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영문판)

<Interpreter of Maladies>를 읽고...

깃또리 2018. 6. 14. 12:51

<Interpreter of Maladies>를 읽고...
Jhumpa Lahiri
A Mariner Original. Mariner Books
2017. 08. 15.


 <Interpreter of Maladies>은 줌파 라히리의 아홉 편의 단편이 실린 책의 영어판 제목이고 이 책에서 세 번째 실린 단편이기도 하다. 대개 책에 실린 작품 중 하나를 단편집의 제목으로 삼는데 작가가 가장 선호하거나 아니면 출판사에서 여러 가지 고려를 하여 작가의 의도와는 다르게 책 제목을 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 번역본 제목을 고를 때 아마 '질병'이라는 부정적 어휘가 책 판매에 도움이 되지 않아 <축복받은 집>으로 했으리라 추측을 해 본다.

 

 줌파의 소설 대부분이 인도, 콜카다와 미국 로드 아일랜드 두 곳을 배경으로 쓰여 졌는데 이 작품도 인도계 미국 이민 2세 부부가 두 아들과 딸을 데리고 인도를 관광하며 인도 안내원과 사이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다. 3인칭 소설로 주인공은 관광 안내인이자 통역자인 인도인 카 파시 씨이다. 줄거리를 이해하기 위해 등장인물 소개를 먼저 해본다. 카파시씨는 46세로 젊은 시절 외국어를 공부하여 외교관이나 고위인사 통역자로 사람과 사람, 국가와 국가 사이의 분쟁을 이해하여 충돌을 막는 일을 하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독학(self-educated)으로 여러 나라 말을 공부하였다. 영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포르투갈 어, 이탈리아 어 뿐만 아니라 인도 지역어인 힌디어, 벵갈어, 오리야어를 습득하였으며 '구자라티 어'는 자신의 언어였다. 그러나 실제 직업은 영어 선생이었으며 첫아들이 일곱 살 때 장질부사에 걸려 많은 병원비가 들었고 당시 선생 월급으로 병원비를 감당키 어려워 병원을 드나들며 알게 된 의사의 제안으로 의사의 통역사가 되었다. 여기서 의사의 통역사란 인도 같은 넓은 나라에 있을 수 있는 직업이다. 즉 인도는 다민족, 다 언어 국가로 지역마다 상당히 다른 언어를 사용하여 의사와 환자 사이에 의사소통을 위해 통역사가 필요한 나라라 한다.

 

 그래서 카파시씨는 '구자라티' 어를 쓰는 환자를 위한 통역사였다. 영어 선생보다 수입이 많았으나 남는 시간을 이용하여 영어권 관광객을 위한 안내원으로 일한다. 관광객 Das 부부는 미국에서 태어난 인도계 2세로 남편 Raj와 Mina 그리고 두 아들과 딸인데 카파시씨는 운전수 겸 안내원이자 통역이다. 줌파의 소설을 보면 대부분 등장인물이 교수 거나 학교 선생들로 여기서 Raj도 고등학교 선생이며 Mina는 28살로 어릴 때부터 Raj와 이웃하여 살아 친구로 지내다 일찍 결혼하여 30이 되지 않은 나이에 9살, 8살 그리고 6살의 아이들을 두었으니 대학교에 다닐 때 출산을 한 셈이다.

 

 젊은 아내 Mina는 남편과 사소한 일로 말다툼(bicker)하고 무기력(languid)한 여성으로 나온다. 여러 정황으로 보면 양가 부모 사이에 상호 약속된 그리고 피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일찍부터 남자 친구와 사귈 겨를도 없이 남편밖에 모르고 지내다 결혼하였으며 젊은 나이에 세 아이들을 키우느라 만성 피로를 겪으며 자신의 정체성도 잃고 지낸다. 더구나 순간의 일탈로 누구와 상의할 수 없는 자신만 간직하고 지내는 비밀이 있어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카파시씨가 자신이 환자의 통역이나 하고 있는 대수롭지 않은 일을 하고 있다고 하자 Mina는 "But so romantic"이라 하며 관심을 가지고 여러 질문을 한다. 사실 지금까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자긍심도 없고 특히 아내가 '의사 보조원'정도로 자신을 낮춰보는 태도에 기가 죽어지내는 카파시씨는 Mina의 관심과 자신에 대한 높은 평가에 고무된다. 더구나 함께 찍은 사진을 미국에 돌아가서 보내주겠다 하며 주소를 알려 달라하여 자신의 주소를 적어 주었으며 앞으로 이 여자와 친하게 지낼 수 있다는 가능성으로 여러 가지 환상을 갖는다. 더구나 부부 사이가 원만하지 않게 보여서 더욱 희망을 키운다. 즉 이 부부가 "The bickering, the indifference, the protracted silences"인 상태여서 더욱 그러하였다.

 

 이때 남편이 아이들을 데리고 차 밖으로 나가 카파시씨와 Mina 단 둘이 있게 된 자리에서 Mina는 묻지도 않은 둘째 아들의 출생 비밀을 고백한다. 즉 지금은 인도에 살며 크리스마스 카드를 주고받는 정도인 남편 친구가 일주일 집에 함께 지내던 8년 전 어느 날 이 남자와 한 번의 정사로 둘째가 태어났으며 남편은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 하였다. 이 예상치 못한 이야기에 Mina와 단순히 멋진 일을 상상하던 카파시씨는 왜 자신에게 이런 말을 하느냐 묻자 "For God's sake, stop calling me Mrs. Das. I'm twenty eight. You probably have children my age." 라 한다. 나는 이 대목에서 속으로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카파시씨가 얼마나 황당해했을까? 비록 나이 차이가 나지만 그간 혼자 갈망하던 꿈이 사라지는 말이었을 것이며 Mina는 이어서 "I told you because of your talents."란 말을 하는데 당신은 고통도 통역해 주는 재주도 가지고 있다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단편의 마지막 페이지는 이런 문장으로 끝을 맺는다.

 

"She reached into her straw bag, this time for her hairbrush, and began to run it around edges of the translucent visor. When she whipped out the hairbrush, the slip of paper with Mr. Kapasi's address on it fluttered away in the wind. No one but Mr. Kapasi noticed. He watched as it rose, carried higher and higher by the breeze, into the trees where the monkeys now sat, solemnly observing the scene below. Mr. Kapasi observed it too, knowing that this was the picture of the Das family he would preserved forever in his mind."
 
*찾아 본 단어
 
bicker/말다툼하다, 번쩍거리다, 빛나다 translucent/반투명 flex/구부러지다. 수축하다. 오므리다 torso/허리통 chafe/비벼서 녹이다. 벗겨지다, 쓸려서 벗어지다. reach back/기억을 더듬다 slouch/엎드려다, 구부리다 assiduously/근면한, 부지런한 affinity/취미, 기호, 유사, 친척 contract/병에 걸리다 typhoid/장질부사 barter/물물교환, (명예, 지위)를 팔다 exorbitant/엄청난, 터무니없는 protracted silence/장기적 침묵 fritter/과일 튀김 graham/현맥 batter/반죽 unencumbered/부담 없는 jumble/뒤죽박죽 edifice/대규모의 건물 languid/나른한, 무기력한, 귀찮은 languish/약해지다, 시들다, 그리워하다, 고생하다 languor/무기력, 우울, 시름 amulet/부적 plummet/추, 낙하, 수직으로 떨어지다 defile/종대 delirious/무아지경, 황홀함 gait/걸음걸이 intimidate/무서워하다 unintimidated/무서워하지 않다 welt/(매, 채찍) 자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