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기

<라틴어 수업, Lectio Linguae Latinae>을 읽고...

깃또리 2018. 6. 28. 12:19

<라틴어 수업, Lectio Linguae Latinae>을 읽고...
한동일
흐름출판사
2017.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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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 맨 위에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위하여’라는 문구가 있고 그 아래 'Lectio', 그리고 한글 책제목 라틴어 수업, Linguae, Latinae 순서로 배치되었다. Lectio는 아마 수업(강의)이고 Linguae는 언어, Latinae는 라틴어 인듯하다. 라틴어를 배우고 알면 지적인 삶이 되고 아름다운 삶이 되리라는 것을 암시하며, 로마제국 천 년간 공용어에 해당하였고 여러 유럽언어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기 때문에 라틴어를 알면 그렇다는 말로 이해된다. 우리나라에서도 한문을 읽거나 쓰고 이해하는 사람을 보면 지적 수준이 높고 멋있어 보이는 것처럼 영어권에서도 이름 있는 정치인들의 연설문에 라틴어나 라틴어 문구를 넣어 멋을 부리기도 한다.

 

 올해 초 가끔 들르는 강남의 대형서점에서 이 책을 뽑아 보고 구입을 저울질하다 그만 둔일이 있다. 책을 구입하면 틀림없이 읽게 되고 시간이 흐른 다음 다시 읽는 장점이 있으나 늘어나는 책을 보관하고 언젠가 버려야 하는 일도 걱정이 되어 가급적 도서관에서 예약 신청하여 빌려보는데 이 책은 무려 넉 달 만에 손에 들어왔다. 그러나 사실 처음 기대만큼은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상식을 넓혀주는 책이며 저자 한동일의 학문을 대하는 태도는 존경할만하다. 본문은 모두 28개의 Lectio로 구성되었다. 표지 위에 있었던 이 단어는 영어의 ‘Lesson'에 해당 하는듯하니 수업, 과목, 강의 정도가 아닌가 한다. 즉 저자가 2010년 2학기부터 2016년 1학기까지 서강대학교에서 6년간 강의한 ’초급, 중급 라틴어 수업‘ 내용을 정리해서 펴낸 책이기 때문이다.

 

 수업 첫날은 24명 학생으로 시작했으나 입소문을 타고 주변학교와 일반 청강생까지 모여들어 나중에는 200명이 넘는 학생들이 강의실을 메울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한다. 책 내용 중 특기할 만한 사항은 라틴어는 지금 쓰이지 않는 언어로 당시 발음이 어땠는지 잘 모른다 한다. 그래서 로마 가톨릭교회에서 사용하는 것을 ‘로마식 발음’ 또는 ‘스콜라 발음’이라 하고, 독일, 영국, 미국 학자들이 사용하는 것을 ‘고전발음’이라 한다. 예를 들면 ‘Cicero’를 로마 발음으로는 ‘치체로’ 고전발음으로는 ‘키케로’로 이며  ‘Caesar’도 로마식은 ‘케사르’ 고전식은 ‘카이사르’인데 우리나라는 과거 일본을 통하여 라틴어를 받아들여 독일, 영미계 고전발음 표기가 우세하다 하였다. 저자의 말에 의하면 독일발음이 전통을 더 따르는 편이며 문화나 언의는 중심과 변방에서 이러한 차이가 자주 일어나는데, 영어도 영국에서는 전통에서 벗어난 형식으로 바뀌는 경우가 많지만 미국은 오히려 옛 방식을 고수하는 경향이 있다 한다. 앞서 말한바와 같이 상식을 더할 수 있다 생각하여 책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였다.


Lectio 1. 내 안의 위대한 유치함/ Magna puerilitas guae est in me.

 

 저자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 나왔던 ‘카르페 디엠, Carpe Diem’ 이야기부터 시작하였다. 사실 나도 이 카르페 디엠을 좋아하는데 바로 이 영화를 보고나서부터이다. 1강의 전체 내용은 ‘라틴어가 어렵다’이다. 무엇보다도 문법이 복잡하여 동사의 경우 다양한 어미변화, 수동태 어미변화, 능동태만 해도 60여 가지라 한다. 동사 하나의 변화가 160여개에 달하여 '도 do' 동사의 변화를 보여주기 위해서 한 페이지 넘는 표를 예로 실었다.

