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영문판)

<Matilda>를 읽고...

깃또리 2018. 10. 5. 09:25

<Matilda>를 읽고...
Roald Dhal
Puffin Books
2016. 09. 10.



 이 책은 Dhal의 가장 인기 있는 책이며 2013년 구입하여 사전을 찾지 않고 한 번 읽어 전체적인 내용은 알고 있었다. 이번 삼복더위에 출퇴근하는 버스에서 몇 페이지씩 틈날 때 읽느라 한 달 이상 걸려 읽었고 비교적 쉬운 단어처럼 보였으나 사전을 찾아보며 읽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다. 같은 저자라도 어떤 책은 매 페이지마다 사전을 열어야 할 정도로 낯선 단어가 많은 책이 있고 그렇지 않은 책이 있는 건 조금 이상하다. 이 책은 다른 책이나 더욱이 Dhal의 다른 책과 다르게 본문 첫 페이지를 <독자에게, The Reader of Books>로 시작한다. 세상의 모든 부모들이 자기 자식에 대하는 태도가 대략 두 부류로 나뉜다고 말한다. 대개 부모들은 자기 아들, 딸들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너무 애지중지하지만 가끔 그 정반대의 부모도 있다 하였다. 이 책은 4년 3개월 된 어린 여자애, 우리나라 기준으로 하면 5살 되는 Matilda라는 천재 아이가 주인공으로 부모로부터 이해 할 수 없을 정도의 구박을 받는 이야기 이다.


 중고 승용차 판매업을 하는 아버지, Wormwood와 빙고게임에 빠진 어머니는 마틸다의 천재성을 알아보지 못하고 오히려 건방지고 쓸데없는 책이나 읽는다고 구박한다. 마틸다가 사는 곳은 작가 고향과 같은 영국으로 Aylesbury, 에일스버러 근처로 나온다. 지도를 찾아보니 런던에서 북서쪽으로 한 시간 정도 거리의 시골이다. 근처에 유명한 대학도시 옥스퍼드가 있다. 마틸다는 특히 수학에 재능이 있어 초등학교 입학  전에 구구단을 다 외웠고 글 읽기에서는 성인들도 어려워하는 영어 고전소설도 읽는다. 마틸다가 읽은 14권의 소설책이 나오는데 Charles Dickens의 Nicholas Nickleby가 첫 번째이다.


 Dahl의 책에서는 Charles Dickens가 가장 자주 등장하고 작품으로도 Nicholas Nickleby 인걸 보면 작가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와 작품인 듯하다. 구구단을 외우고 책을 읽을 줄 안다는 것까지는 넘어 갈수 있지만 훼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The Old Man and The Sea>, 윌리엄 포그너의 <음향과 분노, The Sound and the Fury>를 읽었다는 것은 지나치다. - 소설이니까?


 어른들도 읽기 쉽지 않은 책을 유치원생이 읽었다니... 아무튼 마틸다는 자신을 구박하는 아버지를 기발한 방법으로 골탕 먹인다.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Miss Honey라는 23살의 좋은 여선생님을 만난다. 허니 선생님은 마틸다의 천재성을 알아보고 마틸다 아버지 Wormwood를 만나 앞으로 어떻게 가르치면 좋을까 의논하고자 했으나 거절당하고 여자 교장선생인 Trunchbull에게는 월반시켜 6학년으로 보내자고 건의하였으나 역시 1학년 학생은 1학년다워야 한다고 하며 핀잔만 주었다. 허니 선생은 할 수 없이 마틸다를 자기 수업시간에 다른 학생과 별도로 지도하며 다른 학생과 다르게 공부하도록 한다. 마틸다는 선생님과 친해져 허니 선생의 집에 갔으나 마을에서 좀 떨어진 외진 숲속 어느 늙은 농부가 살았던 아주 초라하고 작은 집에 살고 있었다.


