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Beer Bie’re Bier Birra 창해 장루이 스파르몽, 장클로드 콜랭, 크리스티앙 드글라
2005.
우리가 자주 마시는 맥주를 이제는 서양술이란 의미인 양주라고 부르지도 않지만 사실 그 기원을 따져 정확히 말하면 위스키, 꼬냑, 보드카처럼 양주에 속한다. 그런데 이 맥주의 기원이 고분벽화를 통해 고대 이집트라 하기도 하고 더 시기를 거슬러 올려 메소포타미아 시기라 주장하기도 한다. 인류 최초의 법전이라는 지금부터 약 3800년 전의 바빌론의 함므라비 법전에 맥주 제조법이 나왔으니 실로 맥주의 역사가 유구하며 또 다른 관점에서 지금 프랑스에 해당하는 같리아지역에서 현재 맥주와 비슷한 제조법을 사용하였던 보리음료인 세르부아즈라는 음료를 ‘액체의 빵’ 으로 부르며 음용하였고 이런 사실은 이 지역을 평정한 카이사르 시저의 <갈라아전기>에도 나온다 하니 2000년 전에 이미 맥주 마시는 일이 일반화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한가지 흥미있는 사실은 고대 로마인들은 고대 프랑스인과 고대 게르만족이 좋아하던 이 보리음료 마시는 걸 흉 보았다는데 당대 세계 최고의 문화민족에 속하는 로마인과 그렇지 못한 민족 사이의 문화의 차이라 생각 되지만 이런 일을 비추어 보아도 사실 "문화란 우열이 없고 단지 차이만 있을 뿐이다"라는 말이 새삼 떠오르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어떤 발명품이나 고안물이 어느 한곳에서 시작 되기 보다 여러 지역에서 자연 발생적으로 나타나 발전을 거듭하는 경우가 많은데 맥주 역시 유럽대륙을 중심으로 시작하여 오늘날의 맥주로 거듭 났으리라 생각한다.
현재 일반인들이 알고 있기로는 위스키는 영국, 정확히 말하여 스코트랜드와 아일랜드이고 포도주와 꼬냑은 프랑스, 스페인 그리고 맥주는 독일이 원조라고 한정 지어 생각하는 사람이 많으나 실제로 영국에서 포도주가 프랑스에서도 맥주가 오래 전부터 만들어졌으며, 맥주의 원조 논쟁에 들어가면 벨기에, 네델란드, 체코슬로바키아, 덴마크 등이 독일을 결코 뒤지지 않을 정도라 한다. 또한 세계최고품 맥주를 뽑는 유럽의 연례 콘테스트에서도 네덜란드의 하이네켄이 가장 여러 차례 우승하여 자타가 인정한 최고급 대중 맥주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맥주의 소비면에서도 대개 독일로 생각하는데 사실은 일인당 소비에서 체코슬로바키아가 1위이고 다음이 독일, 덴마크,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벨기에, 영국 순이다.
그러나 다양한 맥주의 생산으로는 벨기에를 따를 수 없다. 왜냐면 독일은 맥주의 다양성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는데, 이름하여 1516 년 바이에른의 빌헬름 4세가 발표한 "맥주 원료 순수령" 이란 오랜 전통을 고집스럽게 지켜오기 때문이다. 즉, 맥주 제조에서 맥아, 물, 홉 이외의 재료를 쓰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러나 최근 독일에서도 맥주제조 과정의 마지막 단계에서 조금 가미하는 설탕으로 과연 독일 맥주라고 해야하는 논쟁이 오랫 동안 법정싸움으로 비화하다가 결국 소량의 설탕을 섞어도 맥주라는 공식 판정을 최근 받았다.) 이에 반하여 벨기에는 일정량의 여러가지 과즙을 첨가하기도 하고 알코홀 비율도 달리하여 다양한 취향의 사람들 입맛을 맞추어 가히 맥주의 천국이라 할만하다. 그러고 보니 10 여년전 부룻쉘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어 벨기에가 자랑하는 포도주와 맥주의 중간 맛이 나는 색다른 맥주를 마셨던 기억은 지금도 새롭다.
현재 맥주는 중동지역 일부나라를 제외하고 세계 각국에서 생산하고 마시는 가장 국제적인 음료로 우리들은 술의 범주에 넣지만 Beverage라는 우리말로는 "마실것" 에 해당하는 음료로 간주한다. 각 나라마다 내세우는 맥주가 있는데 영국엔 기네스북이라 부르는 " Guinness Book of Records" 을 출판하였기도 한 기네스회사에서 생산하는 영국의 자존심이라고도 하는 흑맥주인 Guinness 기네스가 있다. 기네스 맥주는 18세기 아일랜드에서 탄생한 흑맥주이며, 1951년 기네스 맥주의 경영주였던 Sir Hugh Beaver 휴 비버경이 사격대회에 참가했다가 유럽에서 가장 빠른 경주용 새(the fastest race Bird)가 어느새인지 다른 사람과 열띤 논쟁을 벌이다가 이를 계기로 여러 논쟁거리를 잠재울 수 있는 기록에 관한 내용을 모은 책을 발간하여 자기 맥주를 파는 술집부터 비치하였는데 이 책이 인기가 높아져 이제는 별도의 회사를 만들어 책을 출판하여 세계적인 기록관련 책이 되었다.
