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영문판)

<Great Expectations>을 다시 읽고...

깃또리 2020. 5. 27. 22:15

<Great Expectations>을 다시 읽고..

Charles Dickens

Adopted by Nicole Vittiglio

modern Publishing

2020. 05. 11.

 

 

 

서가에 있는 작은 책을 다시 꺼내 읽었다. 표지 바로 뒷장에 2011년 11월 서울문고에서 구입하고 두 번 읽었다는 내가 쓴 기록이 있다. 9년이 흐르고 다시 읽은 셈이다. 오랜만에 충분한 여유 시간이 있어 이런저런 책을 펼쳐 보다가 어렵고 지루한 책은 일단 접어 놓고 어린이들이 읽도록 쉽게 고쳐 쓴 이 책을 꺼내 들었으나 이번에도 한 번 읽어서 이해가 되지 않는 문장이 꽤 많아서 연거푸 두 차례나 읽었다. 내가 평소 느끼고 있지만 성인용 소설책 보다 어린이들을 위한 책들이 더 어렵다. 내 생각으론 미국, 영국 할 것 없이 성인들이 점점 책을 읽지 않기 때문에 흥미 있고 쉬운 문체, 쉬운 어휘를 써서 글을 쓰고, 어린이들은 교육을 위해 다양한 어휘를 사용하고 표현도 다채롭게 구사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더구나 대화체 비중이 높은 책은 더 어렵다. 영국 문학사에서 셰익스피어(1564~1616, 52)가 가장 위대하고 명성이 높은 작가지만 셰익스피어는 신고전주의 시대 사람이고 극작가이자 시인이다. 그러나 찰스 디킨스(1812~1870, 56)는 영국의 산업혁명 시기의 사람이고 소설가로 영국을 대표하는 소설가이다. 지금부터 200년 전에 태어나 자동차가 나오기 전 마차를 타고 다니던 때라 사회환경이나 의식구조가 지금과 확연히 다르고 더구나 영국이라는 지역이 우리와 생활방식도 퍽 다르다. 그래서 이런저런 이유로 소설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지만 흥미롭고 새로운 사실을 알 수 있는 부분이 많아 재미있게 읽었다.

 

소설의 배경은 마차로 4시간 정도 걸리는 런던의 동쪽 시골 마을로 템즈 강이 바다와 만나는 습지에서 1마일 떨어진 곳이다. 어린 아이일 때 부모가 세상을 떠나 20살 위인 누나와 마음씨 착한 대장장이 매부 집에서 생활하는 6살의 Pip, 핍으로 불리는 어린 소년이 주인공이다. 강 하구와 바다가 맞닿은 습지에는 마을 교회와 교회 묘지가 있으며 핍의 부모도 묻혀 마땅한 친구가 없는 핍은 이곳에서 혼자 놀았다. 그러던 어느 날 발목에 쇠고랑을 찬 탈옥수를 만나 음식과 줄톱을 집에서 훔쳐 가져다준 일이 핍의 일생을 바꾸는 계기가 된다. 핍에게는 큰 영향을 주는 또 다른 인물은 많은 재산을 상속받았으나 사기꾼 약혼자가 결혼식 바로 전날 파혼을 일방적으로 알리고 사라져 평생 결혼식 드레스를 입고 세상의 모든 남자들을 증오하며 과거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노부인 Havisham, 하비 셈과 그녀의 양녀 Estella, 에스텔 라이다. 16살쯤 되는 해에 런던의 변호사가 마을을 방문하여 핍에게 매년 500 파운드를 지급하겠다는 이름을 밝히지 않는 후원자가 나타났다고 알려준다. 핍은 매부의 대장간에서 수습 직공으로 일 하던 것을 그만두고 런던으로 간다. 런던에서 두 명의 명문자제 친구와 함께 훌륭한 선생님으로부터 개인지도를 받으며 상류사회 친구들과 어울리며 돈을 아낄 줄 모르고 쓰기도 하여 큰 빚을 지기도 한다. 핍은 후원자가 하비 셈으로 양녀 에스텔라와 자신을 결혼시킬 목적으로 자신을 은밀하게 후원한다고 생각하며 오만하고 마음이 차갑고 자신을 무시하는 에스텔라지만 아름다움에 끌려 항상 마음에 두고 지낸다.