 

*Magna에서 영어 magnificence, magnificat, magnification, magnify 나왔음을 알 수 있고 est 는 영어의 is 와 같은 것 같다.

 

Lectio 2. 첫 수업은 휴강입니다/ Prima schola alba est.

 

 로마시대의 학교에 대하여 이야기하였다. 초등학교는 7세부터 등록하였고 읽기, 쓰기, 속기, 산수를 배웠고 중학교는 ‘문학학교’라 하여 11살 남자 아이만 입학이 가능하고 그리스어, 라틴어, 고전일기, 역사, 지리, 천문학, 물리학을 고등학교에서는 ‘순수 문학학교’라 하여 웅변, 수사학을 가르쳤다 한다. 이런 학교들은 일반적인 경우이고 시대별, 지역별로 다양하고 특별한 학교가 설립되어 인재를 양성했다 한다. 현재 대부분의 나라에서 초등학교를 7살에 시작하는 것은 그 옛날 로마시대의 학교 체재를 뒤따른 것임을 알 수 있다.

 

*prima는 제일, 처음의 의미로 영어의 prime, primary 등이 나왔고 schola는 scholar, school과 형태는 비슷하지만 ‘수업’ 인듯하다.

 

Lectio 3. 라틴어의 고상함/De Elegantiis Linguea Latinae.

 

 서구어 no, non, ne, nein 등 모든 부정 부사는 고대 인도유럽어 부정을 의미하는 개념 ‘밤에 흐르는 모호함’에서 나왔다 한다. 고대 이집트 상형문자도 ‘아니’라는 부정은 ‘↭(물결표시)’로 표시했으며 산스크리스트 어 ‘na'가 그리스어 ’ne' 라틴어 ‘ne, non'이라는 부정부사가 되었다 한다.   ‘엄마’에 관해서도 산스크리스트어/마르트, 그리스어/마테르, 라틴어/마테르, 영어/마더, 프랑스어/마망, 스페인어/마마, 일본어/마마, 중국어/마마, 한국어/엄마 모두가 고대 인도유럽어 영향이라 했으나 내가 어느 책에서 읽은 바에 의하면 인간의 구강발음구조는 ’마‘가 제일 용이하게 발음할 수 있어 생명의 근원이자 보호자인 엄마를 부르는 음성기호가 ’마‘라 하였다. 즉 어느 곳에서 유래한 것이 아니고 자연 발생적이라는 말이며 나는 오히려 이 주장에 동의하고 싶다.

 

 라틴어를 사용하면 고상하고 품위 있어 보인다는 말에 대하여 저자는 이 장에서 길게 설명하였다. 독일의 마루틴 루터 이전부터 로마 가톨릭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면서 가톨릭에서 사용하는 라틴어에 대한 기피도 심해졌다 한다. 하긴 세상일이란 게 어느 대상이 싫어지면 그 대상과 관련된 모든 것이 다 싫어지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여기에 맞선 인물이 15세기 이탈리아 순수 인문 학자이자 수사학자 그리고 교육자였던 라우렌터우스 발라(1407~14570)로 <라틴어의 고상함에 대하여>라는 책을 썼다 한다.    이 책에서 모든 언어는 ‘참다운 지식 체계’와 ‘소통’을 위해서 존재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통의 중요 도구로써 ‘언어의 고상함’에 대하여 설파했다 한다. 아울러 발라는 그간 잘못 사용되었던 라틴어의 문법을 정리했으며 저자는 이와 다른 각도에서 라틴어의 고상함을 이야기 하였다. 라틴어는 우리말과 달리 수평성을 지닌 언어로 언어는 그 사용자들의 사고와 태도를 담는 그릇이고 그래서 라틴어 구조를 보면 민주적인 언어라 했다. 그 예로 존대어가 없는 걸 들었다. 서양 언어가 대부분 그러하며 영어도 마찬가지이다.

 

*elegantiis는 영어 elegant, elegance를 낳았고, Linguea는 linguist, linguistic, language.와 연결된다.

 

Lectio 4. 우리는 학교를 위해서가 아니라 인생을 위해서 배운다./Non scholae sed vistae discimus.

