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기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를 읽고...

깃또리 2018. 11. 1. 13:11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를 읽고...
오츠 슈이치 지음/ 황소연 옮김
21세기 북스
2016. 11. 11.


 서가에 오래 전부터 꽂혀있던 새 책이다. 나는 이런 종류의 책을 사지 않고 빌려보기 때문에 누군가로부터 선물로 받았나하여 겉장을 열어봐도 아무 흔적이 없다. 언젠가는 버려야 할 책일 텐데 새 책을 그냥 버리기 아까워 대강 읽어보았다. 저자는 말기 암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는

‘호스피스 전문의’로 1000명 이상의 죽음을 지켜 본 사람이라 한다. 죽음을 앞 둔 사람들의 후회하는 일들을 스물다섯가지 제목으로 정리하여 소개하였다. 사람은 불안전하기 그지없어서 매일 매 순간 잘못을 하고 후회를 한다. 더욱이 수십 년 세월을 산 다음, 죽기 직전의 후회는 말할 것도 없다. 결국 후회한다는 일은 잘못을 했다는 일이고 후회를 줄이는 일은 잘못을 줄이는 일일 것이다. 대부분 다 알면서도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그래서 이런 책을 읽어서라도 다시 일깨운다면 조금의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우리와 일본 사람은 다소 차이가 있으나 같은 동양권으로 문화도 비슷한 부분이 많아 읽는 내내 동질감을 느끼기도 하였다.


 첫 번째 후회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많이 했더라면'이다. 원래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했더라면'이었으나 일본 사람들도 우리나라 사람처럼 사랑한다는 말에 익숙하지 않아 대신 '고맙다'로 하였다 한다. 사실 한동안 '고미안'이란 말을 자주 쓰자는 사회운동도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뿐만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안녕하십니까? 라는 말을 자주 쓰자는 말이었다. 전적으로 동감한다.


 두 번째가 '진짜하고 싶은 일을 했더라면'인데 너무 광범위하다. 평생의 직업도 그렇고 하루하루 일상도 그렇다. 사실 진짜하고 싶었던 일이 분명하고 하고 싶었던 일이 분명하지 않았던 경우도 있다. 이제 새삼스럽게 내가 진짜하고 싶은 일이 무엇일까 생각해보지만 언뜻 떠오르는 일이 없다. 기껏 여행이지만 여행을 진짜하고 싶은 일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이 두 번째와 관련하여 책의 본문을 옮겨보았다.
 “당연한 사실이지만, 저마다 인생의 지향점은 다르다. 어떤 사람은 인내와 순종으로 평생을 보내는가 하면, 누군가는 하루하루 쾌락을 좇는다. 사실 각자가 느끼는 기쁨과 슬픔 역시 다르기 때문에 참고 인내하는 인생이 뭐든지 생각대로 저지르는 인생보다 불행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중요한 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방향대로 살아가는 것이다. 더 이상 자신을 속이는 짓을 그만두고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당신은 자신의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본 적이 있는가?

     혹시 지금 당신은 하고 싶은 말,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고,
     참고 또 참으면서 오직 타인을 위해
     한평생 희생하는 삶을 살고 있지는 않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내용이다. 지금부터라도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세 번째가 '조금 더 겸손했더라면' 일본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겸손하다고 생각하는데, 아직도 자신들이 덜 겸손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네 번째가 '친절을 베풀었더라면'


5. 나쁜 일을 하지 않았더라면
6.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려고 노력했더라면
7. 감정에 휘둘리지 않았더라면
8. 만나고 싶었던 사람을 만났더라면
9. 기억에 남는 연애를 했더라면
10. 죽도록 일만 하지 않았더라면
11. 가고 싶은 곳에 여행을 떠났더라면
12. 내가 살아온 증거를 남겼더라면
13. 삶과 죽음의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했더라면
14. 고향을 찾아가 보았더라면
15.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었더라면
16. 결혼을 했더라면
17. 자식이 있었더라면
18. 유언을 미리 염두에 두었더라면
19. 자식을 혼인시켰더라면
20. 내 장례식을 미리 생각했더라면
21. 건강을 소중해 생각했더라면
22. 좀 더 일찍 담배를 끊었더라면
23. 건강할 때 마지막 의사를 밝혔더라면
24. 치료의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했더라면
25. 신의 가르침을 알았더라면


 상당부분 나와 전혀 관계없는 항목도 있고 적다보니 다시 의미가 전해지는 항목도 있다. 또 몇 가지는 실행에 바로 옮겨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마침 몇 가지는 내가 이미 실행하고 있는 부분도 있어 흐뭇한 생각도 든다.  죽기 직전에 인생이 눈 깜짝할 순간에 지나갔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아! 삶이 장구하고 눈앞의 죽음이 오히려 편안하다.'라 생각하는 사람도 의외로 많았다는 말이 정말 그럴까? 아직 죽어보지 않아서 누구나 잘 모르는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