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영문판)

<The Magic Finger>를 읽고...

깃또리 2018. 11. 8. 12:31

<The Magic Finger>를 읽고...
Roald Dahl
2017. 04. 23.

 이미지없음


 이런저런 상황으로 서가에 읽지 않은 책이 늘어간다. 대부분 처음엔 쉽게 읽을 줄 알았으나 생각보다 어렵거나 시간이 많이 걸려 미뤄두는 책들이다. 그래서 올해 초부터 도서관 대출을 줄이고 집에 있는 책을 읽으려했으나  막상 시간이 흐르면서 아쉬운 일이 뒤 따른다. 즉 반납해야 하는 부담이 없어지다 보니 책 한 권을 마치는 시간이 느려져 4월 말을 앞두고 올해 읽은 책이 다섯 권을 넘지 못했다. 누군가는 책의 권수에 연연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가끔 읽은 책의 권수를 헤아려 보고 늘어나는 후기를 세어 보는 작은 즐거움도 무시할 수 없고 더 중용한 일은 한 번 책을 손에서 놓으면 아예 책읽기에 멀어질 수도 있다. 아무튼 다시 도서관에 들러 일부러 얇은 책 두 권을 뽑았다. <The Magic Finger>는 Dahl 책 중에 처음 보는 책이다. 불과 60 페이지에 다른 책에 비하여 어려운 단어도 없고 중간 중간 그림까지 곁들여 한 시간 정도면 다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런 책도 책이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Dahl의 책을 모두 읽으려는 욕심이 있어 잘 된 일이다.
 
 8살 된 여자 어린이가 주인공이다. 옆집에 Gregg씨와 부인 Mrs Gregg 그리고 자기와 동갑인 Philip과 11살 William 이라는 사내아이들이 있어 자주 놀러 간다. Gregg씨와 아들은 사냥을 좋아하여 각자 총을 메고 호수 가와 숲에 들어가 야생 오리와 숲속의 동물을 잡아 온다. 주인공 소녀는 언제부터인지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 즉 손가락을 어떤 사람에게 대면 엄청난 일이 일어난다. 몇 달 전 Mrs Winter 선생님이 자신에게 고양이 철자를 말해보라 하여 K-a-t 라 했더니 '멍청한 애'라 핀잔을 하여 화가 나서 '아니야' 라 소리치면서  선생님에게 손가락을 댔다. 그러자 조금 후 선생님 얼굴에 고양이 수염이 생기고 빗자루 모양의 꼬리가 나와 웃음거리가 되었다. 즉 자신도 모르게 초능력이 생긴 것이다.


 주인공 아이가 동네에 사는 Gregg씨에게 그냥 재미 삼아 새나 숲속의 동물을 죽이는 일은 옳지 않다고 여러 차례 이야기했다. 그러나 Gregg 가족들은 무시하고 오히려 비웃으며 말하는 사람이 옆에 있지 않은 듯 쓱 지나가버렸다. 지난 토요일 아침엔 Gregg씨는 잡은 오리를 어깨에 메고 두 아들들은 사냥한 어린 사슴 다리를 묶어 나뭇가지에 걸어 매고 숲에서 나오는 걸 보았다. 이 모습에 화가 나서 소리쳤으나 두 소년의 기분 나쁜 표정으로 얼굴을 찌푸리고 지나갔으며 Gregg씨는 ‘집에 가서 네 일이나 하라’고 했다. 이 대목의 문장은 이렇다. “Mr Gregg told me to go home and mind my own P's and Q's. 여기서 P's, Q's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선생님을 놀린 후부터 절대 Magic Finger를 쓰지 않으려 했으나 할 수 없이 다시 쓸 수밖에 없었다.
When I got cross, when I see red... Then I get very very hot all over... The tip of the forefinger of my right hand begins to tingle more terribly... And suddenly a sort of flash comes out of me, a quick flash, like something electric. It jumps out and touches the person who has made me cross... And after that the Magic Finger is upon on him or her, and things begin to happen...
 
 주말에 Gregg 씨 세 사람은 예전처럼 호수에서 열여섯 마리의 야생오리를 잡았다. 그런데 돌아오는 길에 네 마리의 오리가 머리위로 낮게 날며 따라와 세 사람이 겨냥하여 총을 쏘았으나 맞지 않고 오리들은 날아갔다가 다시 접근하여 다시 총 쏘기를 반복하였으나 맞지 않았다. 세 사람은 참 이상하다고 생각하였고 야생오리들은 계속 머리 위를 날아 집에까지 따라왔다. 다음 날 아침잠에서 깨어나 보니 아버지 Gregg씨, 어머니 두 아들 모두 키가 줄어들고 팔 대신 날개가 돋아나 있었으며 먼저 아들 둘이 창문을 통하여 날아가고 부부도 하늘로 올라갔다. 대신 집에는 사람 크기의 오리 네 마리가 날개 대신 팔을 휘두르며 살기 시작하였다. 잠잘 곳을 잃은 Gregg 가족은 할 수 없이 높은 나무 끝에 나뭇가지로 어렵게 집을 지었으나 비바람에 흔들리고 추워 밤새 죽을 고생을 하고 아침에 총을 들고 나온 오리 가족의 공격을 당해 피하느라 다시 죽을 지경을 겪다가 어느 불가사의한 암흑 속을 지나 다시 사람으로 변하여 집으로 돌아왔다.