 학교선생 월급이면 괜찮은 집에서 재낼 줄 알았던 마틸다가 궁금하여 조심스럽게 왜 이렇게 형편이 없는 집에서 사느냐고 물어본다. 허니는 자신의 지난 어두웠던 과거와 현재의 입장을 이야기한다. 허니의 아버지는 의사였으나 어머니가 마틸다 2살 때 병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비극이 시작되었다 한다. 아버지는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고 있던 이모를 불러 어린 허니를 키우고 집안 살림을 하도록 부탁하면서 두 번째 비극이 시작되었다 한다. 5살 때 건강하던 아버지가 갑자기 의문의 죽음을 맞았고 이모가 집을 차지하고 어린 허니는 마치 하녀처럼 취급하며 조금 잘못한 일이 있으면 가혹한 벌을 주기도 하였다. 고통과 슬픔 속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Teacher's Training College in Reading과정을 거쳐 학교 선생이 되었다 한다.


 아마 예전 영국에서는 정식 사범학교나 교육대학교 이수 제도 이전에 가정학습을 통하여 교사를 양성하는 제도가 있었던 것 같다. 학교선생이 되어 이모에게 벗어나기 위해 용기를 내 짐을 싼 다음 집을 떠나겠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하고 나왔으나 이모는 그간 양육한 비용을 갚으라는 구실로 월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아주 적은 돈을 받아 살고 있다 하였다. 그래도 이모로부터 독립하여 행복하다고 한다. 마틸다는 허니 선생님에게 이모가 어디에 사는가 물었더니 조금 주춤거리다 학교교장 Trunchbull이라 하여 마틸다는 깜짝 놀란다. 마틸다는 어떻게 하면 선생님을 도울까 궁리하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능력인 염력으로 물체를 움직일 수 있어 이를 이용하기로 마음먹고 집으로 돌아와 아버지 몰래 시가 하나를 방으로 가져와 뚫어지게 바라보면서 움직이라는 암시를 주어 드디어 시가가 조금씩 움직이도록 하였다. 며칠 동안 꾸준히 연습한 다음 선생님에게 아버지와 이모, 셋이서 함께 살 때 서로 부르던 이름을 물어 보았다. 교장 Trunchbull은 Agatha, 아버지는 Magnus 그리고 Honey 선생님은 Jenny로 불렸다 한다. 오래 전 영국 초등학교에서는 교장선생님이 일주일에 한 두 시간 직접 수업시간을 맡는 관례가 있었던 같다. 그래서 교장이 맡은 수업시간에 마틸다는 염력으로 칠판에 다음과 같은 문장을 적는다.
 
Give my Jenny her wages
Give my Jenny the house
Then get out of here.
If you don't, I will come and get you
I will come and get you like you got me.
I am watching you Agatha.

 
제니에게 부려 먹은 대가를 주어라.
제니에게 집을 돌려 줘라.
그리고 여기서 꺼져버려.
만일 그렇지 않으면 내가 돌아와 너를 데려 가겠다.
내가 돌아와서 네가 나에게 했던 것처럼 너에게 해주겠다.
지켜보겠다. Agatha.

 
 분필이 저절로 움직여 자신의 잘못을 꾸짖는 걸 보고 교장선생은 기절하여 어느 학생이 물을 끼얹어 겨우 정신을 차렸다. 다음 날 Trunchbull 교장이 학교에 나오지 않고 사라져 부교장이 집에 가보니 교장은 자기 짐을 모두 가지고 달아나고 없었다. 다음 날 허니 선생은 변호사로부터 갑자기 그리고 의문스럽게 허니의 아버지의 유언장이 발견되었고 그 서류에 따르면 아버지의 죽음으로 집과 은행에 맡겨둔 많은 돈 모두가 허니에게 유산으로 돌아왔다는 말을 듣는다.


