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관람기

오페라"사랑의 묘약" 줄거리...

깃또리 2004. 5. 31. 21:00

 

원명 : L'Elisir d'amore
작곡 : Gaetano Donizetti<伊>
연대 : 1832년
초연 : 밀라노 카노피아나 극장

 

 

 

 이탈리아 오페라 67편을 발표한 도니제티는 1848년, 고향인 베르가모에서 51세의 생애를 마쳤다. 24세 처녀작을 발표 해 27년 동안 67편이라는 수많은 작품을 쓴 것이다. 작품수가 많은 만큼, 작곡하는 속도가 빠르기로도 유명했다. 그래서 전해지는 유명한 에피소드 중에는 이런 것도 있다. 어떤 사람이 도니제티에게 롯시니는 <세빌리아의 이발사>를 두 주일 안에 쓴 모양이라고 놀라워하며 말했더니 "그야 그럴 테지. 그 사람은 천재이기는 하지만 게으름 뱅이니까"라고 대답했다는 일화가 있다. 따라서 도니제티 35세 때의 작품인 희가극 <사랑의 묘약>도 14일이라는 짧은 기간에 완성했는데, 그런 만큼 도니제티의 오페라는 스토리의 전개가 모순이 있기도 하고, 작곡 수법에 결함이 있어 그가 살아 있던 시절처럼 인기는 없지만, <사랑의 묘약>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만은 지금까지 생명력을 잃지 않고 있다.

 

 어쨌든 아름답고 풍부한 사랑의 멜로디인 <사랑의 묘약>은 보고 즐길 수 있는 희가극으로 아직까지도 오페라 애청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리고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도 역시 청중의 구미를 빈틈없이 맞추어 음악의 전개와 프리마돈나의 광란으로 인기가 있다. <사랑의 묘약>의 대본을 쓴 사람은 펠리체 모마니로 마을의 젊은 남녀, 그곳에 나타나는 제3의 연적 그리고 사랑을 맺어주는 광대역이라는 지극히 평범한 인물 설정을 하고 있다.

 

제1막은 농가의 마당.

 

 젊고 아름다운 아디나는 이 마을의 부유한 지주의 딸이다. 봄날 아침 품팔이 온 농부들은 나무 밑에 앉아 쉬고 있고 시냇가에서는 마을 아낙네들이 빨래를 하고 있다. 마당에 앉아서 책을 읽는 아디나를 보고 마을의 젊은 농부 네모리노는 '세상에 저렇게 예쁜 여자가 있을까'하고 동경을 노래한다. 아디나가 갑자기 깔깔거리고 웃는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에게 읽고 있던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랑의 미약으로 열렬한 사랑에 빠져서 죽음으로 결말짓는 젊은 남녀의 이야기를-. 그때 행진곡이 울리며 벨코레 상사가 병사들을 거느리고 등장한다. 그는 아디나를 향해서 옛날 그리스 시대에 파리스가 처음 만난 미녀에게 능금을 주고 사랑을 속삭이듯 자기는 꽃다발을 바친다면서 결혼 신청을 한다.

 용감하고 잘생긴 벨코레에게 아디나는 자기도 모르게 마음이 끌린다. 네모리노는 몹시 슬퍼진다.

 

제2막, 마을의 광장,

 

