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영문판)

<Vanity Fair, 허영의 시장>를 읽고...

깃또리 2020. 6. 13. 13:55

<Vanity Fair, 허영의 시장>를 읽고...

By William Thackeray

Illustrations by William Thackeray from the engravings in the 1847 edition./Retold by Diane Mowat

Oxford University Press

 

 

 

 

 

먼저 책 뒤에 실린 조금 긴 저자의 소개를 우리말로 옮겨보았다.

 

“William Makepeace Thackeray, 윌리엄 새커리는 1811년 인도 캘커타에서 태어났다. 후일 그는 어린 시절 인도에서 '불꽃놀이'와 사람들이 어울려 추던 춤 그리고 코끼리 등에 올라탔던 등을 기억했으 그의 즐겁던 유년은 1817년 공부를 하기 위해 영국에 가게 되자 끝이 났다. 그는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였고 1829년 캠브리지에서 공부를 시작했으나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였다. 여행, 도박, 음주, 그림 그리기 그리고 예쁜 여자들과 만나 사귀는 일이 그의 취향에 맞았다. 그는 즐거움을 찾아 런던, 독일의 바이마르 그리고 파리로 떠돌았으며 이곳에서 그는 이 소설의 Berky Sharp의 모델로 여겨지는 가정교사 출신 처녀 Pauline과 애정행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박과 몇 가지 사업 실패로 물려받은 유산을 탕진하여 먹고 지내는 일에 걱정을 하게 되어 집필에 눈을 돌려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 1836년 아일랜드 태생의 처녀 Isavella Shawe와 프랑스에서 결혼하고 부부는 다음 해에 파리에서 런던으로 돌아왔다. 세 딸을 두었지만 둘째는 일찍 세상을 떠나고 4년 후 아내 Isavella Shawe가 정신병을 일으키기 전까지 결혼생활은 행복했다. 그녀의 병이 전혀 낫지 않아 새커리는 아내와 어린 딸을 돌보며, 을 포함한 신문과 잡지에 글을 쓰며, 이 비극적인 사태를 이겨내느라 몇 년간 고통 속에서 보냈다.

 

새커리의 초기 소설 와와 은 성공하지 못했다. 은 약간 인기가 있었지만 그 당시 소설가로서 그의 명성이 최고에 다 달았던 소설가 Charles Dickens(1812~1870, 58)와 새커리가 라이벌이 되도록 한 와는 비교할 수 없었다. 18471월 월간잡지에 실리기 시작했고 처음엔 인기가 별로였다. 그러나 그 당시 이름난 문학계의 여성평론가 Mrs Carlyle가 일곱 번째 월간 게재 분을 읽고 난 다음 이 소설은 Dickens 보다 더 뛰어나다는 글을 그의 남편에게 보낼 정도였다.

 

또한 Charlotte Brontë(1816~1855, 39)는 새커리의 '밝은 위트' 그리고 '매력적인 유머'에 대하여 찬사를 하며 그녀의 소설 를 새커리에게 헌정했다. 이제 소설들의 성공은 확실해졌고 새커리는 유명인사가 되었으며 이를 기꺼이 받아들였다. 그는 친구 아내인 Jane Brookfield을 사랑하여 그녀 남편의 질투에 많은 고통을 받았다.

, 와 같은 많은 소설을 발표하고 새커리는 미국에서 성공적인 여행을 하며 잠깐 동안 젊은 미국 여성과 사랑에 빠지기도 하였다. '나는 몇몇 여성들의 애정 없이는 살 수가 없다.'라고 Jane Brookfield에게 편지를 썼으나 점차 그에게 친구처럼 관심을 기울이는 그의 딸에게도 애정이 일어났다. 1857년 그의 나이 46세에 Oxford의회 진출에 실패한 다음 와 같은 작품을 쓰며 글쓰기로 돌아왔다. 1860년 새커리는 명성이 높은 Cornhill 잡지의 첫 번째 편집자가 되었으나 지병과 그의 젊은 시절 방탕 전력이 그를 사임토록 하였다. 그의 마지막 시기는 딸 Annie를 돌보는 일로 시간을 보내다 186352세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런던에서 세상을 떠났다.