다음날 절차를 거쳐 허니 선생은 집을 되찾고 이사를 하여 행복한 생활을 시작하고 마틸다를 불러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마틸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허겁지겁 승용차에 중요한 짐을 꾸려 싣고 스페인으로 달아나기 위해 부산을 떨었다. 사실은 그동안 중고 자동차 매매를 하면서 고객을 속이고 불법행위를 한 일이 경찰에 알려져 곧 체포될 형편이었다. 허니 선생과 마틸다가 이 소식을 듣고 달려갔으나 마틸다 부모는 마틸다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마틸다는 여기서 살고 싶다고 하자 마음대로 하라고 하며 오빠만 데리고 마틸다를 남겨 두고 떠나버린다. 마틸다는 허니 선생과 함께 사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세상에 아무리 자신의 딸이 마음에 안 든다 해도 이사를 하고, 그것도 해외로 가면서 딸을 떼어 놓고 간다는 것과 어린애가 부모를 따라가지 않고 선생 집으로 간다는 게 조금 어이가 없다. 서양에서는 이런 경우도 가능한 일로 치부되는 것 같아서 조금 씁쓸한 생각이 든다.


 * 지금까지 내가 읽은 책 중에서 모르는 단어가 비교적 많이 나온 책 중 하나이다.


twaddle/잡담, 허튼소리  cook up/음모를 꾸미다  dotting/맹목적으로 사랑하는   delve/탐구하다, 파다  chrysalis/번데기  flick away/털어버리다  bunions/건막류  nimble/민첩한, 영리한, 재빠른 hanker after/갈망하다, 못내 그리워하다. mooch/어슬렁거리다 egg on/부추키다  diddle/편취, 낭비 fiddle/농락하다, 속이다   ruddy/붉은 혈색의, 좋은   rakish/멋진, 날씬한  splutter/중얼거리다 chasten/혼내다, 벌하다 wedge/끼어들다 bandish/휘두르다 throttle/억압하다  asinine/어리석은, 우둔한   gawd/=good  horrendous/무서운, 참혹한, 터무니없는  prodigy/천재, 신동   flitting/야반도주 epicure/미식가    limerick/5행시   sinewy/건, 힘줄   twill/능직   brogues/아일랜드 사투리, 방언barmy/머리가 돈, 이상한   bluebottle/금파리, 수레국화   bedbug/빈대   knicker/헐렁한 반바지 piffle/쓸데없는 말을 지껄이다, 잡담  brigand/강도   nigh/거의, 가까이에, 가까운  nitwit/바보, 멍청이 raffle/복권판매, 제비뽑기   fanny/그럴듯한 이야기, 엉덩이, 여성성기  intrigue/흥미를 끌다, 관심을 돋우다, 음모를 꾸미다, 음모, 밀통, 사건   simpering/선웃음을 짓다   simper/선웃음  sloppiness/단정치 못함   delinquents/비행의  drop-out/낙오자   in the fresh/일찍이   borstal/소년원  titchy/난장이  regal/즐겁게 하다  daft/어리석은  amiable/상냥한, 온화한  bog/소택, 습지  bogs/변소  raise welts/부어오르다  skulduggery/사기, 부정   blemish/결점, 손상   overawed/...을 유입하다   whisk/재빨리 내두르다  twit/힐난, 조소, 조롱   salami/(이) 소시지, 음경  plump/통통한   flabby/축 늘어진 rapier/쌍날의 칼 carbuncle/짙은 적갈색, 홍옥석, 뾰루지  pustule/농포, 사마귀  denizen/주민, 외래인


