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기

<묘지 위의 태양>을 읽고...

깃또리 2020. 5. 26. 22:13

<묘지 위의 태양>을 읽고...

이태동 에세이

동서문화사

2010. 04. 10.

 

이 책을 지은 이태동교수는 1939년 출생이니 이제 82세이며 경북 청도군의 어느 작은 시골에서 태어나 D시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녔다니 아마 대구인 것 같으며 서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였다. 에세이를 읽다 보면 자신이 자란 시골과 집안 이야기가 꽤 여러번 나온다. 할아버지가 한학과 영문서적을 읽었다는 내용으로 보서 할아버지가 일본에서 공부 할 정도로 부유했었으나 가세가 기울고 아버지가 몸이 약해 지내다 일찍 세상을 떠나 어린 이태돟은 어렵게 공부했다 한다. 그러나 할아버지의 책 읽는 모습과 가르침이 바탕이 되어 어릴적부터 책 읽기를 즐기고 가까이하여 서울로 유학까지 했다 한다. 한편 20대 후반에 영어르 게속 공부하여 큰 희망이 없다 생각하여 한동안 다른 공부를 하기도 했다고 술회하고 있다.

 

그동안 내가 읽었던 에세이 모음집은 대개 학교교수나 문필가들이 쓴글로 소설처럼 일정기간 일관되게 쓴 글들이 아니고 대개 신문이나 문학 월간지에 발표했던 글들을 모아 펴내는 경우였다. 그래서 글을 읽다 보면 일관성이 떨어지며 같은 이야기가 중복되기도 하고 내용이 조금 다르게 펼쳐지기도 한다. 내가 집필이나 편집 전문인이 아니라서 뭐라 표현하는 지 모르겠으나 제3자가 책을 읽고 집필자와 협의하여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묘지 위의 태양>의 내용은 훌륭하지만 교수님의 명성에 맞지 않게 여러 곳에서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 나온다.

제일 첫 페이지 <색초를 가져온 수녀님> 첫 페이지 수녀님 이름을 '루사아' 다음엔 '루시아'로 하였다. 단순한 인쇄 실수지만 그렇다. 중간부분 '산책일기'에 나오는 보들레르의 시 <지나가는 여인>에서도 뇌살(뇌살)로 표기했으나 뇌쇄라 해야 한다. <울밑에선 봉선화>에서 "작은 뜨락에 베추니아와 사루비아"도 '베고니아와 사루비아 또는 샐비어'가 아닌가 한다. 내가 결정적으로 실망한 부분은 <패터슨 교수님의 부음을 받고>이다. 이태동교수님은 미국남부 노스케롤라이나 대학(채플힐)에서 수학하시면서 패터슨 교수의 사랑을 많이 받으셨다는 이야기가 앞에 나온다. 그래서 이 글 첫 페이지에서 "미국에 계신 옛 은사 패터슨 교수님의 부인으로부터 온 서한"에 부음 소식이 들어 있어 슬픔과 회한으로 눈시울이 뜨거웠다고 했다. 그러나 다음에 이어지는 에세이 <책 갈피에 남겨 놓은 은사님의 노트>에서는 "벽안의 여교수 패터슨 선생님께서"라는 문구가 나와서 나는 깜짝 놀랐다. 왜 이런가 하며 읽기를 계속하여 다음 에세이 <어느 조각가의 장례식>에서 다시 벽안의 여인 메리 페터슨 교수이고 (중략) 고 김종운 서울대 교수이다."가 나온다. 교수님의 은사 패터슨이 여성이든 남성이든 크게 중요하지는 않지만 우선 두가지로 상정해 볼 수 있다. 첫째, 패터슨 교수는 여성이다. 그럼 첫번째 "패터슨 교수님의 남편으로부터 온 서한"이라 해야 하는데 잘못 썼다고 볼 수 있고, 두번째는 논리의 비약일지 모르지만 패터슨 교수가 여성으로 동성결혼자로 남편역할을 했다라는 생각이다. 아무튼 독자들의 궁금증을 일으키는 대목이다. 마지막으로 아내가 잘못 인쇄되었으며 남편이라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외에도 맞춤법이나 토씨가 틀리거나 어색하고 오자와 탈자 부분도 너무 많이 나와서 약간 실망하였다. 또 다른 불만으로 교수님이 현현(현현)이란 어휘를 너무 좋아하시는듯하지만 독자들에게는 식상하게 하였다. 에세이 곳곳에 자주 나오지만 특히 <마음의 셈>이라는 글에서는 세어 보니 열번이나 나오며 한 페이지에 여러번 나오니 거부감이 들 정도였다.

 

본의 아니게 내가 책 내용이 아닌 부수적인 사항을 길게 늘어 놓아 전체적으로 책에 대한 인상을 떨어뜨리고 있으나 에세이의 본질적인 내용은 훌륭하다, 첫째 교수님의 에세이의 특징 중 하나가 에세이 마다 영문학사에 빛을 남긴 시인, 소설가 그리고 철학자, 사상가들이 남긴 귀한 문장이 에세이 내용과 걸맞게 인용되었다. 인상 깊게 느꼈던 몇 개를 적어 본다.

 

마크 트웨인은 "천국엔 웃음이 없다."

마르셀 프르스트 "인생은 기억이다."

무명씨 "여행의 양이 곧 인생의 양이다."

제임스 조이스 "미는 욕망과 혐오감을 자극하는 선과 악의 관념을 배제한 것으로서 동적인 것이 아니고 정적(static)인 것이다."

보들레르 "인간의 소망은 경험을 많이 갖는데 있다."

J. P. 야곱센 "사람은 누구나 자기 혼자서 생애를 살고 자기 혼자의 죽음을 맞는다."

 

 

 

오늘 하루는 어제의 하루가 아니고 내일의 하루도 아닌 실제하는 현재 Present 입니다. 현재는 우리들에게 주어 진 선물 Present 입니다. 값 있는 선물, 오늘도 즐겁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