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인생 성공 단, 십, 백.

깃또리 2005. 7. 15. 16:43
오늘 아침 '고도원의 아침편지' 제목이 "인생 성공 단십백"이었다.

내가 어릴 때 숫자 단위를 배우면서 까먹지 않으려고 '단,십,백,천,만,억,조,경'을 소리쳐 외우고 끝으로 '안경' 이라고 우스개로 말하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단'이라 말하기보다 '일,십,백,천....'으로 말하는 편이라서 오랜만에 '단,십,백....'을 눈으로 읽으니 문득 어릴적 기억이 새롭게 떠오른다.

 

 그런데 내용을 읽어보니 기분이 슬슬 나빠진다. 왜냐면, 분명 얼마전 내가 읽은 책 장영희교수가 쓴 <문학의 숲을 거닐다.>에 나온 내용을 말하는데 난 이 책에서 이런 내용을 읽었던 기억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틀림없이 책에 나와 있으니 고도원의 아침 편지에서 인용했을텐데 내가 무심코 지나치고 읽었던지 아니면 읽었지만 잊었을 것 같아 당시엔 꼼꼼히 읽었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상황을 맞으니 분한 기분이 들고 책 읽기가 무의미하게도 느껴진다.

 하기야 파트리트 쥐스킨트가 오죽하면 나 같은 고민에 빠져 "깊이에의 강요"라는 책에서 이런 사실을 푸념했을까!

 

그래도 책 읽기의 즐거움을 버릴 수는 없다. 이 세상에 달콤하고 환상적인 유혹도 많고, 스릴 있는 게임도 많지만 아무리 마셔도 물리지 않는 밋밋한 물처럼 자극적인 맛은 없어도 어느때 마셔도 시원하게 목에 넘어가는 물과 같이 책 읽기는 한번 맛을 들이면 뗄 수 없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그럼 "인생 성공 단,십,백," 이 무슨 말이냐 하면,

 한평생 살다가 죽을 때 한 명의 진정한 스승과, 열 명의 진정한 친구, 그리고 백 권의 좋은 책을 기억할 수 있다면 성공한 삶이라는 뜻이란다.

 

옳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나에게 진정한 스승이 한 사람이라도 있었는가?

진정한 친구가 열명이 되는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백권의 기억할 만한 책이 있는가?

새삼 뒤돌아 보니 진정한 스승은 아직이고, 열명의 진정한 친구 아무래도 열명에서 한참 모자라는듯 하다. 마지막으로 그나마 백권의 책은 그럭저럭 그간의 책 읽기를 취미로 했던 덕분에 가까스로 채워지는듯하여 다행이며 마지막 하나인 <백 권의 기억할 만한 책>의 목록을 알차게 하도록 열심히 읽어야 겠다고 생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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