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영문판)

<The Wonderful Story of Henry Sugar &Six stories>를 읽고...

깃또리 2019. 4. 16. 11:08

<The Wonderful Story of Henry Sugar &Six stories>를 읽고...


Written by Roald Dahl


Puffin Book


2014. 07. 26.



  가끔 책 읽기를 즐기는 사람과 이야기하다보면 좋아하는 책이 서로 다른 경우가 많다. 사람들의 생김새가 다르듯 책에 대한 취향이 천차만별인 셈이다. 그러나 어쩌다 일치하는 경우는 반갑다. 3년 전인 2011년 초 같이 근무하던 건축사무소의 젊은 직원이 내가 Roald Dahl 책을 읽는 것을 보고 자신도 이 작가의 책을 좋아한다고 하며 이 책을 빌려주었다. 당시 나는 내가 읽은  Dahl 책 중에서 가장 재미있다고 생각하여 빌린 책은 돌려주고 새 책을 구입하여 다시 읽었다. 두 번째까지는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그냥 짐작으로 이해하고 지나치면서 읽었으나 올 해 세 번째는 사전을 찾아가면서 읽느라 이럭저럭 두어 달이 걸린듯하다. 이 기간에 네덜란드 화가 베르메르가 그린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를 소재로 같은 제목으로 쓴 소설을 읽었는데 청소년들도 읽을 수 있지만 주 독자가 성인들일 것 같은 책이지만 어려운 어휘가 없어 사전 없이도 읽는데 큰 불편이 없었다. 오히려 청소년을 위한 Roald Dahl 책이 페이지마다 한두 개 이상 모르는 단어를 찾아야 하는 일이 퍽 의아하다. 마침 우리 사무실에 한 주일에 한두 번 방문하는 미국 뉴멕시코 주 출신 Mr. Scott에게 이런 의견을 말했더니 대답이 이러하다.


 미국에서 학생들을 위한 책은 어휘력을 높이기 위한 학습 목적으로 조금 어려운 단어를 쓰지만 미국도 성인들은 점점 책을 읽지 않으므로 어려운 어휘나 표현을 쓰면 더욱 독자들이 줄어들기 때문에 책을 쓰는 사람들이 점점 쉬운 어휘와 표현을 쓰는 경향이 있다고 하였다. 더구나 Roald Dahl은 1916년 출생에 1990년 작고한 옛날 사람에 속하기 때문에 더욱 어휘가 어려울 것이라고 하였다. 또한 아무래도 영국출신이다 보니 사용하는 어휘가 미국인이 쓰는 것과 다르다 하였다. 이 말이 대체로 수긍이 간다. 우리나라 경우에도 현대소설은 평이한 문체에 쉬운 단어로 독자들이 쉽고 편하게 읽도록 쓰는 추세이다. 과연 이런 현상이 바람직한가는 좀 생각해 볼 일이다. 다양하고 상황에 적절한 어휘를 선택하여 글을 써서 표현을 깊고 풍부하게 구사하는 일이 사실은 올바른 일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모두 7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세 번째 <The Mildenhall Treasure>와 여섯 번째 <Luck Break>는 자신의 실제 경험 이야기이고 나머지 다섯은 Fiction이며 마지막 <A Piece of Cake>은 1942년 그의 나이 26살에 자신의 사무실로 찾아 온 영국 출신으로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던 유명한 작가 C. S. Forest의 요청으로 썼던 글로 이 글이 계기가 되어 Roald Dahl은 작가가 되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첫 번째 이야기 <The Boy who talked with Animals>가 가장 인상 깊고 오래 기억되었다. 카리브의 자마이카 해변에서 어부들에게 포획된 큰 바다 거북이 해변에 있는 호텔에 팔려 스프와 박제가 되려는 순간 한 소년이 아버지를 졸라 돈을 치르게 하고 바다로 돌려보낸다. 다음날 소년이 흔적 없이 사라진다. 오랫동안 수색에 나섰지만 소년의 행방은 묘연하였으나 얼마 후 그곳에서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무인도 근처에서 요트에 탄 사람들에 의해 소년이 발견된다. 그러나 거북의 등에 탄 소년은 사람들이 가까이 다가가며 돌아오라고 불렀으나 눈길도 주지 않고 유유히 그러나 속도를 더하여 소년을 태운 거북과 함께 사라졌다. 나는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마치 내 눈 앞에 푸른 카리브 바다 위에 큰 거북의 등에 올라 태연하게 앞 만 바라보고 나아가는 소년의 모습이 내 눈앞에서 보이는 느낌이었으며 책을 덮고도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았다. Dahl의 글을 읽노라면 생동감 있는 표현으로 마치 신문기사를 읽는 것처럼 사실성과 현장감으로 나 자신이 소설 속에 들어 있는 느낌을 받는다.