 주인공 소녀는 이들이 뭐하는 가 궁금하여 집을 찾아가자 아버지 Gregg씨는 큰 망치로 집에 있는 모든 총을 부수고 있었고 어머니는 야생 오리 무덤 사이에 꽃을 심고 있었으며 아들 둘은 주변에 모여든 온갖 새들에게 큰 부대에 들어 있는 보리를 꺼내 뿌려주고 있었다. Mr Gregg는 소녀를 보자 이제 자기 이름을 Gregg에서 Egg로 바꾸었다고 했고 두 아들은 소녀에게 나무 끝가지의 강풍에 부서진 새집을 가리키며 지난 밤 무척 고생했다고 하였다. 마침 호수에서 총소리가 들리자 틀림없이 Mr Jim Cooper와 그의 세 아들이 사냥하는 중 일거라고 알려 주자 소녀의 손가락에 다시 신호가 오기 시작하여 호수로 달려가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책 페이지 분량이 적어 미안해서인지 본문 뒤에 Dahl에 관한 이런저런 내용을 실었다. 나는 Dahl의 개인사에 대한 내용을 대강 알고 있었지만 새로운 사실도 있어 흥미로워 제목만을 옮겨보았다.


Roald Dahl: Says.
Roald Dahl's favorite things.
Roald Dahl: dates.
Roald Dahl's family.
Roald Dahl's school reports.
Weired and Wonderful facts about Roald Dahl.
A day in the life of Roald Dahl.
Roald Dahl's adventures.


제일 뒤엔 Roald Dahl의 책 삽화를 제일 많이 그린 Quentin Blake와의 만남과 관계에 대한 2페이지의 글도 덧붙였다.
 

 이 중에서 다시 읽어도 흥미로운 부분은 Dahl의 학생 기록으로 14살부터 17살 우리나라 학생 기준으로 중학생일 때 학생부에 기록된 Dahl에 대한 선생님들의 의견들이다. 어떻게 이런 학생이 세계적인 이야기꾼 작가가 되었는지 믿을 수 없다. 선생님들의 표현이 재미있어 여기에 그대로 옮겨보았다.

---------------------------------------
Summer Term,1930(aged 14) English Composition.
"I have never met a boy who so persistently writes the exact opposite of what he means. He seems incapable of marshalling his thought on papers."
 
1930년 여름학기(14살) 영어 작문 과목
자신의 뜻을  고집스럽게 정반대로 쓰는 이런 학생을 나는 전혀 본 일이 없다. 자시 생각을 잘 정리하여 종이에 쓰는 능력이 없는듯하다.


--------------------------------------
Ester Term, 1931(aged 15) English Composition.
"A persistent muddler. Vocabulary negligiable, sentences malconstructed. He reminded me of a camel.
 
1931년 부활절 학기(15살) 영어작문과목
끊임없이 그럭저럭 하는 학생, 어휘를 무시하는 학생, 문장 구성을 엉터리로 하는 학생. 이 학생은 마치 내게 낙타를 연상 시킨다.
* 아마 당시 영국에서는 골치 아프고 성적불량 학생을 낙타에 비유했던 것 같다. 마치 우리나라에서는 곰이나 황소라 하듯이.


--------------------------------------
Summer Term,1932(aged 16) English Composition.
"This boy is an indolent and illiterate member of the class."
 
1932년 여름학기(16살) 영어작문과목
학급에서 게으르고 무식한 학생 중 하나.

--------------------------------------
Autumn Term,1932(aged 17) English Composition.
"Consistently idle. Ideas limited."
 
1932년 가을학기(17살) 영어작문과목
항상 게으르고, 생각이 없는 학생.

--------------------------------------
 한 해 두 해도 아니고 3년간 이런 평가와 비난을 받았던 학생이었으나 사실 Dahl은 다른 책을 보면 아버지가 남긴 재산이 풍부하여 당시 Oxford, Cambridge 대학교에 갈 수 있었다 한다. 그러나 석유회사 Shell에 입사하여 영국 국내에서 영업 업무실력을 인정받아 해외로 갈 수 있었으며 자신은 세계 오지인 중국이나 아프리카로 가기를 원했다 한다.


 그러나 회사에서 아프리카 이집트 카이로로 보내려 하자 오지인 탄자니카(현, 탄자니아)에서 근무를 희망하여 이곳에서 참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세계 2차 대전이 발발하자 공군에 입대하여 전투기 조종사가 되어 여러 차례 공중전에 참여하여 공을 세웠으나 부상을 당하여 집으로 돌아와 있다가 영국 정부의 주선으로 미국 주재 영국대사관에서 일을 하면서 우연한 기회에 글을 쓰는 작가가 되었다. 이런 사실은 그의 다른 책에 흥미롭게 나와 있어 퍽 재미있게 읽었다. 오랜 만에 다시 Dahl의 책을 읽고 즐거웠다.
 

'후기(영문판)' 카테고리의 다른 글

<Desert Flower>를 읽고...  (0) 2018.11.27
<The Pearl, 진주>를 읽고...  (0) 2018.11.20
<The BFG, The Big Friendly Giant>를 읽고...  (0) 2018.10.15
<Matilda>를 읽고...  (0) 2018.10.05
<Number the Stars>를 읽고...  (0) 2018.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