 

 저자는 ‘나는 왜 공부하는가?’ ‘무엇을 위해서, 누구를 위해서 공부하는가?’를 스스로 되묻는다하였다. 마찬가지로 왜 학교에 가는가? 를 되물어야 한다는 말이다. 나의 경우는 ‘왜 책을 읽는가?’이다. 아직도 명쾌한 답을 가지지 못하고 있지만……*scholae는 schola에서 어미 변화하여 학교인 것 같으며, vistae는 ‘인생’인 것 같다.

 

Lectio 5. 단점과 장점/Defectus et Meritum.

 

 영어의 defect/merit에 해당한다. 대부분 라틴어의 뒷부분을 떼어내어 영어 단어가 되었는데 여기서 ‘us'와 'um'가 탈락한 것이다. 라틴어에는 ’us'와 ‘um' 형태의 어미가 흔하고 흔하다 보니 떼어내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영어 단어가 변한 것이 아닌가 한다. 이 장에서 영어의 work와 라틴어 opus를 표까지 만들어 비교하여 보여주는데 거의 비슷한 어휘라는 걸 알 수 있다. 한 가지 특기할 사항으로 어떤 사람의 장점이 어느 경우엔 단점이 되고 단점이 오히려 장점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는데 크게 틀리지 않는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opus란 단어는 유럽 클래식 음악의 작품 번호로 사용하여 나는 꽤 오래 전에 알고 있던 라틴어 중 하나인 셈이다.

 

Lectio 6. 각자 자기를 위한 ‘숨마 쿰 라우테’/Summa cum laude guisgue.

 

 이 말은 대학 졸업장의 ‘최우등’이라는 표시라 한다. 라틴어로 표시하는 성적 구분은 최우등/우수/우등/잘했음으로 모든 평가가 긍정표현이라 한다. ‘남’과 비교가 아닌 ‘전보다’와 비교하는 긍정의미라 했다.  그러고 보니 이 것 만해도 라틴어가 고상한 것 같다.

 

Lectio 7. 나는 공부하는 노동자/Ego sum operarius studens.

 

 중세 교육은 3과는 문법, 논리, 수사학 그리고 4과 는 산술, 기하학, 음악, 천문학으로 전인적인 교양인 양성이 목표였다 한다. 문법과 수사학이 빠지지 않는 걸 보면 글과 말을 중요시 했으며 음악과 천문학이 역시 중요한 과목이었던 같다. 저자는 오랜 기간 학교 공부를 마치고 다시 공부를 시작하여 ‘나는 공부하는 노동자.’라는 말을 하였다. 그러나 공부는 항상 열심히 할 수만은 없고 습관으로 삼아야 오래 할 수 있다 하였으며 라틴어 습관 ‘habitus’에서 영어 ‘habit’이 나왔으며 옷은 매일 입고 벗기를 반복하기 때문에 ‘옷’이란 말도 되고 ‘버릇’이란 의미도 가지고 있는데 이제는 수녀나 수도사가 입는 옷에 한정하여 사용한다고 했다. 사실 나는 우리말에서 일반적인 의미로 옷, 의복, 의상, 입성 정도만 알고 있는데 이에 해당하는 영어는 훨씬 많았다. clothing, clothe, custom, garments, tailor, apparel, dress, suit, outfits, wardrobe, robe, raiment 등이며 여기에 특정인의 옷인 habit에 나들이 옷 clobber 가 있으며 최근 학생들이 읽는 책에서 garb라는 단어도 옷이었다. 심지어 우리가 화장실로 잘 알고 있는 toilet 도 의상, 옷의 의미가 있으며 얼굴을 꾸미는 ‘화장’으로 번역해야할 경우도 있다.

 

 사실 나는 우리나라 재래식 변소가 서양식으로 바뀌면서 화장실이란 말이 쓰여 'Powder room'이 화장실도 포함하고 있어서 여기서 화장실이 유래했으리라 지레 짐작하고 지냈다. 그러나 최근 toilet가 화장이란 의미가 있어 여기서 화장실이 나온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무튼  우리보다 서양에서 옷을 훨씬 다양하고 중요하게 다룬 것을 알았다. 하긴 우리 쪽에서도 의, 식, 주 인간의 3대 요소 중 '의'가 제일 먼저이다.

 

Lectio 9. 만일 신이 없더라도/Etsi Deus non daretur.