 흥겨운 나팔소리가 멀리서 들려오자 마을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든다. 요란스럽게 장식한 마차를 타고 엉터리 약장사 둘카마라가 나타난다. '자, 여러분 들어보시오. 나는 천하에 소문난 둘카마라 박사님, 여러분을 위해서 여러 가지 사랑의 묘약을 나눠드리고 있습니다. 못생긴 아가씨는 예뻐지고, 할머니는 주름살이 펴지고, 천식, 중풍, 곱사등이에 앉은뱅이, 무슨 병이라도 척척 나을 수 있어요' 이렇게 허풍을 떤다. 아디나를 짝사랑하는 숫기 없는 네모리노는 둘카마라에게 여자가 나를 사랑하게 되는 약은 없느냐고 조심조심 묻는다. 물론, 있구 말구! 백발백중의 사랑의 묘약이 있다면서 둘카마라는 약병에 넣은 싸구려 포도주 한 병을 네모리노에게 팔아넘긴다. 묘약이라 생각하고 이약을 마신 네모리노는 금방 취해 콧노래를 부르며 돌아간다. 그리고 아디나와 마주쳐도 아예 무시하는 태도를 취한다. 그는 겉으로는 아디나를 우습게 쳐다보면서도 속으로는 내일이면 네가 나를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는다. 그때, 다시 벨코레가 나타나서 아디나에게 프러포즈를 한다. 네모리노가 자기를 무시하자 심사가 토라진 아디나는 홧김에 결혼을 승낙하고 벨코레와 팔짱을 끼고 사라진다. 마을 사람들은 네모리노를 비웃고 그는 절망에 차 둘카마라만 찾는다.

 

제3막은 농가의 대청.

 

 아디나가 사는 큰 농가의 대청은 결혼 피로연의 준비로 한창 난리법석이다. 모두 다 부어라 마셔라 흥겨운 기분들이지만 아디나만은 네모리노를 생각해서 그리 기분이 좋지 않다. 둘카마라가 일어나서 아디나를 상대로 2 중창을 불러 갈채를 받는다. 이때, 검은 가운을 걸친 공증인이 들어온다. 그러나 아디나는 결혼증서에 서명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 자리를 뜨고 만다. 한편, 사랑의 묘약이 효력이 없자 네모리노는 약을 한 병 더 사서 마실 결심을 한다. 약을 건네주고 둘카마라가 손을 내미는데 네모리노에게는 돈이 없다. 그것을 본 벨코레 상사가 자기가 속해있는 부대에 지원하면 은화 20편을 선금으로 주겠다고 한다. 네모리노는 부대에 지원하고 선금으로 받은 20편으로 묘약을 사서 마신다. 갑작스레 동네에는 거짓말 같은 사실이 퍼지기 시작한다. 네모리노의 백부가 죽었는데 그의 막대한 유산이 네모리노에게 굴러든다는 것이었다. 그 소문을 모르는 사람은 네모리노 본인과 아디나뿐이다. 동네 처녀들이 네모리노에게 추파를 던지기 시작하자 그는 묘약의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기뻐한다.

 

 아디나는 동네 처녀들에게 돌연 인기가 급상승한 네모리노를 보고 놀란다. 네모리노가 묘약을 팔아줘서 고맙다고, 둘카마라에게 말하자 엉터리 묘약을 팔아먹은 그는 어리둥절한다. 이렇게 되자 아디나는 불안해진다. 마침내 어느날, 아디나는 둘카마라한테서 네모리노가 아디나의 사랑을 얻기 위해 군대에 몸을 팔고 사랑의 묘약을 사서 마셨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 그토록 자신을 사랑하는데 그것도 모르고 그렇게 쌀쌀맞게 굴었던 것이 뭇내 후회가 돼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고인다. 그 모든 것을 지켜본 네모리노는 이제야 그녀의 진정을 알았노라며 그 유명한 테너의 명가인 감미롭고 아름다운 <남몰래 흐르는 눈물>을 부른다. 이윽고 아디나는 네모리노에게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고 두남녀는 열렬한 사랑의 포옹을 한다.

 

 그때, 많은 병사를 거느리고 벨코레 상사가 등장한다. 때아닌 광경을 보고 우선 놀라지만 이렇게 된 바에야 어쩔 도리가 없다며 시원스럽게 단념해 버린다. 이제부터 더욱 신바람 나는 사람은 엉터리 약장사 둘카마라. 자신이 만든 사랑의 묘약의 놀라운 효과를 보라며 동네 사람들에게 떠벌린다. 덕분에 약은 날개가 돋친 듯 팔린다. 약을 다 팔고는 볼일이 없어진 그는 마을 사람들의 환송을 받으며 마차 위에 높이 앉아 개선장군처럼 사라진다. 하인이 부는 뚜, 뚜, 뚜, 뚜, 나팔소리와 함께-

 

<상연시간 약 1시간 48분>-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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