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기

To Have, To be. (소유냐 존재냐)를 읽고...

깃또리 2004. 5. 30. 10:50

소유냐 존재냐 To have or To be

에릭 프롬

최혁순 옮김

2004. 2.

 

 

 

 몇 년전에 직장 후배로부터 에릭 프롬의 " Art of Love 사랑의 기술" 이란 책을 선물 받았다.

당시 나는 에릭 프롬이라면 대표저서인 <소유냐 존재냐>를 쓴 철학자로 알고 있었고 아직 그 책을 보지 않은 형편에 후편에 속하는 사랑의 기술을 읽는다는게 순서가 아닐 것 같아 읽기를 미루었다. -후에 안 사실이지만 프롬은 사랑의 기술을 쓴 다음에 소유냐 존재냐를 썼음.

 

 3 년전쯤 소유냐 존재냐를 구해 읽어 보기 시작하였으나 문장차체가 이해가 곤란하여 읽기를 중단하고 말았다. 다시 한달 전에 이 책을 빌려 읽었으나 역시 마찬가지로 몇 번을 읽어도 무슨 의미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 다시 중단하고 다른 책을 읽다 약간의 오기 비슷한 기분이 들어 2주 전에 빌려 세번째 읽기를 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인내심을 가지고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다시 읽기를 시도하며 일부 이해되는 부분은 요약을 하면서 읽기를 마쳤다.

 물론 한꺼번에 읽은게 아니고 다른 책을 보다가 다시 펼쳐 보는 방식으로 수차례 읽기와 중단을 거듭한 셈이다.

 이번에 정확하게 알게 된 사실은 나의 역량 부족에도 다소 원인이 있기도 하지만 역시 번역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결론지었다.

 지금까지 번역서에 대한 읽기의 어려움을 그냥 나의 역량 부족으로만 치부하였는데 작년에 읽은 번역관련 책을 몇권 읽었던 기준에 비추어 보면 우리나라의 외국 서적 번역수준이 뒤떨어졌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사례라고 보았다. 오죽하면 노벨 문학상도 우리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번역 불비로 보는 경향도 있을 정도이다.

 

 예를 들면 건축공학관련 번역서도 전문가가 읽어 보면 적절치 못한 용어사용이라라든가 매끄럽지 않은 표현등이 눈에 거슬리지만 그래도 어리짐작으로 이해하고 넘어 가지만 인문서적 특히 인간의 심리나 정신사유등 추상적인 표현과 세계를 다루는 철학관련 문헌은 더욱 번역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그러나 부분적으로 공감이 가고 이해된 내용을 요약 정리하여 시일이 지나고 나서도 이 휼륭한 역저의 내용을 재음미하고자 한다.

 

 처음 일본 단가 시인 바쇼와 영국 계관시인 테니슨의 시를 비교하였다.

바쇼는 울타리 밑 냉이꽃을 무연히 바라보기로..., 테니슨은 암벽의 꽃을 뿌리채 뽑아...,로 존재와 소유로 대비하였으며 독일의 대 문호 괴테의 글엔 "꺾으려다 뿌리채 파내어 정원에 심는..., 조금은 바쇼와 테니슨의 중간적인 세계관을 보여주고 있다.

 어느 면에서는 동양자연주의 사상과 서양 자연정복주의 사상의 극단적이 비교라고 할 수 있다.

 

 에릭 프롬은 우리 인류의 언어에서 명사가 늘어 나고 동시에 추상동사 어휘가 명사화 하는 현상 즉, 과정이나 능동 표현은 소유할 수 없고 단지 경험임에도 불구하고 소유형태로 사용이 늘어나고 있음에 주목하고 있다.

예를 들면  " 나는 괴롭습니다.또는 나는 괴로워 하고 있습니다.'

                " 나는 걱정거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 나는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 나는 불면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 나는 당신에 대한 사랑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존재의 요소는 과정, 운동, 경험의 개념이며 소비는 소유의 한 형태로 소비는 현대인에게 불안을 제거하는 행위로 인정된다. 결국 존재=소유=소비 의 형태로 변했다고 본다. 또한 현대 소비주의의 주된 대상은 자동차, TV, Sex, 여행, 여가활동으로 불활성이며 수동성인 활동에 속한다.

 

에릭 프롬은 일반인의 일상생활에서 존재양식과 소유양식에 대한 비교를 아래와 같이 하고 있다.

1.학습

1) 소유양식 : 수동, 보존.

