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영문판)

<Number the Stars>를 읽고...

깃또리 2018. 9. 3. 09:35

<Number the Stars>를 읽고...
Lois Lowry
A yearling book


 평택시립도서관 가까운 곳에 중고서적판매를 하는 지하층 가게를 가끔 들어가 본다. 대부분 빈손으로 나오지만 한 달 전쯤엔 세 권의 책을 골라 가지고 왔는데 그 중 한권이 바로 이 책이다. 내가 책 더미를 헤치고 찾은 이 책은 표지에 눈에 익은 'Newbery Medal'을 받았다는 금박 원형표식과 책 제목보다 큰 저자 이름 Lois Lowry 때문에 책을 펴보지도 않고 주저 없이 손에 들었다. 인터넷 검색을 했더니 저자는 <The Giver>를 쓴 사람이었다. 사실 나는 이 책을 읽지는 않았지만 여러 곳에서 마주친 적이 있어 궁금하여 검색해보니 1994년 Newbery Medal을 받았고 선풍적인 인기를 얻어 10년이 지난 2014년까지 전 세계에서 천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라 한다. 저자는 같은 상을 1990년과 1994년 두 번 받은 셈이다. 검색하던 중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었다. <The Giver>는 우리말 번역으로 <기억의 전달자> 또는 <꿈 전달자>이고 <Number the Stars>는 <별을 헤고...>이다. 이 책의 전체 내용은 대략 이러하다.

 

 실제 역사적 사실로 덴마크의 국왕 Christian 10세가 1940년 나찌에 항복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며 저자의 후기에 따르면 1943년에 가공의 인물인 주인공, Annemarie이 살고 있던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과 북쪽 시골마을이 이 이야기의 배경이다. Annemarie의 아버지는 회사에 다니고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동급생 Ellen은 유대인으로 아버지는 학교선생이다. 덴마크 국왕은 군사력이 약하여 나찌와 대적할 수 없음을 일찍 간파하여 독일 나찌에 바로 항복하였다 한다. 그러나 덴마크 국민들은 국왕을 사랑하였으며 덴마크에 살고 있는 나찌가 박해하는 유대인을 보호하고 약 90%의 유대인이 덴마크에서 다른 나라로 탈출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한다. 소위 홀로코스트, 유대인 대학살을 피해 당시 중립국인 가까운 스웨덴으로 대량 탈출한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주인공, Annemarie와 친구 Ellen은 10살 초등학생이며 Annemarie은 11살 위인 언니 Lise는 18살 때 레지스탕스 지하모임을 마치고 나찌를 피해 도망치다가 차량에 치어 사망하였고 여동생 Kirsti는 여섯 살 초등학생이다. 나찌는 유대인 교회인 시나고그, Synagoge에서 유대인 주소와 인적사항 등이 기록된 자료를 가져가 대량 체포가 예상되자 Ellen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먼저 피신하고 Ellen은 Annemarie의 집에 맡겨진다. 그날 밤 나찌는 Ellen의 집을 급습하였으나 텅 비어있자 친하게 지내던 Annemarie의 집을 수색하였다. 두 딸은 머리털이 금발, Blond인데 Ellen의 검은 머리를 나찌는 수상히 여긴다. 사실 나찌가 들어오기 바로 전에 Annemarie은 Ellen이 목에 두르고 있던 다윗의 별이 달린 목걸이를 낚아채 손에 쥐고 있었다. 나찌의 의심에 Annemarie의 아버지는 언니 Leis가 어렸을 때 찍은 사진을 보여 주며 자기 큰 딸은 검은 머리였다 한다.

 

 그러자 나찌 병사는 Annemarie의 엄마를 보며 "From Milkman" 즉 우리말로 하면 우유 배달부와 사통하여 낳은 딸인가? 라며 빈정댄다. 아버지가 그런 불순한 태도는 고발 대상이라 하자 병사는 다시 "From the Rosens?"이라 한다. 다시 말하면 Ellen 가족과 친하게 지냈으니 Ellen의 어머니와 사통하여 낳은 애인가 하는 빈정거림이었다. 나는 이 부분을 읽고 서양 어린이는 태어날 때와 자랄 때 머리 털 색갈이 바뀌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아무튼 어려운 고비를 무사히 넘기긴 했으나 이 대목에서 사실성이 좀 떨어지는 점으로 같은 나이에 체격에 차이가 날 수는 있지만 동급생 Ellen을 11살이나 많은 언니로 설정한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이런 일 다음으로 Ellen을 부모들과 합류시킨 다음 탈출시키기 위해 어머니는 두 딸과 Ellen을 데리고 코펜하겐 북쪽 항구 도시 Helsingor를 향해 기차여행을 떠난다. 아버지까지 식구 모두가 여행을 떠나면 나찌가 수상하게 생각할 것 같아서 아버지는 집에 남는다. 사실은 이 항구도시 가까운 시골이 Annemarie 엄마 고향이고 아직 장가를 가지 않고 혼자 지내는 고기잡이 어부 외삼촌 Henrik이 살고 있으며 Ellen의 부모가 이 근처에 피신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Ellen의 부모를 포함하여 대여섯 명이 더 숨어 있었는데 이 유대인들을 보살피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Annemarie의 언니와 약혼까지 하여 형부가 될 뻔한 Peter Neilsen이다.

