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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버지 박지원"을 읽고... (1737, 영조 13,~1805, 순조 5) 참우리 고전 1. 돌베개 박종채 지음, 박희병 옮김. 2004.3.
고미숙의 "열하일기,~ "를 읽고 대강 알고 있던 연암 박지원에 대한 깊은 인상을 받았는데 책 말미에 연암의 둘째 아들 박종채가 쓴 아버지 박지원에 대해 한문으로 된 글을 한글로 옮긴"나의 아버지 박지원"을 읽기를 추천하여 이 책을 손에 들게 되었다. 옮긴이 박희병은 서울대 인문대학 국문한 교수로 각 페이지마다 아래에 나오는 각주를 읽다 보면 뛰어난 학자임을 알 수 있었다. 하기야 필생을 한문학과 국문학에 열정을 바쳤으니 당연한 일이긴 하다.
아무렴 특히 조선시대에서 아버지의 흠이 있다손 치더라도 어떻게 자식이 이를 드러내게 될 수 있겠는가!
내가 이 책을 읽고 의아하게 생각한 점은 연암선생은 마음만 먹으면 과거에 어느 때라도 응시하여 합격을 할 수 있는 자격과 실력을 구비하였고 주변에서도 임금님을 비롯하여 많은 사람이 과거 응시를 희망하였고 응시하면 당연히 장원까지도 바라 볼 상황이었는다. 특히 정조 임금 같은 분은 어떻게 해서라도 박지원을 과거에 합격시켜 요즘 말로 하면 재야에서 제도권으로 편입시켜 휘하에 두고 싶어 했는데 이를 초연히 물리치고 나이 50이 되어서야 음직으로 벼슬길에 나아가 지금으로 치면 큰 면의 면장(현감)과 읍장( )그리고 마지막으로 박지원이 가장 높은 지위에 오른 게 군수(양양부사) 자리를 맡은 게 전부이다. 조선시대에 과거를 거치지 않은 사람은 아무리 재주가 많고 학식이 풍부해도 벼슬을 할 수 없고 음직이라 하여 가문의 공으로 벼슬길에 나아가는 것인데 이는 어느 한계가 있었다 한다. 양양부사도 음직으로는 특별대우의 자리였다고 한다. 박지원이 벼슬길에 나아간 것은 살림이 궁핍하여 응했다 하는데 그때라도 마음만 먹으면 과거를 응시하면 되었고 가끔 나이 50 넘어서도 과거에 응시하여 합격한 사람이 있었는데 박지원은 끝까지 과거에 응시하지 않고 음직으로 벼슬살이를 한 사실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형편이 이런 정도였으나 그래도 워낙 그의 글이 재미있고 파격적이면서도 기품이 있고 새로우면서도 근본을 따르고 날카로우면서도 정감이 흐르며 깊은 통찰력으로 미래를 내다보는 문장을 썼기 때문에 한번 그의 글을 마주하면 그 매력에 빠져 나오지 못하였다 한다. 당시 조선 지식인들은 멸망한 명나라를 아직도 잊지 못하고 당시의 중국 청나라는 오랑캐라 하여 면종복배하는 형편이었으나 앞을 내다 보고 백성을 생각하였던 박지원은 실사구시, 이용후생의 기본적인 사상 위에 명나라의 뛰어난 문화적 유산은 물려 받아야 하지만 번성하는 청나라의 신문물은 받아들여 제도, 관습, 기술 등을 우리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지극히 실리적인 생각을 한 인물이었다. 연암의 성격은 너무나 강직하고 금전에 청렴한 사실은 대대로 내려온 가문의 전통이었으며 불의에 굽힘이 없다보니 모함을 받는 일이 자주 있었다 한다. 즉 그는 조금은 융통성이 없는 원칙주의자에 해당하였고 너무나 뛰어나다 보니 시기와 질투를 받은 셈이다.
옛날의 천재들은 동서양을 불문하고 다재다능하였는데 연암선생연암 선생 또한 예외가 아니어서 그림도 뛰어나 어느 모임에서 죽은 아무개가 보고 싶다는 말이 나오자 그 자리에서 종이와 붓으로 그 사람을 똑 같이 그려 모여 앉은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다 한다. 당시 양반은 그림을 감상하고 논평은 하였지만 그리지는 않았으므로 만일 연암 선생이 그림을 그렸더라면 상당한 실력을 나타냈을 것으로 생각한다. 중국 여행 시 선물 받은 중국 악기도 몇 번 들어 보고 바로 그 자리에서 연주를 하였다고 하며 관찰력도 뛰어나 중국에서 보고 온 새로운 기구와 건축기술을 귀국 후 그대로 본떠 만들고 시행하기도 했으며 풀, 꽃, 곤충들이 모습이나 움직임도 수시간 관찰한 다음 그들의 생태를 알아보기도 하였다 한다. 밝은 달이 뜬 날은 하염 없이 달빛 아래 거닐기도 하고 눈 내리는 날은 방문을 열고 오래오래 깊은 생각에 잠기기도 한 로맨티스 트였다고도 한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그 시대 문인으로써 다른 사람과 달리 시를 많이 짓지를 않아 겨우 50수를 남기고 있는데 이는 당시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며 이와 관련하여 북학파였으며 "북학의"의 저자 박제가는 이런 말을 했다 한다.