두 번째 <The Hitchhiker>에서 Blacksmith, Goldsmith, Silversmith처럼 손이 빠르고 재간이 있는 사람을 Pickpocket대신 Fingersmith라고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The Mildenhall Treasure>에서는 1946년 썼던 글을 조금 고쳐 쓴 이야기로 내용은 영국의 어느 시골마을 밭에서 한 농부가 로마시대 은제품을 다수 발견했던 실화를 작가가 자세히 취재하고 쓴 퍽 흥미롭고 재미있는 글이다.


<The Swan>은 이 책에서 내게는 가장 매력 없고 더구나 잔인한 내용이어서 읽는 속도가 퍽 느렸다.


<The Wonderful Story of Henry Sugar &six more>는 제일 긴 글로 어떤 재산이 많으나 할 일이 없는 어떤 사람이 꽤 긴 수련기간을 거쳐 눈을 감은 상태에서 사물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전 세계의 카지노를 드나들며 거금을 거두어 세계 여러 곳에 고아원을 지어 준다는 조금 황당무계한 이야기이지만 그래도 흥미 있게 읽었다.


<Luck Break>는 부제가 "How I Become a Writer"이다. 작가가 어떤 경로를 통하여 우연히 작가가 되었는지를 적은 자신의 이야기로 소설가가 되려면 갖추어야 할 능력 일곱 가지를 열거하였다.


1. 살아 있는 상상력을 지닐 것.


2. 생생한 장면을 독자들의 머릿속에 넣을 것.


3. 체력이 강해야 한다.


4. 완벽주의자가 될 것.


5. 강한 자기 연마 능력을 가질 것.


6. 유머 감각이 풍부할 것.


7. 휴머니즘을 지닐 것.


 자신의 학창시절을 회상하며 필요이상 엄격하고 경직했던 선생님들과 학칙에 강한 불만을 피력하였으나 공립학교 생활 3년 동안 매주 토요일 오전 2시간 동안 축복의 시간을 보낸 이야기를 적고 있다. 이 학교는 토요일 오전 모든 선생님들이 학교를 떠나 Pub으로 가서 Brown ale맥주를 마시고 오는 전통이 있었다. 이 시간에 9 살 이하 어린학생 70명은 여교사를 따라 행군을 하고 10살 이상의 100 여명은 대강당에서 50대초의 Mrs O'Conner라는 시간제 임시직 여교사의 지도아래 시간을 보냈다 한다. 그런데 이 여선생님은 자신이 선정한 100개의 주요사건을 표기한 영문학 연대표를 나누어주고 매주 토요일 한 개씩을 3년 동안 강의하였다 한다. 세월이 흘렀으나 작가는 기억을 더듬어 20개를 나열하였다. 영문학에서 주요한 이정표가 되는 부분이라 생각되어 그대로 옮겨보았다.



 AD   597  St. Augustine lands in Thanet and brings Christianity to Britain.


       731  Bede's Ecclesiastical History.


      1399  Langland's Vision concerning piers Plowman.


      1215  Signing of the Magna Carta.


      1476  Caxton sets up first printing press at Westminster.


      1478  Chaucer's Canterbury Tales.


      1485  Malory's Morte d'Arthur.


      1590  Spenser's Faerie Queene.


      1623  First Folio of Shakespeare.


      1667  Milton's Paradise Lost.


      1668  Dryden's essays.


      1678  Bunyan's Pilgrim's Progress.


      1711  Addison's Spectator.


      1719  Defoe's Robinson Crusoe.


      1726  Swift's Gulliver's Travels.


      1733  Pope's Essay on Man.


      1755  Johnson's Dictionary.


      1791  Boswell's Life of Johnson.


      1833  Carlyle's Sartor Resartus.


      1859  Darwin's Origin of Species.


Dahl은 이 학교 생활기록부에 앞으로 무슨 일이든 가망 없는 학생이라고 평가 받았으나 그래도 당시 어렵지 않게 입학할 수 있는 옥스퍼드나 캠브리지대학교를 다니지 않았음에도 대단한 작가가 된 것이 바로 이 3년 동안 여선생님의 강의시간을 즐겁게 공부한 덕택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이 책은 지금까지 읽은 Roald Dahl 책 중에서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은 책이며 언제 시간이 되면 다시 읽어 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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