 

새커리는 오랫동안 영국의 뛰어난 소설가 한사람으로써 인정받았고 는 그의 가장 위대한 작품임에 틀림이 없다. 19세기 초반 사회는 인간의 삶을 극적으로 변화시켰고 그리고 새커리는 인간의 미덕, 과오와 우둔함을 대단한 위트와 유머로 적나라하게 나타냈다. 작가는 그의 등장인물들은 생생하게 그려냈고 Berky Sharp는 어느 소설의 인물보다 가장 매혹적인 여주인공의 한 사람으로 아름답지도 않고 큰 장점은 없지만 박식하고 재치 있고 그리고 어느 면에서 다른 사람들을 미혹시키는 많은 추종자들을 거느렸던 것처럼 독자들을 사로잡는 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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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한 페이지로 끝나는 다른 작가에 비하여 이 작가의 소개는 두 페이지로 퍽 길다. 영국의 기라성 같은 소설가 중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Charles Dickens와 비견되는 소설가이니 그럴 만도 하다. 표지 바로 뒤에 나오는 한 페이지로 꾸며진 이 소설의 줄거리도 우리말로 바꾸어 보았다.

 

“허영의 도시는 매우 허무하고 사악하며 바보스러우며 모든 종류의 가식과 위선이 판치는 곳이다. 도박을 하고, 빚을 지고 그리고 유산을 바라며 숙모의 죽음을 기다리는 곳이다. 자신이 사랑하는 아내에게 꺼지지 않는 사랑을 맹세하면서 바로 다음 날 그 누군가 다른 사람에게 연애편지를 쓰는 곳이다. 남을 속이고 무언가를 얻으려고 거짓말을 하는 곳, 남자들은 전쟁터로 떠나고 여성들은 사랑에 빠지고 웃음과 눈물과 위험과 흥분이 공존하는 곳... 런던, 브라이튼, 브륏쉘 그리고 파리이며 때는 1815년이다.

 

Berky SharpAmelia SedleyVanity Fair의 엄청난 모험 길에 들어선다. 두 사람은 남편을 만나게 되겠지만 얼마나 오래갈 것인가? 누가 다이아몬드를 갖게 되고, 누구는 배고픔에 시달릴까? 그들은 성실하고 바보스럽고, 무신경하고 무엇에 헌신할까? 어떤 여자가 자신의 옷 속에 은행 수표를 꿰매 넣고 그리고 전승한 군대를 따라 파리로 갈까? 누가 자기 어머니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가 그리고 비참하게 눈물을 지을까? 그리고 그들의 친구들, 친척들... Joseph Sedley는 평생 동안 바보처럼 지낼까? Rowdon Crawley는 진실을 깨달을까? William Dobbin은 마음속의 소망을 이룰까?

 

 

! 인간소망의 허영과 우둔함이여!

우리는 이 세상에서 무엇을 행복이라 할 수 있을까?

우리의 어느 것이 우리들 가슴의 소망을 이루게 할까?

아니, 그것들을 소유하면, 만족할까?

 

'Oh, the vanity and folly of human wishes!

Which of us is happy in this world?

Which of us has our heart's desire?

Or, having it, is satisfied?”

 