2) 존재양식 : 능동, 생산, 반응, 자극, 관심(Interests)

Inter-Esse 라틴어 "속에 있다"

 

2. 기억

1) 소유양식 : 기계적, 논리적, 노트 기록, 두뇌퇴화.

2) 존재양식 : 자유연상, 자연스러움, 두뇌활성.

 

3. 대화

1) 소유양식 : 방어, 공격.

2) 존재양식 : 포용, 교환.

 

4. 독서

1) 소유양식 : 결과, 과정무시, 스토리 소유, 통찰력 심화 실패.

2) 존재양식 : 저자와 대화, 내적참여, 호기심, 생산적.

 

5. 권위의 행사

1) 소유양식 : 자질 상실, 권위유지

2) 존재양식 :

 

6. 지식의 소유와 인식

1) 소유양식 : 나는 지식을 가지고 있다.= 더 많이 아는 것

2) 존재양식 : 나는 알고 있다. = 더 깊이 아는 것

 

* 불타, 유태예언자, 예수, 마이스터 에크하르트, 프로이트, 칼 마르크스 등의 인물을 존재양식을 설파한 사람으로 인정하였다.

 

7. 신념

1) 소유 : 신- 우상(소유 가능)

2) 존재 : 신념을 가지고 있다.( X )  신념으로 산다. ( O )

 

8. 사랑- 추상 개념

1) 소유 : 폭력, 정복, 독점, 약탈, 지배, 감금,

2) 존재 : 사랑, 해방, 공유, 수여, 해방, 용서,

결혼 : 사회적 편의, 관습, 경제적 이해

          사랑에 빠졌다는 말은 모순 사랑은 능동적인 행위이므로 빠진다는 수동표현은 틀린 표현이다. 그러나 너무 흔하게 사용하고 있다. 즉 사랑을 소유형태로 인식하는 잘못을 하고 있다.

부모 : 사랑이란 이름으로 자식에 대한 소유, 지나친 관심 또는 무관심을 나타낸다.

 

* Meister Eckhart (1260?~1327) 독일 신학자, 신비주의 창시자, 사상가

사람은 자기가 무엇을 "해야" 하느냐 보다 자기가 무엇 "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윤리이론- 생산적인 내적 능동적인 상태

 

소유양식의 붕괴 징후

 

1. 가부장제도 붕괴 : 여성의 지위 대등구조

2. 부모의 자식에 대한 지배구조 붕괴

3. 성혁명

 

 "나는 O 을 가지고 있다." 라는 말은 주체인 나와 객체인 O가 동일화를 의미한다. 즉 이런 관계는 죽은 관계가 된다.

 기존사회에서 Sex 의 억제는 인간 의지를 꺾는 의도이며 원시사회는 금기에 해당하지 않고 존재의 표현양식이었다. 현대의 성은 이와 반대로 소유의 표현으로 인식되고 있다.

 인간의 욕구는 억제되고 특히 사회의 대리지로 가정에서 교화, 보수, 징벌이 이루어지며 적당한 이데올로기로 포장되어 사람들은 마치 의지데로 살고 있다고 착각하여 의지의 조작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곤란한 의지에 속하는 것은 Sex 이다.

 도덕적, 건강사이란 근거로 비난되고 억제되고 있으며 원시사회에서는 탐욕이 배제되고 Sex 의 즐거움은 "존재"의 표현이었다.

 소유양식이 지탱하는 요인으로는 사람이름, 재산등이며 언어는 소유양식을 강화시키는 수단이 되고 있다.

 Sex 에 대한 에릭 프롬의 진술을 직접 옮겨 본다.

" 자연은 성행위에서 즐거움을 나누어 갖는 이른바 원형- 혹은 상징- 을 창안했지만, 경험으로서의 성행위는 반드시 나누어 기진 즐거움은 아니다. 행위자들은 흔히 너무나 자기도취적이고, 자기중심적이고, 소유욕이 강하기 때문에 단지 동시적 쾌락이라고는 할 수 있지만 나누어 가진 쾌락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그러나 다른 관점에서 자연은 소유와 존재의 차이점을 덜 모호한 상징으로 제시하고 있다. 남근의 발기는 완전히 기능적이다. 남성은 발기를 재산이나 영속적인 자질처럼  '소유' 하지는 않는다 (얼마나 많은 남성들이 그것을 '갖기'를 원하는지는 누구나 추측할 수 있는 일이지만).

