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기

<사무엘 울만과 청춘>을 읽고...

깃또리 2018. 7. 23. 13:00

<사무엘 울만과 청춘>을 읽고...
마가렛 E. 암브레스터 저/ 윤덕순 역
삶과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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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2년 쯤, 지금은 기억나지 않지만 어느 경로를 통해 사무엘 울먼의 '청춘'이란 우리말 번역으로 된 시를 알게 되었고 시를 읽는 순간 깊이 공감하여 적어 두고 틈이 나면 다시 읽기를 거듭하였다. -그 뒤로 이 시를 <청춘 또는 젊음>으로 번역하는 걸 알았다.-  얼마 후 사무엘 울먼의 <젊음, Youth>이란 영문 시와 우리말 번역을 보았는데 시라 할 수도 있고 짧은 에세이라고도 하였다. 또 시간이 흐른 다음 이 시를 맥아더 장군이 좋아하였다는 내용을 읽었으며 이와 관련한 이야기는 이러하였다. 맥아더 장군이 야전 사령관으로 어느 곳에 집무실을 마련하면 항상 의자 뒤 벽에 링컨과 조지 와싱톤 대통령의 사진을 걸고 그 사이에 사무엘 울먼의 '젊음, Youth'을 붙여 놓았다 한다. 일본 점령군 사령관으로 도쿄에서 일할 때도 마찬가지였는데 장군을 면담하러 왔던 일본 경제인들이 이 글을 읽고 깊이 감동하였다 한다. 당시 일본의 어려운 입장에서 힘이 되는 글이었고 점령군 사령관이 좋아하는 글이어서 더욱 호감을 가졌으리라 추측된다. 아무튼 이 경제인들이 주축이 되어 <청춘, 젊음, Youth>을 좋아하는 모임까지 만들었다는 내용을 어디선가 읽은 것 같다. 또 다른 사실로 정작 맥아더 장군은 이 글을 누가 썼는지 몰랐고 단지 어떤 사람으로부터 전해받고 좋아했다는 말도 있었는데 너무 오래되어 내 기억도 흐릿하다.
 
 어찌 되었든 누가 좋아해서라든가, 누가 썼다는 것을 떠나서 인생을 살아가면서 지침이 되고 세월이 흐르면서 더욱 새롭게 느껴지는 보석과 같은 글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마침 지난 주 도서관 서가를 지나치다 이 책이 눈에 띄어 반가워 뽑아 들었다. 책 내용은 마가렛 E. 암브레스터라는 여성이 쓴 사무엘 울먼의 전기를 윤덕순 씨가 우리말로 번역하였다. 원래 1977년 번역본 초판을 내고 일부를 수정하여 2007년 개정판을 냈다. 역자는 60세에 1차 번역본을 70세에 개정판을 펴냈는데 사무엘 울먼의 삶과 시에 감동을 받고 그 정신으로 노년의 나이를 잊고 용기를 얻어 번역본을 냈다고 밝히고 있다. 하긴 사무엘 울먼은 이 시를 78세에 썼다 하니 이 시가 주는 감동이 더욱 빛을 내고 있다. 번역자는 울만의 삶을 깊이 이해하기 위해 그의 고향과 활동지역을 1997년, 1999년, 2007년 세 번에 걸쳐 방문하였으며 울먼을 아는 생존한 관련 인물들을 만나보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한다. 책 전체를 읽기에는 너무 시간이 많이 걸리고 울만의 삶 전체를 다 알고 싶은 생각까지는 없어 그가 남긴 'Youth' 시에 관련한 부분만 읽었으며 아울러 역자와 전기를 쓴 사람 그리고 울먼의 소개를 간단히 요약해본다. 관심이 많은 사람은 이 책을 구하여 읽어 보시기 바란다.
 
