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기

" 반 고흐, 사랑과 광기의 나날"을 읽고...

깃또리 2007. 12. 16. 13:14

반 고흐, 사랑과 광기의 나날

데릭 팰 지음

최일성 옮김

세미 콜론

 

2007. 12. 15

 

고흐에 관심이 많다는 걸 아는 사무실 직원이 빌려 주어서 읽었다.

원래 남의 책을 빌려 보게되면 정갈하게 읽은 다음 돌려 주어야하는데 읽다 보니 밑줄 그을 부분도 많고 언젠가 다시 읽어 볼 책이라서 새 책을 구입하여 돌려 주기로하고 마음껏 표시를 하였다. 그만큼 흥미있었다는 이야기이다.

구 석기 시대 동굴벽과 암벽에  자신이 본 야생동물을 그리거나 새겼던 고대 이름없는 원시인부터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수많은 화가 모두를 포함해서 가장 치열하고 기구한 삶을 살았고 반면에 후세 사람들에게 이야기거리를 많이 남기고 간 사람이 네덜란드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활동했던 빈센트 반 고흐이다.

그는 1853년 3월 30일 칼뱅주의 시골목사로 엄격하고 권위주의적인 아버지 테오도뤼스의 큰 아들로 태어나 1890년 7월 29일 파리시내에서 가까운 오베르의 밀밭 근처에서 자신의 가슴에 권총을 발사하여 다음날 자신의 침대에서 숨을 거두기까지 불과 37년을 가난과 좌절 그리고 외로움 속에서 그림 그리기 하나만을 위해 살다 생을 마친 불행한 사람이다.

그동안 그의 중요한 편지 번역본인 '고흐의 영혼의 편지' 그의 삶을 쉽게 그린 '빈센트는 내 친구' 고흐와 고갱의 관계를 심리적으로 비교하고 조망한 '고흐와 고갱' 그리고 그의 대표작품 10점을 간단히 해설하고 그의 그림 그리기 특징을 설명한 'What make a Vincent Von Gogh a Vincent Von Gogh is ?' 등을 읽었었다.

 그러나 이번 책은 고흐의 정신과 심리에 영향을 준 사실들을 추적하여 객관적으로 서술하면서 이러한 사실들이 고흐의 인격형성과 정신세계에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하는 저자의 견해를 밝히고 아울러 고흐의 작품에 미친 영향과 그의 그림에 나타난 의미와 상징등을 알기 쉽게 다루었다. 상당 부분 저자의 추측이 개입되었음을 알수 있지만 이 추측은 그의 수 백통의 편지와 주변 인물들의 편지와 언행등이 밑받침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막연한 추측을 넘어 상당한 개연성을 갖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동안 고흐의그림을 오랫 동안 좋아했던 사람으로 특히 올해 이곳저곳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고흐의 그림을 볼 기회가 있었고 특히 고대하던 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있는 고흐 대규모 회고전 관람을 앞 두고 여려가지 궁금했던 일들을 이 책을 읽어 가면서 알게 되어 대단히 즐겁고 흥미가 있었다.

특히 저자는 고흐의 성격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사건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고흐가 태어나기 일년 전에 태어나자 죽은 생일이 똑같은 형에 대한 잠재적인 피해의식과 고흐가 갈망하였으나 번번이 이루어지지 않은 이성과의 사랑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기울여 그의 불행과 좌절을 이해하도록 돕고 있다.

 고흐의 사랑에 대한 실패는 연대순으로 런던 체류 시절 하숙집 딸이었던 유진 로이어, 미망인으로  년상인 사촌누이 케이, 미혼모로써 거리의 여자인 시엔, 같은 고향 여성으로 12살 년상인 마르호트, 감자먹는 사람들에 나오는 열입곱 살의 처녀 스틴, 그리고 마지막으로 죽기 얼마전 오베르에서 주치의사인 가세박사의 딸 마르게리트까지 고흐는 주변의  여성들 모두를 사랑하였고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도 '사랑없이는 인생을 살 수 없고 사랑이 곧 예술이다.' 를 굳게 믿었던 사람이었다. 또한 여성에대한 그의 생각으로 '여자는 사랑을 하고 사랑을 받고 있는 동안은 늙지 않는다.'라고 20살이 되기 전인 런던 체류시절에 동생 테오에게 편지를 보내기도 하엿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탓도 무시할 수 없지만 어찌되었든 모든 여성들과 사랑에 실패를 하였으며 심지어 그의 어머니로부터도 인정을 받지 못하는 불행한 남자였다. 다행히도 이렇게 무능해 보이고 모든 여성으로 부터 외면 당했던 고흐였지만 단 한사람 테오의 부인으로 제수였던 요한나에게는 좋은 남자이며 언젠가 그의 미술세계가 세상으로부터 존경 받을 것이라는 인정을 받았었다. 결국 고흐의 비참한 죽음 이후에 그의 편지와 그림들이 요한나의 손에 잘 보관되고 정리되어 후세에 고흐를 알리고 많은 이야기 거리를 제공하는데 큰 역할을 하기도 하였다.

가난과 외로움 속에서도 자신의 정신병이 조금씩 치유되어 간다고 믿고 불꽃같은 투혼으로 그림그리기에 온몸을 던져 오베르에서 불과 70일 동안 지내면서 80여점을 그려냈던 고흐는 자신의 가슴에 권총 방아쇠를 당겨 아직까지도 여러 추측을 자아내게 한다. 즉 고흐는 그의 정신병으로 자살을 기도한게 아니라 마지막으로 믿었던 후원자인 요한나까지도 자신으로부터 멀어진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죽음만이 그의선택이었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한다.

아무튼 불가해한 그의 삶처럼 그의 죽음도 의문으로 남겨져있지만 그의 예언대로 100년이 훨씬 지난 오늘날까지도 그의 그림은 가장 인기있는 그림이 되었고 그를 깊이 이해하기 위한 책도 수 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마지막으로 책의 일부를 그대로 옮겨 후일 다시 읽는데 참고로 삼기로 한다.

- 어린시절 빈센트의 혼란과 정서적 고통을 더한 것은 죽은 빈센트가 가족의 목사관 정원과 붙어 있는 묘지에 누워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리하여 살아있는 빈센트는 매일같이 자신과 똑같은 이름과 생일이 새겨진 묘비를 볼 수 있었으니 그것은 빈센트에게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부추키고 머릿속에 죽음을 심어 주는 형국이었다.

- 빈센트는 테오에게 미슐레의 <사랑과 여인>살럿 브론테의 <제인 에어>해리엇 비처 스토의<우리 이웃들>을 읽으라고 권하며 이들이 현대문학의 선구자라고 하엿다.

- 스텐퍼드대의 심리학자 앨버트 루빈 박사는 <감자먹는사람들>을 종교적 형상으로 해석했다.

- 고흐의 작품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준 사람은 몽티셀리였다.

- 빈센트는 일본 예술의 생동감과 단순함에 반했으며  프랑스의 어는 한 구석을 발견했는데 그곳이 일본의 시골마을과 비슷하다고 확신하였느데 그곳이 바로 프로방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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