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영문판)

<Kira Kira>를 읽고...

깃또리 2020. 6. 10. 20:07

<Kira Kira>를 읽고...

By Cynthia Kadohata

Atheneum

 

 

 

 

 

 올 8월 동네 도서관 서가에서 찾아 한 번 읽고 난 다음 인터파크를 통해 책을 구입하여 다시 읽었다. 미국에서 매년 청소년을 위해 쓴 책 중에서 Winner of the Newbery Medal(Winner Book, Gold Medal)이라는 최우수상 한 권과 Honor of the Newbery Medal(Honor Book, Silver Medal)이라는 두서너 권의 도서를 선정하여 수상하는 Newbery Award라는 도서상이 있다. 1922년부터 시작하여 90년 이란 오랜 세월 역사를 지닌 미국 도서관협회에서 주는 권위 있는 상으로 2002년에는 한국계 Linda Sue Park이 <사금파리 한 조각,  A Single Shard>라는 제목으로 쓴 책이 Medal Winner를 받아 국내 신문에 소개되었고 얼마 전 나는 도서관 서가에서 발견하고 앞부분 몇 페이지를 읽어 보기도 하였다.

 

이 책은 일본계 미국인 신시아 카도하타가 역시 2005년에 Medal Winner를 받았다. Kira Kira라는 말은 일본어로 '반짝반짝'이라는 의태어이다. 대부분 책 어디엔가 저자의 소개가 있기 마련이나 이 책에는 저자 소개란에 Newbery 수상 내용과 저자가 쓴 다른 책인 에 대한 소개만 나와 있을 뿐 저자 소개가 나오지 않아 조금 불친절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굳이 알고 싶으면 www.kira-kira.us.를 검색하면 되겠지만

 

책 앞부분 Summary“Chronicles the close friendship between two Japanese-American sisters growing up in rural Georgia during the late 1950's, and the despair felt when one sister become terminally ill.” 라는 내용과 모든 책 내용은 Fiction 임을 밝히고 있다. 책 내용과 관련하여 불필요한 문제 발생을 차단하려는 뜻이겠지만 일부는 실제 일어났던 사건들과 인물들에 관한 이야기를 재구성하여 작품을 썼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소설의 줄거리는 대강 이러하다.

 

주인공 KatieIowa주에서 일본계 미국인으로 1951년 태어났으며 이름은 Katherine→ Katarina → Katie로 부르기 쉽게 지었다고 하였다. 그러나 전체 이름은 Katie Natsuko Takeshima, Katie 夏 竹島이다. 여름에 태어났다 하여 여름 夏에 성씨는 竹島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말하는 독도 獨島를 일본 사람들이 부르는 명칭이기도 하다. 일본사람들의 성이 우리나라 사람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竹島를 성으로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그러고 보니 생각나는데 내가 다닌 중학교 지리 선생님께서 우리나라 독도를 일본 사람들이 竹島 다께지마 라 부르며 서양지도에 독도를 일본 사람 발음에 따라 Take island라 적어 처음엔 왜 Take 섬섬 인가 하여 궁금했으나 죽도의 일본 발음대로 적은 걸 나중에 알았다 하며 분해하시던 일이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잊혀지지 않는다. 이야기가 샛길로 너무 들어간 것 같은데 Katie의 언니는 네 살 위이며 이름은 Lynn Akiko Takeshima이다. Katie의 회상은 다섯 살 때부터 시작하여 12살에 끝난다. 아버지 MassaoIowa 주에서 쌀가게를 하다 장사가 잘 되지 않아 형 Katsuhisa가 살고 있는 GeorgiaChesterfield로 이사하여 병아리 감별사 Sexer로 일하고 어머니 Kiyoko는 닭고기 다루는 공장 Poultry plant에서 일한다. 1950년대 미국 남부 조지아 주에서 인종차별 속에 가난한 일본계 미국인들의 삶을 어린 소녀의 눈을 통하여 꾸밈없이 보여주며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두 자매의 티 없는 우애를 잘 그려내고 있다. 그러나 천재에 가까웠으며 어린 Katie에게 Kira Kira를 처음으로 알려주었으며 Katie을 잘 보살펴 주던 언니 Lynn이 림프조직 암과 극심한 빈혈증으로 자리에 눕자 살림은 더 어려워지고 오랜 병간호로 가족들 모두는 지쳐가고 힘들어한다.. 결국 Katie 11살 때, Lynn15살의 나이로 사랑하는 가족들을 뒤로하고 세상을 떠난다.

 

주인공 Katie는 언니와 즐겁게 지내던 일들을 회상하기도 하지만 죽기 전 극도의 식욕부진으로 시달리던 언니의 짜증을 받아주지 못했던 일을 후회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언니의 49재를 지내고 아버지는 Lynn이 어른이 되어 돈을 많이 벌면 함께 살자 했던 캘리포니아 태평양 연안으로 가족을 데리고 여행을 떠난다. 그 넓은 바다의 눈부신 반짝임을 보며 그 바다의 파도소리 속에 Kira Kira 언니의 목소리를 듣는 착각에 빠지며 소설은 끝난다. 책을 읽다가 주인공 소녀가 학교에서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책으로 가 나온다. Jack London(본명은 John Griffith Chaney. 1876~1916)이란 미국 San Francisco출신 작가가 Buck이란 개를 주인공으로 쓴 유명한 소설로 나는 요약본이지만 감동을 받아 두 번이나 읽고 언제 다시 읽어 보려던 책이어서 퍽 반가운 생각이 들었다.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죽음이 남의 이야기일 뿐이며 평소에 관심이 없는 편이다. 더구나 청소년을 위한 글에서 죽음은 크게 관심을 불러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동안 살아오면서 이런저런 죽음을 지켜보았던 성인의 입장에서 Lynn의 죽음이 남의 일 같지가 않았다. 그래서 다음 대목이 더욱 애처롭게 느껴졌다. 죽음을 앞둔 그녀의 방에 나방 한 마리가 들어와 방 이곳저곳을 날아다녔다.. 이를 물끄러미 보고 있던 Lynn의 얼굴을 Katie는 놓치지 않고 있었으며 세상을 떠난 다음날 그 나방이 아직 살아서 날아다니자 Katie는 이렇게 중얼거린다.

 

She was wishing she were that moth. May be that was the last thing she ever wished.

 

그럴 것이다. 죽음을 앞둔 사람, 더구나 눈부신 앞날을 꿈꾸던 소녀는 죽음 앞에서 눈에 어른거리는 한 마리 나방이라도 되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삶은 숭고하고 소중하며 우리들은 하루하루의 삶을 찬미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청소년용 소설이지만 처음 보는 단어, 여러 번 사전에 찾아보았던 단어지만 정확한 의미를 다시 캐물었던 단어, 쉬운 단어로 조합되어 쉬워 보이지만 전혀 가늠할 수 없던 합성어 몇 개가 책 읽기를 가로막기도 하였지만 즐거운 시간이었다. 몇 개의 단어와 표현들은 기억에 남는다. ‘Polka-dot dress가 물방울무늬 옷’, 'Calf''송아지'로만 알고 있었는데 '장딴지', ‘Root beer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탄산수 일종의 음료’, ' Mug shot of Oscar'가 '얼굴사진'들이 바로 이런 경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