 남근은 남자가 흥분상태에 있는 한 그의 흥분을 일으킨 사람을 욕구하는 한 발기상태에 '있는' 것이다. 만일 이런저런 이유로 어떤 것이 이 흥분을 방해하면 남자는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다른 거의 모든 종류의 행동과는 대조적으로 발기는 속일 수가 없다.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가장 탁월한 정신 분석학자 중의 한 사람인 조지 그로데크는 남자는 결국 단 몇 분 동안만 남자일 뿐 나머지 대부분의 시간은 어린아이라고 논평하곤 했다. 물론 그로데크의 이 말은 남자의 전체적 존재가 어린아이가 된다는 뜻이 아니고 많는 남자들이 자기가 남자임을 증거로 내세우는 바로 그 측면만을 가리킨 것이다."

 

여기에 한가지 덧붙여,

기쁨 : 존재와 함께 오는 빛 고원

쾌락 : 절정의 경험, 내려오는 슬픔

Sex 의 기쁨= 사랑+육체- 접촉

 

종교

 

 성 아우구스티누스 는 로마의 역사를 강도단의 역사로 간파하였으며 영웅은 소유, 착취로 순교자는 존재, 공유의 대상으로 보았다. 또한 가부장제도는 최초의 정복행위이고 정의, 조건부 사랑인 반면 모성은 무조건적 자비, 동정으로 대비하여 구분하였다.

 

 에릭 프롬은 올림픽은 이교도의 축제로 강자의 축제이며 상혼에 물든 추악한 제전으로 보고 있으며 유럽, 미국의 역사도 정복과 착취, 제압, 권력으로 얼룩진 역사로 보고 있다.

 

현대인

 

 현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현대인은 시장적 성격으로 인격이 배제되고 유대가 결여된 오직 물건, 친구, 애인까지를 포함하여 소비를 위한 위안, 자기 위신의 표상으로 간주하고 있다.

 순전히 과학적이고 소외된 지성적 인간의 예로 "종의 기원"을 쓴 다윈의 자서전을 들었다.

다윈이 30세 이전에는 시, 음악, 회화에 관심과 흥미를 가졌었으나 본격적인 연구활동을 하면서 취미의 상실=행복의 상실=인간성의 상실으로 커다란 기계가 된 느낌이었다는 술회를 들고 있다.

불타, 에크하르트, 마르크스, 슈바이처 같은 인물들은 신이 없는 종교, 소유지향의 포기, 형이상학적 외의론, 동정과 인간적 연대의식을 가진 것이며 특히 슈바이처는 불교에 매료되었었다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되었다.

 독일의 작가 슈마허가 쓴 <작은 것이 아름답다 Small is beautiful.>은 세계적으로 많은 파장을 일으켰으며 무제한의 성장은 유한한 세계에 적합하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미국의 폴 에를리히와 앤 에를리히는 이 세상의 변화를 위한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인간 태도의 극적, 적극적, 급속한 변혁이 요청 된 다고 역설하고 있다.

또한 변혁의 방법으로 불타가 말한 4성재를 들고 있는데,

1. 문제점의 인식

2. 원인 분석

3. 해결 방법 인정

4. 방법제시

를 들었는데 이는 일반적인 문제 해결의 단계가 이와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현상파악- 본질추구- 대책- 목표설정 과 동어반복이다.

 

관료제 사회의 비극

 

 나치 독일의 "아이히만"을 예로 제시하였는데, 자기의 양심은 거림낌없을 뿐이며 단지 규칙과 명령에 따랐다고 하며 자기의무에 충실하였음을 주장하였다고 한다. 살아 있는 사람이 숫자로 나타재기 시작하면 관료는 철저한 잔인한 행동을 가능하다고 보았다. 관료적 태도는 도처에서 발현 되는데, 의사, 간호원, 교사, 교수, 남편, 어버이 들에게 모두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존재적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제안으로...

 

1. 산업광고, 정치적 선전의 세뇌적 방법 금지.

2. 빈부격차 해소

3. 연간 보증수입 조장-기본 생존권 보장

4. 가부장제 폐지- 6천년전부터 서서히 강화 된 것으로 판단

5. Sex 에 대한 죄의식에서 해방

6. 문화회의 구성

7. 정보보급 체계 확립

8. 과학적 연구의 산업, 방위 분야 응용 방지

9. 핵무기 폐기

 

 에릭 프롬은 인간은 타고 나면서부터 악한게 아니고 환경의 압력으로부터 가치관 타락이 이루어졌으며 이기심을 이타심으로 변화시켜야만 이 세상은 희망의 세계를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소유의 나라에서 "존재의 나라" 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