 

 신과 이성에 대한 내용을 이야기 하였다. 키케로는 인간이 비판적으로 사유할 수 있는 능력을 귀중하게 생각했으며 이성은 인간과 신에게 있다 하였다. 시대에 따라 달라져 중세 그리스도교가 지배할 때는 신의 이성을 강조하였으나 네덜란드 철학자이자 법학자인 그로티우스(1583~1645)는 ‘만일 신이 없더라도’라는 당시로는 퍽 과감하고 위험한 전제를 제시했다 한다. 즉 신의 존재를 배제하고 인간의 순수이성으로 인간의 법, 철학과 윤리를 말한 셈이라 한다.
*deus에서 deity, deify...

 

Lectio 10. 네가 주기 때문에 내가 준다./Do ut Des.

 

 영어로는 'Give and take'로 서양에서는 로마시대부터 일찍이 자리 잡은 말이며 말은 인간의 의식을 반영하고 담아내는 그릇이므로 서양 사람과 비즈니스를 할 경우 명심해야할 문구라 했다.

 

Lectio 11. 시간은 가장 훌륭한 재판관이다./Tempus est optimus index.

 

 시간 tempus는 산스크리스트어 ‘s-stem'에서 유래하였다 하며 유럽 여러 나라 어휘가 여기서 파생되었다고 하나하나 예를 들어 설명하였다.’시간과 공간‘이란 개념이 인간에게 중요하기 때문에 그러하리라 생각한다. 영어 ’Time flies.'도 라틴어 ‘Tempus fugit.'의 단순한 번역이라 한다.

 

Lectio 12. 모든 동물은 성교 후에 우울하다./Past Coitum omme animal triste est.

 

  이 여섯 개의 어휘로 이루어진 문장은 그리스의 의사이자 철학자 갈레노스 클라우디오스(129~201)의 말이며 ‘열정적으로 고대하던 순간이 격렬하게 지나고 나면, 인간은 자기 능력 밖에 있는 더 큰 무엇을 놓치고 말았다는 허무함을 느낀다.’는 의미를 지닌다 했다. 다시 말하면 인간은 영적인 동물로서 이성적 인간, Homo sapiens, 종교적 인간, Homo religious를 지향하여 삶의 가치와 의미를 찾는 과정이나 신을 필요로 했으며 결코 신이 인간을 필요로 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만들어진 신’이라는 말이 이미 오래 전부터 서양사회에 존재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철학적이고 높은 차원의 말이 아니더라도 소설 속의 인물들도 성교 후에는 대부분 우울 또는 의기소침한 것을 보면 갈레노스는 일찍부터 인간 내면의 심리를 파악한 것 같다. 같은 의미로 ‘신이 우리를 필요로 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신을 필요로 한다./Deus non indiget nostri, sed nos indigennjus Dei. 사실 평소 내가 생각하는 ’신‘에 대한 생각과 같아서 더욱 눈에 들어오는 문장이다.

 

Lectio 13. 당신이 잘 계신다면, 잘 되었네요./Si veles bene est, ego valeo.

 

 로마인 편지 서두에 썼던 문구라 한다. 로마 인사말은 한 명이면 Ave 여러 명이면 Salve이며 그래서 ‘Ave Maria’는 ‘안녕하세요. 마리아’라 한다. 편지와 관련한 재미있는 이야기는 로마인 자신의 편지가 상대에 도달하여 읽힐 때 비로소 자신의 뜻이 전달된다고 생각했다 한다. 그래서 현재는 과거로, 과거는 과거완료로, 미래는 능동미래 분사로 표현했다 한다. 상대방을 배려한 것 같기도 하며 퍽 재미있는 내용이다.

 

Lectio 14. 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Hodie mihi, Cras tibi.

 

 로마 공동묘지 입구에 있는 글이라 한다. 인간은 누구나 죽음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살아 있는 자들도 죽음을 기억하고 자신을 돌아보라는 뜻이라 한다. 오래 전 읽은 글에서 로마의 개선행진 뒤에는 ‘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를 외치며 따르는 노예가 있었다 한다. 오늘의 영광에 들뜬 개선장군에게 언젠가 죽음을 맞을 테니 너무 우쭐대지 마라는 의미였다 한다. 사회나 개인이 ‘죽음’을 의식하며 지내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나이가 더해지면 죽음을 생각하기 때문에 겸손해지고 관대해지며 온정적이 되는 것 같다. 그러나 한편 죽음에 너무 깊이 집착하면 개인과 사회는 활력과 경쾌함을 잃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무엇이든 중용이 필요하다.

