난만 할 수 없으나 제국주의의 발호와 자본주의의 태동기에 상업 자본의 마수에서 여성의 상품화, 도구화는 피 할 수 없는 현실임이 여기서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여성의 몸이 도구화, 상품화 되는 과정은 어쩌면 지금이 훨씬 더 하지 덜하지 않다고 보고 결국 어느 국가 어느 민족을 막론하고 힘이 약하면 타자에 의해 왜곡 되고 이미지가 다른 방향으로 재생산되는 비참한 대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며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