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기

<로드 클래식, 길 위에서 길 찾기>를 읽고...

깃또리 2018. 7. 31. 10:41

<로드 클래식, 길 위에서 길 찾기>를 읽고...
고미숙 지음
북드라망
2017.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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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저자 고미숙이 쓴 자신의 소개를 옮겨 보았다. “고전 평론가, 1960년 강원도 정선군 함백 출생. 가난한 광산촌에서 자랐지만 공부를 지상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부모님 덕분에 박사학위까지 무사히 마쳤다. 대학원에서 훌륭한 스승과 선배들을 만나 공부의 기본기를 익혔고 지난 10년간 지식인 공동체 ‘수유+너머’에서 좋은 벗들을 통하여 ‘삶의 기여’를 배웠다. 덕분에 강연과 집필로 밥벌이를 하고 있다. 2011년 10월부터 ‘수유+너머’를 떠나 ‘감이당’과 ‘남산강학원’에서 활동하고 있다. ‘감이당’은 ‘몸’, ‘삶’, ‘글’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인문 의역학 人文 醫易學’을 탐구하는 ‘밴드형 콤뮤니타스’다.”


 1960년 출생이니 이제 57세이고, 내가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을 2003년 읽었으니 14년 전 일이다. 이 책을 시작으로 이후 16권의 책을 썼으니 1년에 한 권도 더 쓴 셈이다. 대단한 필력을 지닌 여성 학자이다. 그러고 보니 나는 우연히도 고미숙의 첫 번째 책을 읽고 이제 가장 최근 펴낸 책을 읽은 셈이다. 첫 번째 책에 비해 글 쓰는 방법이 크게 달라진 점이 몇 가지이다. 첫째는 자신의 지식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이 드러나고, 두 번째는 동양의학, 사주 명리학, 역학 등의 지식을 쌓아 이 분야의 지식을 책 여러 곳에서 발견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해서인지 구어체로 쓰면서 ‘하여’, ‘그야말로’, ‘해서’ 등 추임새를 자주 아니 조금 심하게 썼다. 또한 ‘짝퉁’, ‘헐~’, ‘맨붕’, ‘밀당’ 등 비속어도 자주 보인다. 그러나 나는 특히 서문격인 <책머리에>와 <디지털과 노마드 -길 위에서 ‘길’ 찾기>라는 제목의 16페이지 <프롤로그> 내용이 퍽 마음에 들었다.


 <2008년 가을, 그리고 그 이후>라는 소제목으로 하여 “모든 기억은 원천적으로 날조다. 스스로에 거는 주술이요 판타지다. 사건은 끊임없이 흘러가는데 나의 시선은 한곳에 머무르려고 하기 때문이다. 뒤늦게 사건들이 흘러가 버렸음을 깨닫고 소위  ‘진실’을 뒤 쫒지만 늘 뒷북이요, 변죽이다. 아, 그렇다고 절망할 것까진 없다. 이런 식의 날조와 뒷북이야말로 삶의 대가이자 인간의 숙명이므로 어쩌면 인간이란 사건과 기억, 주술과 진실 사이의 ‘밀당’을 즐기는 존재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밀당 속에서 문득 예기치 않은 ‘길’들이 출현하기도 한다. 이 책을 통해 내가 하고자 하는 작업도 그렇게 출현한 ‘길’들 중 하나이다.” 저자는 우리의 삶은 길 위에서 이루어지고 삶의 지혜도 길에서 얻어진다 하였다. 이리하여 이제 고전의 반열에 드는 여섯 편의 문학작품 속에 나타난 길을 하나하나 탐색하고 이로부터 얻은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있다.


 1부는 자신의 전공이나 다름없는 박지원의 <열하일기>이다. 연암 박지원은 1780년, 지금부터 237년 한양을 떠나 압록강을 건너고 만주 요동벌판을 지나 지금의 북경인 연경에 갔으나 건륭황제가 별궁 열하에 조선 사신들도 오라는 명령으로 힘들게 열하를 다녀왔다. 5개월 3천리에 달하는 긴 여정을 기록한 ‘열하일기’야 말로 기행문학의 백미로 간주되고 있다. 더욱이 연암은 많은 책을 읽은 박식한 학자이며 당시의 글쓰기 방식을 혁신하여 ‘문체반정, 文’體反政‘이라는 말을 낳게 한 인물이다. 조선 5백 년 동안 임금을 폐하고 다른 사람을 왕으로 세운 소위 쿠데타가 ‘인조반정’과 ‘중종반정’이라는 역사적 사실인데 여기에 정치와 관계없는 글에 관한 반정이라는 말은 오직 박지원에게만 해당된다.


 2부는 <서유기,西遊記>, 
 3부는 <돈키호테, Don Quijote de La Mancha>,

 4부가 <허클베리핀의 모험, Adventure of Huckleberry Finn>,

 5부가 <그리스인 조르바, Zorba the Greek>,

 6부가 <걸리버 여행기, Gulliver's Travel>이며 마지막에 덧붙인 <에필로그>는 위의 책을 쓰게 된 이야기와 함께 자신의 여행을 연결 지어 이야기 하였다.


 나는 개인적으로 <그리스인 조르바>를 퍽 재미있게 읽고 깊은 인상을 받았는데 고미숙은 다른 관점으로 자신의 생각을 적어 같은 책을 읽었어도 사람마다 관점이 크게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