*역자: 윤덕순(1940~ 충남출생)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1963년/동 행정대학원 졸업/1967~1999 한국은행 인력개발실장 역임
1999~현재 지방의회 발전연구원 상임고문
미국/일본의 유명 대학 및 기관 방문 수학

 

*저자: 마가렛 잉글랜드 암브레스터

 

샘 헉스 대학 졸업/벤더 빌드 대학원 졸업
앨라배마 대학교 역사학 미국사 조교수
사무엘 울만 기념관장
 
*사무엘 울먼의 생애는 책 앞의 <역자 서문>의 일부를 그대로 옮겼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울먼은 미국보다 일본에서 더욱 잘 알려지고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았다. 그래서 역자 서문 뒤에 일본에서 발행된 <미야자와 씨의 영어판 서언>도 흥미 있는 이야기여서 또한 그대로 옮겼다.
 
 "독일 헤칭겐에서 유태인으로 태어나 초기 성장기를 보낸 후 열한 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주하여 미시시피 포트 깁슨에 정착했다. 아버지가 운영하는 육류 판매점에서 점원으로 일하면서 공부한 뒤 남부군의 병사로 남북전쟁에 참가하였다. 울먼은 25세에 나체쓰로 이사하여 2년 후 결혼하였으며 사촌과 함께 직물, 잡화, 농산물 상점을 운영하고 유태 교회에서 헌신적으로 봉사했다. 또한 시의회 의원으로서 또는 시 교육원 감찰위원회 위원으로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그는 40세에 앨라배마 버밍햄으로 이사하는데 이곳에서 생애의 끝까지 40년을 산다. 버밍햄에서 펼치는 그의 활동과 생활은 실로 활발하고 열정적이었다. 그는 철물 회사를 경영하는 한편, 토지 회사의 사장으로 근무하고 은행일도 관여하였으며 실년(노년)에는 생명보험회사의 영업 지부장으로 활동했다. 부유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참으로 놀라운 그의 족적은 직업을 넘어 지역공동체와 유태교의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일했다. 교육위원으로 18년 동안, 시의원으로 겸직하며 동물학대 방지회와 시민단체, 봉사단체에도 참여하면서 유태교회의 회당장이었고 생활 속에 일어나는 일을 시로 썼으며 논리 정연한 주장을 담은 글을 썼다."
 
<미야자와 영어판 서언>
 
 "1945년 12월에 <리더스 다이제스트> 지는 이 시를 게재하였고 극동 연합사령관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이 책상 가까이에 이 시의 사본을 간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 무렵 일본의 사업가 오까다 요시오는 동 <리더스 다이제이스트> 한 부를 사서 읽다가 이 시를 읽고 깊이 감동했다. 그는 이 시를 일본어로 번역하여 길 안내를 하는 격려자로서 그의 사무실에 전시했다. 많은 오까다의 친구들은 그 시를 읽고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다. 동시는 신문과 잡지를 통하여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일본의 구석구석에서 특히 지식인 사회 내에서 평판이 좋았다. 널리 퍼진 인기의 향유에 대한 부분적인 이유는 번역의 탁월이다. 심원한 인생철학을 터득하고 문학적 재능을 부여받은 고결한 인격자인 오까다 요시오는 이 시를 아름답고 영혼을 고무하는 일어 번역문으로 옮겨놓았다. 사무엘 울먼의 <청춘>은 인생의 진리를 비추며 그의 숭고한 절규는 사람의 본성을 감동시킨다. 나는 일본과 캐나다의 합작 모험 기업인 토판무어주식회사의 설립이라고 하는 책임이 많은 일에 종사하여 바쁘게 지내던 중 1965년에 처음으로 이 시와 우연히 마주쳤다. 친구 하나가 이 시를 나에게 소개하였다. 나는 한 번 보고 즉각적으로 이 시의 미와 심원한 전언에 매혹되었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과 나눌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었다. 1985년에 <청춘회>가 도쿄에서 결성되었다. 이것은 북쪽의 홋카이도로부터 남쪽의 오키나와에 이르기까지 일본 전역에 있는 각계각층에서 나온 150개 회사 회원과 1,800명의 개인 회원 조직이다. 그것은 어떠한 정치적, 종교적 또는 상업적 성질을 띤 회가 아니다. 그것은 청춘의 정신을 찬양하고 사무엘 울먼의 시에 감명 깊게 제시된 인생의 기쁨과 희망을 공유하며 서로서로 공감하기 위하여 만나는 사람들의 조직일 뿐이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의 유린을 겪은 이후 완전히 재건되었다. 나는 사무엘 울먼의 시 <청춘>이 고무하는 전언을 가지고 일본인의 마음을 떠받침으로써 이 과정에서 일익을 담당했다고 믿는다. 확실히 사무엘 울먼이라는 이름은 그의 고향 주 앨라배마라는 이름과 함께 일본의 구석구석까지 울린다 하는 것은 온당하다. 나는 사무엘 울먼을 추고 하여 깊이 이를 데 없는 감사와 존경을 바치며 앨라배마대학교 출판부가 이 매우 가치 있는 출판으로 모든 점에서 성공을 거두기를 바란다. -1992년 일본 동경에서 미야자와 지로
 
