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기

<말의 품격>을 읽고...

깃또리 2018. 6. 29. 10:18

<말의 품격>을 읽고...
이기주 지음
황소북스
2018. 4. 20.



 평소 어휘, 언어, 말에 대하여 관심이 많은 편이며, 자주 드나드는 서점의 베스트셀러에 이 책과 <언어의 온도>가 오랫동안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몇 페이지를 읽어 보았었다. 시실 구입하여 두고두고 볼 만한 책은 아니라는 생각에 시간이 지난 다음 도서관에서 빌려 보려 하는 참에 사무실 직원이 빌려주어 읽었다. 같은 책이라도 읽는 사람에 따라 평가가 제 각각인 경우가 많다. 책을 다 읽은 다음 이런 책이 인기를 얻는 이유를 조금 생각해 보았다. 책 내용은 평범하다. 그러나 비교적 쉽게 읽을 수 있는 쉬운 표현에 130cm x 180cm의 작은 규격으로 상대적으로 책을 가깝게 하는 세대라 할 2~30대 젊은 독자들이 좋아하고 가지고 다니기에 편하게 만든 점도 인기의 비결 중 하나라 생각했다. 진득하게 앉아서 읽으면 한 시간이면 충분할 정도로 인쇄 글자 수가 적어 이런 경우에 책 한 권을 읽었다고 하기엔 쑥스러울 정도이다. 내용이 많다고 꼭 좋은 책이라는 말은 아니지만....


 나는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이기주라는 저자의 나이가 최소한 50대 중반은 넘었으리라 생각하였다. 왜냐면 말과 관련한 어휘나 사례를 이야기 하면서 중국의 고전이나 고사에 나오는 표현을 자주 인용하였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상대방 입장을 생각해서 말을 해야 한다는 내용에서 ‘역지사지, 易地思之’가 본래 <맹자, 孟子> <이루, 離婁>편에 나오는 ‘역지즉개연, 易地則皆然’에서 나왔다고 소개하였다. 더욱 한문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이순신 장군이 쓰신 난중일기를 인용하면서 말을 간결하게 해야 한다는 대목에서는 TBU True but useless: 사실인 것 같기도 하고 또 그럴싸하지만, 언어에 비하여 건질 것이 없다는 이야기도 하였다. 또 말을 긍정적으로 해야 한다는 부분에서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능력”을 네트워크 지수 NQ Network Quotient 우리말로는 ‘공존지수, 共存指數’라 했다. 아울러 <논어, 論語>의 <子路>편에 나오는 일화를 소개하였다. 병법에 능한 초나라의 심재량이 공자님을 만나 치국의 도를 묻자 딱 한마디로 ’근자열 원자래, 近者悅 遠者來‘ 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하면 멀리 있는 사람도 모인다. 라는 말을 했다 한다. 이렇듯이 저자는 같은 내용을 한문, 영어, 우리말로 변주하고 반복하면서 독자들이 지루하지 않고 알기 쉽게 적었다. 이런 글쓰기가 최근 젊은 독자들에게 인기를 얻은 듯하다.


 책을 다 읽고 저자의 경력이 궁금하여 인터넷 검색을 했으나 성균관대학교 학사, 두 곳에서 신문기자 생활을 했으며 어느 곳에선 전 이명박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 담당을 했다는 기록 정도만 나와 있으며 얼굴 사진을 보니 40대로 여겨진다. 그러나 전공이나 출신지 나이 등 개인 사항은 보이지 않는다. 아마 본인이 밝히기를 꺼리는 듯하며 <언어의 온도>가 1년 8개월에 100만부 팔렸다는 내용도 실렸는데 주 독자가 20대 여성이라는 내용도 보인다.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우리나라 독자층의 수준이나 한계를 여기서도 여실히 보여준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아무튼 100만 부가 팔렸다는 <언어의 온도>라는 책도 어떤 책인지 궁금하다. 읽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