 

Lectio 15. 오늘 하루를 즐겨라./Carpe Diem.

 

 저자도 역시 <죽은 시인의 사회>영화를 보고 깊은 감명을 받은 것 같다. 첫 장에 이어 이 장에서 다시 이야기하고 있다. 원래 농사와 관련된 은유로 로마 시인 호라티우스(BC 65~BC 8)가 쓴 송가의 마지막 구절 Carpe diem, quam minimum credula postero./오늘을 붙잡게, 내일이라는 말은 최소한만 믿고.라 한다. carpe는 carpo(추수하다)라는 동사의 명령형이고 minimum은 영어와 같은 형태이며 credula는 credos credit와 관련 있다. 호라티우스는 쾌락주의인 에피큐로스 학파에 속하지만 세속적 육체적 일시적 쾌락이 아닌 정신적 쾌락으로 ‘매 순간 충만한 생의 의미를 느끼라’는 의미로 썼다한다. 사실 지금은 ‘카르페 디엠’이 양면성을 띠고 사용되고 있다.

 

Lectio 16. 로마인의 욕설/Improperia Romnroum.

 

대표적인 욕으로 ‘Stultus es, 멍청한 놈’인데 영어의 stupid가 이 말에서 나왔다 한다.

 

Lectio 17. 로마인의 나이/Aetates Romanorum

 

16과목과 17의 소제목에서 로마인이 ‘Romanroum' 'Romanorum'으로 다르다.

 

Lectio 18. 로마인의 음식/Cibi Romanorum.

 

 이탈리아 ‘티라미수’는 ‘tirare, 끌어당기다’와 동사 방향의 전치사 ‘위로’의 뜻인 ‘su'가 합쳐진 합성어라 한다. 티라미수는 먹으면 달콤하고 부드러워 ’기분이 위로 끌어 오른다‘이기 때문에 만들어졌다 한다. 여과하다는 ’liquo' 동사가 영어 ‘liquor'로 알코올 음료나 술이 되었다 한다.

 

Lectio 19. 로마인의 놀이/Lu야 Romanorum.

 

 로마는 오랜 기간 융성한 부와 문화를 유지하였기 때문에 놀이 또한 다양하고 편의시설도 풍부하였으며 특히 공중목욕탕은 호화롭고 규모도 컸다 한다. 내가 1981년쯤 이집트에서 친구와 함께 로마에 처음 갔을 때 노천극장에서 오페라 ‘아이다’를 관람하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카라칼라 목욕장’이었다. 로마 황제 카라칼라가 자신의 이름을 붙여 건립한 공중목욕장이었으나 오랜 세월이 지나 폐허가 되어 야외 공연장으로 사용하였다. 얼마 후 다시 로마에 갔을 때 그런 공연을 다시 볼 수 있을까 하여 알아보았더니 유적보호를 위해 공연은 하지 않았다. 저자의 글에 로마에 공중목욕탕이 없어 아쉬워 현지인에게 물었더니 ‘로마제국이 목욕장 때문에 망해 더 이상 목욕탕을 만들지 않는다.’라는 우스개 말을 했다 한다.

 

Lectio 20. 아는 만큼 본다./Tantum videmus quantum scimus.

 

 로마 시내에 있는 넓은 구역의 폐허보호구역이 ‘토레 아르젠티나’이며 이곳에 이 글이 새겨져 있다 한다. 이 말을 이제는 일반사람들이 대부분 잘 알고 있으나 80대 말 유홍준 교수가 쓴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가 인기를 얻고 이 답사기 어느 편에선가 이 문구가 나와 더욱 여러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하였다. 사실 나는 이 문구가 보일 때마다 느끼는 점으로 사전지식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아는 것이 장벽이 되어 자기 자신의 순수한 느낌을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경계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아는 것은 중요하다.

 

Lectio 21. 나는 욕망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Desidero ergo sum.