600여 페이지 이상인 원작을 불과 120페이지로 요약하다 보니 원작의 감동을 느끼기에는 역부족일 것은 불문가지이다. 그러나 10~20대 시절에 읽고 넘어갔어야 할 인간 삶에서 드러나고 감추어진 무수한 희로애락과 부조리한 사실들을 한 권의 책으로 흥미 있게 담은 이 대단한 작품을 늦었지만 요약본으로 나마 이제라도 마주 한 것은 큰 보람이다. 아무렴 책을 읽는 시기가 따로 있을 수 없고 늦음을 부끄러워 할 일도 아니다. 무릇 세상일이란 늦었다고 할 때가 이르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나는 그 동안 옥스퍼드 대학 출판부에서 발행한 이와 비슷한 요약본들을 몇 권 읽어 보았지만 큰 흥미와 감동을 못 느꼈었다. 그러나 이 책 은 조금 다르다.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고 특히나 영어로 된 외국사람 이름이다 보니 한 참 읽다 보면 혼동도 일으키고 헷갈리기도 하여 작은 노트에 등장인물 상호관계를 그려 보아 가며 읽었다. 작가는 책 앞 장에 주인공이 없는 소설이라고 명시하였지만 그래도 Berky Sharp Amelia Sedley 두 여성이 주요 등장인물이며 두 사람은 같은 학교를 다니다가 1800년대 6월 화창한 어느 날 학교를 졸업하고 집으로 떠나는 것으로 소설의 첫 문장은 시작한다. 그러나 학교에서 친하게 지냈지만 성격이나 집안 형편, 출신은 판이하게 달라 삶의 방향도 상당한 차이를 보이며 행복과 불운이 자리바꿈 하며 사랑과 증오, 질투, 허영, 사업실패로 집안의 몰락, 재기, 나폴레옹 침공으로 인한 전쟁과 전사, 유산상속으로 갑자기 재산획득과 신분상승, 도박으로 재산 탕진, 친구의 배반, 위선, 가식, 보석에 의한 지나친 과시, 등 그야말로 한 페이지 한 페이지마다 상황이 바뀌어지는 흥미로운 소설이다. 흑백 무성영화부터 지금까지 일곱 번이나 영화로 만들어질 정도로 원작의 인기는 사간이 흘러도 변치 않고 있다 한다.

 

책을 읽다보니 Becky Sharp는 학교를 졸업하고 직업을 얻었는데 Governess이다. 우리말로 하면 여성가정교사 또는 입주 여성 가정교사 정도로 번역된다. Charlotte Bronte가 쓴 에서 주인공 Jane Eyre도 고아 처지로 학교를 마치고 얻은 직장 역시 Governess이다. 이 시대 영국에서는 학교를 다닌 교양과 지식이 있는 여성이라도 거의 하인에 가까운 대우를 받는 직업이 Governess였던 것 같다. 중국과 한국을 비롯한 동양권에서는 교사라는 직업이 존경을 받고 특히 君師父一體라 하여 임금 다음으로 스승 그리고 아버지 일 정도로 교사의 지위가 높았으나 유럽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이런 영향으로 미국의 교사는 그 지위가 별로 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같은 어원에서 출발한 영어 어휘라도 여성명사가 아닌 남성 명사 Governor는 현재 미국에서는 주지사이며 유럽 권에서도 총독의 직위였다. 이런 사소한 것을 보더라도 영어권에서 남성 우월 의식이 심했던 것을 알 수 있다.

 

한 가지 내가 아는 예를 더 들자면 동양에서는 男/女처럼 각각 독립된 어휘이지만 영어에서는 남자라는 명사 Man 앞에 고대영어에서 작다는 의미인 wo가 덧붙여져 여자 Woman이라는 어휘가 생성되었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결국 여성은 작은 사람이라는 뜻으로 벌써 남녀의 어휘에서부터 서열이 나타나며 어휘란 의식의 발로이기 때문에 서양은 오히려 동양보다 남녀차별이 심했다 볼 수 있다. 이런 저런 상황으로 미루어 서양의 오랜 남성 우위사상의 반작용으로 근세에 여성보호, 여성우월주의가 힘을 얻은 것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렇게 보면 서양에서 호들갑을 떠는 여성 상위사상은 동양에 비하여 조금은 역사가 일천하고 그리 크게 내세울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끝으로 이 소설의 국내 제목은 허영의 도시또는 허영의 시장으로 나는 개인적으로 허영의 도시를 선호한다. Fair 의 의미는 시장이지만 소설 내용으로 도시가 적절하다. 이러나저러나 나는 실력을 더 길러 요약본이 아닌 원작의 감동을 느껴 볼 날이 언제 올지를 헤아리며 다음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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