brigand/강도  rustler/활동가  suppurate/화농하다  filth/오물, 쓰레기  stole/steal 과거형  shrivell/줄어들다, 시들다=wither  implacable/무자비한, 달래기 어려운 cast/던지다, 뜨다, 기미=tinge castor-oil/피마자 기름, 아주까리 기름  replete/포악한, 가득한  comatose/혼수상태  swot/기를 쓰고 공부하다  swot at a english up/영어를 기를 쓰고 공부하다 distraction/오락, 주의산만, 방심 switch/작은 가지, 회초리, 전환, 변경, 여자마녀, 다리, 나이프  mull over/숙고하다 exploit/착취하다, 활용하다 newt/작은 도롱뇽  murk/암흑, 어둠  amphibian/양서류  whooper/엄청나게 큰 것  satchel/학생가방 tingling/들뜨게 하다  chap/놈, 목재 균열 peeve/짜증나게 하다, 속 타게 하다  peek/엿보기 peel/껍질 peep/엿보기, 엿보다, 삐악삐악  peer/응시하다, 친구  abandon/버리다, 단념하다, 방자, 방종 with abandon/거리낌 없이  indelible/지울 수 없는  tress/한 다발 땋은 머리  pockmark/마마자국  pixie/장난치는, 까부는  moron/바보, 얼간이  rant/큰소리치다, 고함치다, 꾸짖다  teeter/...을 동요시키다


own up/스스로   vouch/보증하다, 단언하다   flinching/주춤하다, 움찔하다  seraphic/거룩한, 맑고 깨끗한  bowel over/...놀라게 하다  precocious/조숙한   slack/물웅덩이  indefinitely/막연히, 애매하게 
snippet/단편, 작은 조각  ethereal/공기같은, 천상의  impertinent/무례한, 당치않은, 부당한  wurzel/비료용 사탕무, 비트  prostrate/엎드린   elate/기운을 북돋우다   bunk/침대, 잠자리에서 자다, 빼먹다, 도망가다, 도망  boot(영)/=trunk(미)


-조선일보 201조선일8년 6월 9일자 신문 내용


[이미도의 무비 識道樂] (72) If you're having fun, you're learning
발행일 : 2018.06.09 / 여론/독자 A27 면


 '정규 교육에서 호기심이 살아남는 건 기적이다. (It is a miracle that curiosity survives formal education).' 아인슈타인의 지적(指摘)입니다. 키워주기는커녕 되레 호기심과 창의성을 죽이는 암기 위주 교육의 폐해를 향한 비판이고요. 그가 십대 때 중퇴한 이유를 밝히는 말이기도 하지요. 이 대목에서 재미없는 교육 시스템을 우려한 교육철학자 로버트 허친스의 말을 떠올려 봅니다.'교육의 목적은 학생들 머리에 지식을 채워주는 게 아니라 그들이 사고(思考)하게 가르치는 것임을 잊어선 안 된다(It must be remembered that the purpose of education is not to fill the minds of students with facts... it is to teach them to think).' 삼십 세에 총장이 된 그는 시카고대학교가 명문대로 크도록 이끌었지요. 학생이 사고하게 돕는 게 창의력을 키워주는 교육이고, 그걸 위한 최고 방법은 '인문학 독서 교육 강화'라고 믿어 밀어붙였고요. 그의 헌신이 초석이 돼 시카고대학교는 지금까지 백 명에 가까운 노벨상 수상자를 냈지요.


 '마틸다(Matilda·사진)'는 그의 교육관이 밴 영화입니다. 여섯 살 마틸다는 '위대한 유산'을 탐독할 만큼 독서광입니다. 반면에 책을 백해무익하다고 여기는 부모는 딸의 왕성한 지적 호기심을 짓밟습니다. 교장은 더 가관입니다. '재미있으면 배우는 게 아냐'라고 외치는 엉터리 교육자여서 아이들 일과에서 재미란 재미는 죄다 빼앗기 일쑤입니다. '재미있게 배워야 진짜 배우는 것. (If you're having fun, you're learning)'임을 아는 마틸다가 반격에 나섭니다. 기발한 상상력과 초능력을 발휘해서. 원작은 로알드 달의 동명(同名) 소설입니다. 주입식 교육을 앞세워 입시 경쟁을 부추기느라 창의성을 키워줄 독서 교육은 뒷전인 교육 공무원들이 꼭 봤으면 좋겠습니다.


-이미도 외화 번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