 

 프랑스의 철학자 데카르트(1596~1650)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Gogito ergo sum’ 이 명제는 철학적 언명으로 우리들이 배운 교과서에 실려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서구 철학의 기본요소이다. 그러나 조금 후에 네덜란드에서 태어난 스피노자(1632~1677)는 ‘생각’대신 ‘욕망’을 내세웠다. 저자는 다시 더 나아가 ‘Desidero sed satisfacio.' 욕망한다, 그러나 나는 만족한다.’로 하여 여기서 desidero는 desire, sed는 but, satisfacio는 satisfaction으로 바꿀 수 있고 ‘facio’는 ‘만들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fac'에서 factory, manufacture, facsimile 등이 나온 것이다.

 

Lectio 22. 한국 사람입니까?/Coreanus esne?

 

 저자는 작은 낙으로 점심을 마치고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셨었는데 어느 날 카페에 가는 길에 취기가 가득한 동남아 사람이 앞을 가로막고 분명한 한국말로 “한국 사람입니까?”라 묻더니 “한국사람, 나쁜 사람입니다.”라 내 뱉었다 한다. 로마 한 복판에서 이런 모욕적인 말을 정확한 우리말로 듣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기도 하고 당황하여 그냥 기숙사로 돌아와 여러 생각을 했다 한다. 인종차별이 여러 나라에서 심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 사람을 무시하고 얕잡아 보는 편이므로 반성할 일이라 하였다.

 

Lectio 23. 오늘도 내일도 그 다음날도 계속해서 내 길을 가야 한다./Verumtanmen opertet me hodie et cras et sequenti die ambulare.


 라틴어로 사과는 malum, 사과나무는 malus인데 ‘나쁜, 불행한’이란 뜻도 있다 한다. 이 말은 인도유럽어 ‘나쁜’의 의미인 ‘malo'에서 온 것으로 추정된다 한다. 책에서는 언급이 없지만 영어 ’mal'이 ‘나쁜’의 접두어로 여러 단어가 여기서 유래하였다. malady, malice, malicious, malinger, malefaction. 등이다.

 

Lection 24. 진리에 복종하라. /Oboedire Veritati.

 

 서양 최초 대학과 설립 유래를 이야기와 이탈리아 볼로냐 대학이 1088년, 살레르노 대학은 1231년, 프랑스 파리 대학이 1170년에 설립되었다 하였다. 지금의 대학교와 비교하면 여러 가지 다르긴 하지만 4년제 대학의 근원을 기준한 것 같다. 그러나 내가 이집트에 근무하던 1980년 초 이름은 기억에 없지만 카이로 시내의 어느 건물은 가운데 건물이 주위에 4개의 방을 거느리고 있으며 학생이 첫 방에서 1년을 공부하면 다음 방으로 옮기는 방식으로 4년을 공부하면 졸업하였기 때문에 세계 최초 4년제 대학이었다는 안내문을 읽은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시대 성균관을 기준하여 성균관대학교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대학교라는 말을 어디선가 듣기도 했다. 세계 여러 대학들은 각자 학교의 모토(motto) 표제어를 가지고 있는데 하버드대학교는 진리, Vertas, 예일대학교는 빛과 진리, Lux et Veritas, 서울대학교는 진리는 나의 빛, Veritas lux mea, 서강대학교는 진리에 복종하라, Obedire Veriti,로 서양의 중세 이후 설립된 대학교들의 모토는 모두 진리, Veritas, 빛 Lux, 지혜, Sapientia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 한다. 여기의 oboedire가 영어 obey, obedient, obedience가 나왔다 하였다.

 

Lectio 25. 모든 사람은 상처만 주다가 종국에는 죽는다./Vulerant omnes, ultima necat.

 

 이 문장은 프랑스 어느 교회 해시계에 새겨진 문구라 한다. 라틴어에서 상처와 관련한 어휘를 나열하였는데 영어와 관련한 아니 영어의 어원이 된 경우가 여러 개 보여 적어본다.    Vulnucculum/가벼운 상처, combustum/덴 상처, stigma/그리스도 상처, ciatrices/덧난 상처, trauma/많은 상처, transpunctio/깊은 상처, hulcus/궤양, plaga/타박상, 전염병, turpedo/오점 상처, ulceratio/궤양, vulneratio/명예훼손상처, 라틴어에서 파생되어 살아남은 영어는 ulcer/궤양, gastric ulcer/위궤양, trauma/영구 정신 외상, 충격 이라고 하였다.