울먼의 원래 글과 맥아더 장군이 지니고 있던 글이 약간 다르다. 우선 원문을 옮기고 이어서 역자의 설명과 함께 맥아더 장군이 지녔던 시를 옮겨보았다.
 

Youth

 

 Youth is not a time of life; it is a state of mind; it is not a matter of rosy cheeks,
red lips and supple knees; it is a matter of the will, a quality of the imagination,
a vigor of the emotions; it is the freshness of the deep springs of life.
 
Youth means a temperamental predominance of courage over timidity,
of the appetite for adventure over the love of ease. This often exists
in a man of sixty more than a boy of twenty. Nobody grows old merely
by a number of years. We grow old by deserting our ideals.
 
Years may wrinkle the skin, but to give up enthusiasm wrinkles the soul.
Worry, fear, self-distrust bows the heart and turns the spirit back to dust.
 
Whether sixty or sixteen, there is in every human being's heart the lure
of wonder, the unfailing child-like appetite of what's next, and the joy
of the game of living. In the center of your heart and my heart there is
a wireless station; so long as it receives messages of beauty, hope, cheer,
courage and power from men and from the Infinite, so long are you young.
 
When the aerials are down, and your spirit is covered with snows of
cynicism and the ice of pessimism, then you are grown old, even at
twenty, but as long as your aerials are up, to catch the waves of
optimism, there is hope you may die young at eighty.
 
청춘은 인생의 한 시기가 아니고 그것은 마음의 한 상태이다.
그것은 장밋빛 볼, 붉은 입술 그리고 유연한 무릎의 전유물이 아니고,
그것은 의지의 전유물, 상상의 품질 정서의 활력이다.
그것은 인생의 여러 깊은 샘으로부터의 신선 함이다.
 
청춘은 용기의 겁약에 대한 기질적 우세를,
모험 희구의 안일 애호에 대한 기질적 우세를 의미한다.
이것은 흔히 20세의 소년보다도 60세의 사람에게 더 많이 존재한다.
아무도 연령의 수만으로 늙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의 이상을 버림으로써 늙는다.
 
연령은 피부를 주름지게 할는지 모른다.
그러나 열정을 포기하는 것은 영혼을 주름지게 한다.
근심, 공포, 자기 불신은 가슴의 기를 꺾으며 넋을 소멸시킨다.
 
60세든 16세이든 모든 사람의 가슴에는 경탄의 마음을 끄는 인자,
다음에 오는 것에 대한 한결같은 어린이나 갖는 희구,
그리고 생활 경기의 즐거움이 있다.
당신과 내 가슴의 가운데에는 무선 전신국이 있으며,
그것이 미, 희망, 격려, 용기 그리고 힘의 전언(메시지)을 사람들로부터
또한 조물주로부터 받아들이는 한, 그만큼 오랫동안 당신은 젊다.
 
안테나가 낮아서 당신의 넋이 냉소주의의 눈(雪)과 비관주의의 얼음으로 덮여 있을 때,
그때에는 당신은 20세라도 늙었다.
그러나 당신의 안테나가 높아서 낙관주의의 주파를 붙잡는 한,
80세라도 젊은 기상으로 죽을 수 있는 희망이 있다.
 
