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기

<내 스무 살을 울린 책>을 읽고...

깃또리 2020. 12. 13. 18:14

<내 스무 살을 울린 책>을 읽고...

김윤식 외 지음

작가정신

 

오래 전에 발행된 책이라 여러 사람이 유명을 달리하였다. 그래서 더욱 이 책을 읽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사회 저명인사, 유명인의 삶은 항상 궁금하고 특히 성장 과정이 어떠했는지 알고 싶어 진다.. 사람이 책을 만들고 책이 사람을 만든다고 하는데 감수성이 예민하여 모든 걸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나이 스무 살에 책을 읽고 울었다면 그 책은 보통 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선 후일 다시 보기 위해 인물들의 면면과 책 제목들을 적어보고 간단한 촌평을 덧붙인다.

 

김윤식: 문학평론가, 대학교수

젊음의 순수한 욕망, 그 해방의 메시지

-앙드레 지드<지상의 양식>

 

이해인: 수녀

님은 나를 영원케하셨으니

-라빈드라나드 타고르<기탄잘리>

 

박재동: 애니메이션 제작.

뭣이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노?

-<숫타니파아타>

 

강헌: 대중음악가

일탈과 저항을 꿈꾸게 한 70년대의 서태지, 김수영

-김수영 산문집

강헌은 김수영 산문집에서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을 적고 있다. -이것은 탕아만이 아는 기분이다. 한 계집을 정복한 마음은 만 계집을 굴복시킨 마음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거리에서 여자를 빼놓으면 아무것도 볼 게 없다. 머리가 훨씬 단순해지고 성스러워지기까지고 한다. 커피를 마시고 싶은 것도, 해장을 하고 싶은 것도 연기하고 발 내키는 대로 한적한 골목을 찾아서 헤맨다. 이럴 때 등교 길에 나온 여학생 아이들을 만나면 부끄러울 것 같지만, 천만에! 오히려 이런 때가 그들을 가장 있는 그대로 순결하게 바라볼 수 있는 순간이다. 격의 없이 애정으로 바라볼 수 있는 순간. 때 묻지 않은 순간. 가식 없는 순간.

 

 

정호승: 시인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서정주 시집'

-<서정주 시선><신라초> 필사본

 

손봉호 :대학교수 사회학자

인간과 세상을 보는 눈을 뜨게 한 책

-라인홀드 니버<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홍사덕: 정치인, 국회의원

이 책은 내가 살 겁니다!

-윌 듀란트<철학 이야기>

 

박완서 :소설가

빌어먹을 그들은 왜 그렇게 영원한가.

-에밀리 브론테<폭풍의 언덕>

 

최열: 환경운동가

자유와 민주주의를 향한 내 청춘의 동력

-존 수튜어트 밀<자유론>

 

정성일: 영화평론가

발터 벤야민으로 부터 훔쳐온 영감과 상상력

-발터 벤야민<발터 벤야민의 문예이론>

 

이숙영: 방송인

남자에게 있어서 여자란 기쁨 아니면 슬픔...

-스콧 피츠제랄드<위대한 개츠비>

 

박원순: 변호사, 환경운동가

영등포구치소의 '잡범'들이 읽던 책

-김동리<사반의 십자가>

 

안철수: 컴퓨터바이러스 전문가

천재를 뛰어넘은 어느 평범한 수학자 이야기

-히로나카 헤이스케<학문의 즐거움> 리처드 파인만<파인만씨, 농담도 정말 잘 하시네요>

 

마광수: 대학교수, 소설가

내 문학의 원천이 된 '야한 백치미'의 여자 로우지

-서머셋 몸의 소설들

 

이남호: 대학교수, 문학평론가

네 번의 도전 끝에 발견한 정신의 진수

-헤르만 헤세<유리알 유희>

 

김석철: 건축가

배움이라는 깊고 넓은 바다를 헤엄치던 시절

-<논어>

 

민용태: 대학교수, 민속학자, 시인

왜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는 모두 비극으로 끝나는가

-괴테<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이오덕: 국어학자 아동문학가

사과 궤짝 책상 위에서 발견한 충격적인 문학의 세계

-알렉상드르 뒤마<몽테크리스토 백작>/지바 하루오 엮음<새 동시의 이론과 지도실천연구>

 

김정일: 정신과 의사, 수필가

마음속의 부름을 따라 들어간 무의식의 세계

-괴테<파우스트>

의식에서 무의식으로 들어가 무의식의 에너지를 자기 것으로 하는 과정을 개성화 과정이라고 하고 개성화 과정의 궁극적인 목표를 자기실현이라 한다. 파우스트는 이 개성화 과정과 자기실현을 대문호의 영감과 체험으로 옹글게 보여줬기에 20대인 예전이나 40대인 지금이나 똑같이 끌리는 것 같다.

그 길은 모든 인간이 결국에는 밟아가야 할 길 이기에......

 

정병규: 북 디자이너

대학생활에서 들어본 유일한 강의

-보들레르<악의 꽃>

 

이승은: 인형미술가

혼란 속에서 만난 소박한 삶의 아름다움

-오천석 엮음<노란 손수건>

 

다른 사람이 감명 깊었다는 책이 정작 자신에게는 별 감흥이 없고 미국에서는 스테디셀러라는 책을 막상 읽어 보면 왜 이런 책이 많은 독자를 오랫동안 거느리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이유는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문화적 차이에서 비롯되리라 생각한다. 그렇다고 자신에게 적절한 책만을 고수하는 것도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책을 읽는 목적에서 보면 어리석은 일이다. 삶을 보다 다양하게 꾸리기 위해서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고전이나 당대의 베스트셀러도 나름대로 책 읽기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