 

Lectio 26. 사랑하라,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라./Dilige et fac quad vis.

 

 저자가 중국 둔황에서 가까운 모래 언덕으로 이루어 진 밍사산(명사산)을 오르다 심장발작을 일으켜 같이 가던 어떤 사람의 인공호흡 도움으로 살아났던 일을 이야기 하였다. 응급조치를 위해 허름한 시골 병원과 호텔에 머물면서 그래도 다시 건강해지면 ‘사랑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다. 남은 시간은 곁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충분히 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한다. 항상 그렇게 느끼고 있으나 막상 행동으로 옮기기에는 쉽지 않다.

 

Lectio 27. 이 또한 지나 가리!/Hoc quoque transibit!

 

 아무리 힘들고 참기 어려운 일이라도 지나고 나면 그것은 잠시 순간인 경우가 많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이런 경험을 여러 번 겪게 되므로 인내심, 이해심이 높아지는 것 같다. 이런 경험을 직접 겪지 않은 젊은 사람도 책을 통하여 간접 경험으로 지혜를 얻고 학교 수업시간에도 가르친다면 인격형성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최근 매스컴에 이름이 자주 나오는 젊은 사람이 우울증으로 스스로 삶을 포기한  경우가 있어 더욱 이런 생각이 든다. 요즘 학교 공부는 지식 전달에 치중하다 보니 지혜를 쌓는 일엔 너무 소홀히 한다.

 

Lectio 28. 삶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Dum vita est, epes est.

 

 'spes' 희망은 인도유럽어 ‘epeh-s'에서 왔으며 ’기대하고 바란다‘는 뜻이 있고 반대어 ’절망‘은 ’희망이 거두어진 것‘이라는 desperatio라는 라틴어에서 영어 desperation이 왔다 한다. 즉 영어로 희망 ’hope'는 형태가 라틴어와 달라 사전을 찾아보니 고대 중기 독일어에서 중기 영어 hopen을 거쳐 이루어졌다. 즉 영어의 희망은 독일어, 절망은 라틴어가 뿌리인 셈이다. 예나 지금이나 희망은 소중한 것이다. 그래서 라틴어 명구도 희망이 들어가는 것이 많다하였다. Dum spiro, spero. 숨쉬는 동안 나는 희망한다. Dum vivinus, speramus. 살아있는 동안, 우리는 희망한다. 여기서 ‘vita'는 영어에서 약력 이력서가 되었고 ’vital’은 생명의, 극히 중요한 이 되었으며 'vitality'는 생명력, 활력, 'vitamin'은 비타민이다.

 

* 저자 한동일씨의 독특한 경력을 옮겨 본다.

 

 한국인 최초, 동아시아 최초의 바티칸 대법원 로타 로마나(Rota Romana)변호사, 로타 로마나가 설립한 이래, 700년 역사상 930번째로 선서한 변호인이다. 2001년 로마 유학길에 올라 교황청립 라테라노 대학교 대학교에서 2003년 동대학원에서 교회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과 로마를 오가며 이탈리아 법무법인에서 일했었고 서강대학교에서 라틴어 강의를 진행했다. 그의 라틴어 강의는 타 학교 학생과 교수들, 일반인들까지 청강하려 찾아오는 등 최고의 명강의로 평가받은 바 있다.
 
 로타 로마나의 변호사가 되기 위해서는 유럽의 역사만큼이나 오랜 역사를 가진 교회법을 깊이 이해해야 할뿐만 아니라, 유럽인이 아니면 구사하기 힘들다는 라틴어는 물론 기타 유럽어를 잘 구사해야 하며, 라틴어로 진행되는 사법연수원 3년 과정을 수료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을 마쳤다고 해도 변호사 자격시험 합격 비율은 5~6%에 불과하다.

 현재는 연세대학교 일반대학원 법학과와 법무대학원에서 ‘유럽법의 기원’에 대해 강의하고 있으며, 번역 및 집필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카르페 라틴어 종합편>, <유럽법의 기원>, <그래도 꿈꿀 권리>등을 짓고, <동방 가톨릭교회>, <교부들의 성경 주해 로마서>, <교회법률 용어사전>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