 

 Annemarie의 엄마 고향은 북해 해변으로 스웨덴 땅이 바로 가까이 보이는 곳이며 외삼촌의 고기잡이배가 있는 포구는 Gilleleje으로 어머니 고향 집에서 숲길을 걸어서 30~40분 정도 걸리는 곳이다. 유대인 탈출자들이 집에 모였을 때 나찌 병사들이 수상히 여기고 집에 들어왔으나 외삼촌의 고모가 돌아가셔서 집에서 장례 행사를 하고 있다고 둘러댔다. 이 부분에서 'hearse'와 'casket'이란 단어가 동시에 나온다.       나는 ‘coffin’까지 모두 세 단어가 죽은 사람을 넣는 관인 줄 알고 있었으나 hearse는 장례차 또는 관을 이동할 때 쓰는 관 받침대라는 것을 알았다. 또 한 고비를 넘기고  Annemarie가 맡은 어려운 심부름을 무사히 해낸 덕분에 Ellen 가족을 포함한 유대인들은 바다 건너 스웨덴으로 모두 안전하게 탈출한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은 <17. All this long time>으로 2년 후인 1945년으로 전쟁이 끝나고 Annemarie은 이제 12살이다. 전쟁이 끝나기 바로 전 레지스탕스인 Peter Neilsen이 유대인 탈출을 돕는 등 많은 일을 하다 결국 나찌에 붙잡혀 총살을 당한 이야기가 나온다. 죽기 전 그는 Annemarie의 언니 Lise곁에 묻어 달라했으나 나찌는 이를 거절하고 여러 사람과 함께 공동묘지에 묻어버린다. 한편 Annemarie는 숨겨두었던 Ellen의 목걸이를 아버지에게 보여주며 친구가 돌아 올 때까지 자신이 목에 두르고 있겠다는 문장으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책 뒤의 저자 후기, Afterword 에 이글을 쓰게 된 동기와 역사적 사실과 가공의 내용을 적었다. 실제 있었던 일 중 하나는 독일의 고위직 관리였던 G. F. Duckwitz는 유대인들이 집단 체포를 당하지 않도록 준비를 해야 한다는 말을 덴마크 사람에게 말했다 한다. 그래서 지금도 그의 무덤에는 수많은 유대인들이 꽃을 바치고 있다 한다. 또 저자는 레지스탕스 활동을 하다 21살에 처형된 실제 인물 Kim Mathe-Brunn의 이야기가 담긴 책을 읽고 이 책의 Peter Neilsen이란 인물을 설정하였다 하며, Mathe-Brunn이 처형되기 전 날 밤 그의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 일부분을 실었다.

"....and I want you all to remember-that you must not dream yourselves back to the times before the war, but the dream for you all, young and old, must be to create an idea of human decency, and not a narrow-minded and prejudiced one. That is the great gift our country hungers for, something every little peasant boy can look forward to, and with pleasure feel he is a part of- something he can work and fight for.

 어머니 꼭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어머니는 전쟁 전으로 다시 돌아가는 꿈을 버리시고, 단지 젊었을 때나 나이 들었을 때의 어머니의 꿈은 사람의 품위에 대한 이상을 구현하고 그리고 편협과 편견을 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조국이 갈망하고 어린 농부 소년이 바라던 그 어떤 위대한 선물입니다 그리고 그는 즐거운 마음으로 무엇인가를 위해 일 할 수 있고 싸웠던 한 사람의 일원입니다."

 

 레지스땅스 Kim Math-Brunn은 우리나라 사람의 이름과 성씨 그리고 발음까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혹시 오래 전에 코펜하겐으로 이주한 사람의 자손이 아닌 가 궁금하다.

 

 책 본문 중에 눈에 띠는 부분으로는, Annemarie와 Ellen이 학교 연극반 무대에서 미국 작가 마가렛 미첼이 쓴 <Gone with the Wind>를 연습하는 이야기와 모짜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 중의 <밤의 여왕, Night Queen> 에서 여왕 역을 Ellen이 하고 싶다는 대목이 나온다. 당시 덴마크에 이미 미국의 소설이 인기를 얻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 한 가지는 이 책을 읽기 전에 독일 땅에서 북쪽으로 돌출하여 북해에 둘러싸인 반도에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이 당연히 있는 줄 알았다. 그러나 덴마크는 북쪽으로 솟은 반도와 핀 섬, 셀란 섬, 이렇게 크게 세 부분으로 이루어진 나라이며 평소 생각과 달리 코펜하겐은 덴마크의 오른쪽 셀란 섬에서도 가장 오른쪽 해안에 위치하였다. 한 나라의 수도가 국토의 중심인 반도에 있지 않고 한편에 치우쳐 있는 섬에 위치하여 퍽 불편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이야기는 코펜하겐과 그 북쪽 헬징어 근처가 배경이고 Annemarie의 어머니가 두 딸과 Ellen을 데리고 고향 길을 걸어가면서 자신의 옛 이야기를 하는 대목이 인상 깊다. 특히, 나는 16년을 우리와 함께 했던 우리 집 강아지 <별>이가 올 봄 3월에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이 대목에 나오는 'Trofast'라는 이름의 Annemarie의 어머니가 좋아했던 개 이야기가 나와 더욱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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