네델란드는 하이네켄을 자기 나라의 대표 맥주로 자랑하고, 덴마크의 칼스버그, 벨기에의 호룰스, 중국의 칭따오, 필리핀의 산 미구엘, 미국의 밀러, 버드와이져, 쿠어스, 칼스버그 ,멕시코의 코로나와 필스너 우르겔 일본의 기린 , 삿뽀로, 아사히 , 독일의 헤닝거, 이스라엘의 O.K.등이 자기나라의 대표적인 맥주 브랜드로 여기고 있다. 사실 미국의 버드와이져는 체코 지명에서 유래한 체코에서, 칼스버그는 덴마크에서 건너갔기 때문에 미국 맥주는 밀러와 쿠어스라고도 할 수 있다.
이집트의 맥주는 20 년전 3 년간 본인이 근무하면서 약간 흙냄새 비슷하면서 쓴맛을 남기지만 그래도 맛이 훌륭하고 가격도 부담이 없어 자주 마시던 큰 별이 레이블에 그려진 스텔라(stella)였다. 처음에 무심히 보다 어느날 사전을 찾아보니 stella는 "별"의 형용사 였으며 귀국후 얼마 후에 현대자동차에서 중형승용차 이름으로 스텔라가 나와 남모르게 반가웠던 적이 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그 동안 조금 틀리게 알고 있던 새로은 사실을 알게되었다. 즉, 맥주거품이 많이 나도록 맥주를 유리컵에 따를 때 처음부터 힘차게 따라야 한다고 믿고 있었는데 실은 컵을 조금 기울이고 병 주둥이가 컵의 안벽에 닿을 듯 말듯하게 반쯤 따르다가 컵을 세우고 컵 가운데 따르면 거품이 가장 많이 일어 난다고 한다. 거품은 보기에도 멋있어 맥주의 꽃이라 하며 탄산가스 이탈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여 나는 오래 전부터 맥주의 거품을 좋아했다. 그런데 대부분의 영국사람은 거품을 싫어하고 반대로 독일사람은 좋아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점도 나라마다 취향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일랜드 더불린에서 생산 되는 기네스는 그냥 마시면 거품이 없는데 외국인을 위한 수출용에는 병이나 켄 내부에 콜크나 합성수지 작은 덩이가 있어 흔들면 거품이 일도록 배려하였기 때문에 다음에 이런 맥주를 마실 때 확인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나는 한동안 생맥주는 Draft Beer, 흑맥주는 Black, Dark, Black. Stout, Guinness(사실은 상품명)로 영어 표기하는 줄 알고 있었는데 흑맥주에 "Porter" 라는 단어가 더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으며 여기서 재미 있는 사실은 영국의 런던에서 짐꾼들이 즐겨마셔서 이런 맥주 이름이 탄생하였다 한다. 이 맥주는 상면발효로 만들어져 알콜 함량이 5~7%로 약간 독하여 영국 서민이 좋아하는 맥주라 한다. 같은 영국이라도 여러 부분에서 잉글랜드 지역과 정서가 다른 스코틀랜드에서 생산되는 Ale 에일 은 상면발효로 생산하는 쓰고 진한 맛이 나며 원래 네델란드와 북 프랑스에서 생산을 시작하였으나 지금은 영국에서 주로 생산하며 미지근하게 하여 마시는 음주 특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영국에서는 약 7 만개의 Pub 이 있는데 점심을 거의 먹지 않는 습성을 가진 영국인을 위해 간단한 요기거리도 팔기도 하고 퇴근 후에 삼삼오오 모여 그날의 피로를 풀며 좋아하는 사람들 끼리 어울려 즐거운 대화를 나누는 그 지역의 사교에서 중요한 위치를 가지는 장소라 한다. 매년 5000개의 Pub을 선정하여 일반인들에게 소개하는데 영국에서 생산하는 에일을 주로 판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맥주 브랜드로 사용하기도 하는 Lager 는 독일에서 주로 생산하는 약하고 알콜 함량이 적은 맥주인데 같은 독일도 북부는 쓴맛이 강한 " Pils 필스" 를 마시는데 원래는 체코슬로바키아의 보헤미아 지방인 플제니란 도시에서 만들기 시작하여 이런 명칭이 생겼으며 지금은 맥주의 한 종류로 부르기도 한다. 사실 Lager 란 단어도 저장, 숙성이란 일반 명사였는데 지금은 맥주 제조 방식을 말하기도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오비맥주에서 브랜드화한 경우이다. 그러나 독일 남부 지역으로 내려 갈 수록 약한 종류의 맥주를 좋아한다고 하는데 어느 나라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더운 지역에선 알콜 함량이 낮은 술을 마시는게 비슷하다. 독인내엔 1269개의 맥주공장이 있어 다양하고 특색있는 맥주가 생산 되어 맥주가 워낙 다양하여 한마디로 규정하기 어려운 형편이라 한다.