 

개인교육도 끝나는 23 살 생일이 지난 어느 날 신분을 밝히지 않던 후원자가 나타나는데 예상과 달리 어릴적 한 번 도움을 주었던 탈옥수로 이제 나이가 60대에 이른 Provis, 프로비스이다. 핍은 그동안 에스텔라와 관련하여 생각했던 일들이 모두 사그라지자 퍽 실망하며 후원자를 원망하기도 한다. 왜냐면 차라리 자신을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마음씨 좋은 매부 Jeo, 조에게서 대장간 일을 배워 고향 마을에서 행복하게 살았을 텐데 신사 신분이 되기는 했지만 더럽고 복잡하며 실망스러운 대도시 런던에서 살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시 마음을 돌려 자신을 위해 헌신한 프로비스에 대한 은혜를 떠 올려 가장 친한 친구이자 은사의 아들인 Pocket, 포켓과 또 다른 친구인 Starstop,. 스타 스톱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셋이서 한 동안 프로비스의 범죄 동지였으나 원한을 가지고 복수를 하려고 추적하는 범법자와 경찰을 피해 독일로 탈출시키려고 계획한다. 작은 배를 구입하여 넷이서 런던에서 강을 따라 하류에 있는 항구를 향해 떠났으나 추적자들의 손에 걸려 프로비스는 체포되어 감옥에 갇혀 재판을 앞두고 병상에서 누워 지낸다. 프로비스의 범죄가 너무 무거워 사형이 예상되었으며 재판을 앞두고 프로비스는 죽음에 가까워지고 핍은 그간 알고 있었던 비밀을 프로비스에게 털어놓는다. 즉, 프로비스의 아내가 죽었다고 했던 프로비스의 딸은 살아서 하비 셈의 양녀인 스텔라이며, 자신이 사랑하고 있다고 고백하며 이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듣고 프로비스는 눈을 감는다. 심신이 지칠 대로 지친 핍은 혼수상태로 죽을 고비에 이른다. 그러나 핍이 그동안 무심하게 대했던 착한 매부 조가 런던으로 와서 핍을 극진히 간호하고 핍의 많은 빚까지 갚아 주고 돌아간다. 그전에 핍의 누나는 괴한으로부터 공격을 받아 머리를 다쳐 기억을 잃고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다 세상을 떠나 핍의 매부 조는 마음씨 고운 Biddy, 비디와 결혼식을 올리고 산다. 사실 비디도 핍과 같이 일찍 부모를 여의고 나이 많은 고모 밑에서 고아나 다름없이 자랐으나 영리하여 독학으로 공부하여 핍이 학교에 다니기 전에 읽고 쓰기를 핍에게 처음 일깨워 주었던 최초의 선생이었다. 그래서 한동안 핍은 에스텔라 보다 비디와 결혼하면 어떨까 생각했었다.

 

후원자도 없고 가진 돈도 떨어져 갈 곳도 마땅찮은 핍은 포켓의 권유에 따라 이집트 카이로로 함께 일하려 갔으며 11년이 지나 즉 핍의 나이 34 살 때 영국으로 돌아와 고향을 방문한다. 매부 조는 비디와 행복하게 살고 있었고 아들 하나와 딸 둘을 두었는데 아들 이름을 핍이라 지어 핍을 감격하게 한다. 핍은 옛 추억을 더듬어 하비셈의 저택에 갔으나 건물은 흔적도 없고 허물어져 가는 담장만 남아 있었으며 안갯속에 외로운 모습의 여인이 보여 다가 가자 에스텔라였다. 그간 에스텔라는 남편이 죽고 혼자 외롭게 살고 있었으며 양모인 하비 셈의 영향으로 모든 남자들을 증오하고 곤경에 빠트리려는 성격도 바뀌어 핍은 오랜 옛 연인을 다시 만난 기쁨과 함께 이제는 영원히 함께 지내겠다는 다짐으로 소설은 끝을 맺는다.

 

사실 등장인물도 여럿 나오고 사건의 전개도 조금 복잡하며 우연이 너무 자주 발생하여 어색한 부분도 있다. 소설이란 허구의 이야기이지만 개연성이 있어야 하는데 우연의 경우가 너무 잦아 아무리 소설이라도 나에겐 그저 그렇다. 그래도 이 소설이 찰스 디킨스의 대표작으로 꼽히고 많은 독자들이 좋아하는 걸 보면 영국에서도 최하층 신분인 대장장이가 될 처지인 핍이 신분 상승하여 신사가 되고 소설 마지막에서 아름다운 에스텔라와 재회하여 함께 지내게 되는 소위 Happy Ending이 독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주는 것이 아닌가 한다. 아무튼 즐거운 책 읽기였다.

 

* 찾아본 단어

 

Battery/포대, huff/성내다, vittles/식량, gush/용솟음쳐 나오다, 신나서 말하다, gravy/고기 국물, pile one's arm/어깨 총하다, odd job/삯일, genteel/가문이 좋은, 기품 있는, slouch/구부리다, 엎드려다, cower/움츠리다, impair/악화되다, 장애가 되다, finery/화려한 옷, gallow/교수대, dilapidate/남루한, 황폐한, keep/생활비, zealous/열광적, customary/관습, matter-of-factly/사무적으로, 관습적으로, thwart/방해하다, 훼방 놓다, dote/애지중지하다, havoc/대황 폐, 대파괴, undo/원 상태로 돌리다, 풀다, felony/중죄, elate/의기양양하다, acquitte/석방하다, 면제하다, distraugh/마음이 상한, 정신이 돈, foil/좌절시키다, 뒤엎다, capsize/전복시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