* 역자 주 : 원서에는 없으나 다음에 실은 영문 시는 맥아더 장군의 도쿄 집무실 벽에 <언제까지나 젊음에 머무는 방법, How to stay young>이라는 제목으로 작자를 명기하지 않은 채 걸려 있었던 개작 변형된 <청춘>의 영어 전문이며 1942년 4월에 루이스 2세라는 이가 액자를 만들어 맥아더 장군에게 증정했다고 전해진다. 루이스 2세는 누구이며 개작자가 누구인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이 변형된 시는 울만의 <청춘>을 압축 요약한 듯한 구절도 포함하고 있다. 변형은 동일한 전언을 담고는 있으나 원작과 거리가 있으며, 마지막 연은 현저히 울만의 것이 미치지 못한다.
 
Youth

 

Youth is not a time of life;  it is a state of mind; it is not matter of rosy cheek,
red lips and supple knees; it is a matter of the will, a quality of the imagination,
a vigor of the emotions; it is the freshness of deep springs of life.
 
Youth means a temperamental predominance of courage over timidity,
of the appetite for adventure over the love of ease. This often exists in
a man of sixty more than a boy of twenty. Nobody grows old merely by
a number of years. We grow old by deserting our ideals.
 
Years may wrinkle the skin, but to give up enthusiasm wrinkles the soul.
Worry, fear, self-distrust bows the heart and turns the sprit back to dust.
 
Whether sixty or sixteen, there is in every human being's heart the lure of
wonder, the unfailing child-like appetite of what's next, and the joy of the
game of living. In the center of your heart and my heart there is a wireless
station; so long as it receives message of beauty, hope, cheer, courage and
power from men and from the Infinite, so long are you young. 
 
When the aerials are down, and your sprit is covered with the cynicism
and the ice of pessimism, then you are grown old, even at twenty, but as
long as your aerials are up, to catch the waves of optimism, there is hope
you may die young at eighty. So long as your heart receives messages of
beauty, cheer, courage, grandeur and power from the earth, from man and
from the infinite, so  long you are young.
 
When the wire are all down and all the central place of your heart is
covered with the snows of pessimism and the ice of cynicism, then you
are grown old indeed and may God have mercy on your soul.
 
<젊음>

 

젊음은 인생의 한 시기가 아니고, 정신의 상태이다. 젊음이란 장미 빛 볼이나
붉은 입술 그리고 나긋나긋한 무릎이 아니며, 젊음이란 의지, 상상력 활발한
감정의 문제이고 인생의 깊은 샘으로부터 나오는 신선 함이다.
 
젊음이란 나약함을 누르는 기질적으로 뛰어난 용기, 편안함을 누르는 모험적 성향을 뜻한다.
이런 성향은 20세의 소년보다 60세의 남자가 가지기도 한다. 아무도 단지 세월에 따라
늙는 게 아니다. 우리들은 우리의 이상을 버릴 때 늙는다.
 
세월은 피부에 주름을 만들지만 열정을 포기할 때 정신의 주름이 만들어진다.
근심, 두려움, 자기 불신이 마음을 굴복시키고 영혼을 먼지로 변하게 한다.
 
60세이든 16세이든 모든 인간의 마음속엔 호기심에 대한 끌림, 다음엔 무엇일까 하는
끊임없는 어린이와 같은 성향, 그리고 살아가는 게임의 즐거움을 지니고 있다.
 
당신과 나의 가슴속엔 무선 전신국이 있다. 그 무선전신국이 아름다운 희망, 즐거움, 용기,
그리고 인간과 신으로부터 힘을 수신하는 한 당신은 항상 젊다 할 수 있다. 당신의 가슴이
세상과 인간  그리고 무한함으로부터 아름다움, 즐거움, 용기, 장엄함 그리고 힘을
받아들이는 한 당신은 젊은이이다.
 
안테나가 내려지고 그리고 당신의 가슴 한 복판이 비관의 눈(雪)과 냉소의 얼음으로 덮이면
그때 당신은 늙는 것이고 당신의 영혼에 신의 자비가 내려질 것이다.

다시 읽어도 오래전 감동이 변하지 않는 좋은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