국내에서 맥주집 상호로 사용하는 Hof 는 사실 영어가 아니고 독일어로 안마당, 안뜰, 농가라는 의미이다. 1970년 말 다른 나라에서는 생맥주가 인기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생맥주 판매 관리 잘못과 일반인의 인식부족으로 그러지 못하는걸 안타까워하던 동양맥주에서 생맥주란 이런 것이다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동숭동에 직영점(지금은 비어할레로 간판을 고쳐달았음)을 차리고 먼저 자사 직원들을 필두로 광고와 선전을 하였다. 이때 내건 간판이 OB Hof 였는데 반응이 좋아 직영 2호점이 을지로 두산빌딩 지하에 그리고 3호점이 논현동 두산빌딩에 열었다. 당시 가히 폭발적인 인기에 편승하여 여기저기 같은 이름을 한 맥주가게가 나타나고 지금은 생맥주집의 대명사처럼 알려지고 있어 심지어 생맥주 한잔하러 가는 것을 호프 한잔하자고 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아직도 Hof를 잘 모르거나 관심 없는 사람은 맥주 원료인 hop 과 영어의 hope와 관계가 있는줄 혼동을 하는 사람이 더러 있기도 하다.
맥주는 보관을 위해 효모를 살균하는데 생맥주는 이 살균 과정을 거치지 않아 맛이 신선하고 영양도 좋으나,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면 혼탁해지고 맛이 변하여 마시면 배탈이 나는 단점이 있어 적절한 온도관리가 필요하고 일정기간이 지나면
버려야 한다. 맥주가 가장 좋은 맛을 낼 때의 온도는 여름에는 4~8℃, 봄·가을에는 6~10℃이다. 맥주를
냉장실에 넣어 마실 때도 2~4시간 전에 넣어둬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차가운 맥주가 좋다고 너무 차갑게 하면 차가운 기운이 혀를 마비시키기
때문에 맥주맛이 싱겁게 느껴지고, 반대로 온도가 너무 높으면 거품만 나오는 맥주가 되어 맛이 떨어진다.
제조과정에는 상면발효(고온발효)와 하면발효(저온발효)가 있는데 대체적으로 상면발효 제품은 쓰고 강한 맛으로 흑맥주들이 여기에 속하고 약하고 부드러운 맥주는 하면발효로 생산되는데 이를 Lager Type 이라부르며 일반공장 맥주는 대부분 여기에 속한다. 맥주는 프랑스어 Bie’re 이고 영어 Beer 인데 원래 튜튼족, 덴마크족, 색슨족, 네덜란드인들의 고어 보리라는 말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측된다과 한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또하나 새로운 사실을 알았는데, 중세 수도원에 수도사들이 포도주를 만들었다고 알고 있었으나 포도주뿐 아니라 맥주도 만드었으며 지금도 실제 수도원에서 생산하지는 않지만 ”수도원맥주” 라는 Brand의 맥주가 유럽에서는 판매 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고보면 인류의 유산은 지역을 구별하지 않고 보편적인 공통점을 가지는듯 하다. 우리나라도 40 여년 전 만 해도 동네마다 하나씩 양조장이 있어 물맛과 양조법에 따라 조금씩 다른 막걸리가 제조되어 서민들이 호주머니를 걱정하지 않고 한잔의 막걸리로 시름을 달래기도 하였는데 이제는 그 당시의 다양한 맛과 낭만을 찾을 길이 없어 아쉬울 뿐이다.
맥주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독일의 옥토페스트는 매년 9월말에서 10월 초에 열리는 축제라서 이런 명칭이 붙었는데 사실은 지금부터 약 200년전인 1810년 바이에른의 크론프린츠의 황태자와 작센의 테레즈공주의 결혼식을 올리면서 이를 축하하기 위해 열린 축제가 그대로 이어져 바로 뮌헨의 옥토페스트로 발전하였고 이 보다는 적은 규모지만 프랑스, 카나다, 미국, 영국, 벨기에에서도 비슷한 맥주축제가 열린다 한다.
평소에 알고 있는 사실과 이 글을 읽고 추가로 정리하면서 눈내리는 겨울 호젓하고 따뜻한 난로가 있는 창가에서 좋은 음악과 함께 부담 없는 책을 읽으며 맥주를 마시는 겨울 그리고 요즘 같이 더운 날엔 지나가는 행인들도 눈여겨 보면서 시원한 맥주를 마시는 생매주를 즐기는 여름에 대해 책상에 앉아 상상을 한다.-끝.
|
|
|
'독서 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성처럼 회의하라" 를 읽고... (0) | 2005.07.15 |
---|---|
"인간문제" 를 읽고... (0) | 2005.07.11 |
"Moby Dick"을 읽고... (0) | 2005.06.02 |
"문학의 숲을 거닐다." 를 읽고... (0) | 2005.05.18 |
[스크랩] 어머니와 나. (0) | 2005.04.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