"예로부터 훌륭한 글은 얻어보기 어려운법, 연암의 시를 본 사람이 몇이나 될까? 우담바라 꽃 피고 포청천이 웃을 때 그때가 바로 선생께서 시를 쓸 때, "
라 하여 선생의 과작에 대한 의견을 표현하고 찬탄하고 있다. 역시 당대 대단한 문장가 이덕무도 "황하가 100년에 한 번 맑아지는 일"에 비견하며 연암의 글을 추켜세우기도 하였다. 나와 같이 글쓰기와는 한참 떨어져 있고 더구나 국문학과는 거리가 멀어 감히 논할 입장이 못 되는 사람도 귀담아 들어 볼 연암의 글쓰기에 대한 원칙의 일단을 여기서 엿볼 수 있다.
글쓰기의 4가지 어려움 바꿔 말해 글을 잘 쓰려면,
1. 학문을 갖추고, 2. 공정하고 밝은 안목을 갖추고, 3. 자료를 총괄하는 역량을 갖추고, 4. 분명하고 명쾌한 판단력을 갖추어야 한다.
말을 바꾸어 표현하면 재주, 학문, 식견. 이 셋을 갖추어야 좋은 글이 나온다는 평범하고 진리에 가까운 얘기가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다는 말이다. 연암을 글쓰기는 지금으로 보면 철저한 사실주의, 독창성과 자주성, 풍자와 해학 골계를 아우르는 당시로는 사대부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문체였기 때문에 결국 시대를 앞서간 천재가 겪는 아픔을 고스란히 안고 간 셈이다. 중년에 연암은 중국과 우리나라 책에 공통적으로 다 같이 실려 있는 관련 사실을 하나로 묶어 총서 叢書로 꾸미려는 원대한 계획을 세우고 목록부터 작성하였다 한다. 이름하여 삼한 총서 三 韓叢書인데 약 175권이나 되는 방대한 규모이며 일부는 망실되어 목록만 남았으나 하여튼 이런저런 사정으로 목록만 정리하여 놓고 손도 대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였다. 인명 해설 난에는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생몰년대와 벼슬 등 간단한 소개가 나와 있는데 약 150명으로 여기에 다산 정약용 선생의 이름을 비롯하여 다산의 형 동생인 정약종, 정약현 등이 모두 빠져 있어 의문을 더해주고 있다.
후기에서 박종채는 연암 문고 16권, 열하일기 24권, 과농소초 15권 이 아직 간행되지 못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조선시대 관련 책을 보다 보면 많은 벼슬이름이 나오는데 나는 정식으로 공부를 하지 않아 단편적인 상식만 가지고 있어 이번 기회에 자세히 벼슬 관련을 알아보았다. 하긴 조선 500년이란 긴 세월에 벼슬 호칭이나 제도가 바뀌어서 일정하지는 않지만 일단 조사된 대로 적어 본다.
공경대부: 3공 9공 3공-영의정, 좌우정, 우의정 - 정 1 품 9공-6조 판서, 좌우 참찬 2명, 한성판윤(서울시장) 1명. - 정 2 품 대부 : 아마 몇 품 이상의 관직에 올라 있는 직위를 말하는 것 같다.
외직: 지방관리 내직: 한양에서 근무하는 관리. 단, 개성유수, 광주유수, 강화유수, 수원유수 등은 지방이지만 내직으로 간주하였던 같다.
내직
의정부 : 영의정, 좌의정, 우의정 - 정 1 품. 6조 판서 : 이조, 호조, 예조, 병조, 형조, 공조. - 정 2 품 6조 참판 : - 종 2 품 3사 : 언관직으로 사헌부, 사간원, 홍문관을 말함.
승정원 : 도승 - 정 3 품 의금부 : 판사 -법 집 - 종 1 품 사헌부 : 대사간 -감찰(감사원) - 종 2 품 사간원 : 대사간 -간쟁 - 정 3 품 홍문관 : 대제학 - 고문역 :홍문관은 옥당이라고 함 - 정 2 품 춘추관 : 지사 - 역사 관리 - 정 2 품 한성부 : 판윤 - 한양 수령(서울시장) - 정 2 품 ------------------------------------------------------------ 포도청 : 포도대장
숭문원 : 교린 업무 승정원 : 왕명 출납
판서, 참판(차관), 참의, 참지, 좌랑... 판윤, 부윤(부시장)
외직
관찰사=감사 : 8도 후에 13도 수령 - 8 도 수령 -종 2 품 부윤 : 전주, 경주, 개성, 함흥, 평양, 의주 등 - 주요 거점지역 수령령 - 정 3 품 유수 : 강화, 개성, 광주, 수원, 춘천 등 - 한양 주변 주요 지역 수령 - 종 2 품 목사 : 진주, 광주, 충주 등 - 관찰사 아래 각 목 수령 - 정 3 품 부사 : 동래, 양양, 강릉, 북청 등 - 약간 큰 지역 도호부 수령 - 종 3 품 군수 : 청도, 면천, 김포, 옥천, 영천, 금천 등- 약간 작은 지역 수령 - 종 4 품 현령 : 경산 - 큰 현 수령 - 종 5 품 현감 : 안의, 경산, 음성, 울진, 포천, 언양, 진천, 언양, 태인 등 - 작은 현 수령 - 종 6 품 봉사 : - 종 8 품 참봉 : 최하위 벼슬 능 관리, 원 종친부, 동령부, 봉상시, 내의원 관아 근무 - 종 9 품
양반 :
동반 : 문반으로 정 1품에서 정 9품 서반 : 무반으로 종 1품에서 종 9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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