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티비드라마, 휴대전화, 그리고 애완견에 대한 짧은 소견...

깃또리 2005. 10. 22. 20:55
 

오늘 도서관에서 빌렸던 책 세권을 반납하러 별이를 안고 갔으나 헛수고를 하였다.

휴관일이었다.

 

 집에 돌아 오면서 문득 TV 드라마, 휴대전화 그리고 애완견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왜 이 세가지가 별 관련이 없는데 같이 연결 지어 생각을 하게 되었느냐면 집을 나오기전 거실에서 아내가 보는 드라마를 언뜻 보니 배일섭씨가 능청스럽게 시골 사투리로 구성지게 연기 하는게 보여 피식 웃음이 나오는걸 참았으며, 불과 십여분 나들이에도 휴대전화를 챙기는 나 자신과 먹고 자는 일보다 밖에 나가는 걸 좋아하는 우리집 별이의 간절한 눈초리를 떼어 버릴 수 없어 한손에 책을 그리고 다른 한 손엔 별이를 안고 나왔기 때문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 세가지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가장 관심이 없었고 아니 관심 정도가 아니라 지금과는 사뭇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티비드라마,

특히 사랑, 눈물, 불치병으로 주인공의 죽이기, 감각적인 대사, 유행어 만들기 등으로 안방 주부들을 상대로 인기를 누리는 소위 멜러 드라마를 나는 단연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사실 멜로 드라마는 들은바에 의하면 Mellow 달콤한 이란 형용사에 Drama가 붙어 생긴 말인데 실은 연극에서 감상적인 통속극으로 우리나라 안방극과 내용은 엇비슷하지만, 실제 영어권에서는 이런 합성어휘가 존재하지 않는다 한다.

 꼭 비슷한 말을 찾는다면 Soap of Opera 소오프라, 로 주로 초기에 미국 비누회사의 광고주들이 주로 후원하여 프로그램을 내보냈기 때문에 이런 말이 생겼다 한다.

 

 내가 왜 이 연속극에 대하여 최근 달리 생각을 하게 되었느냐면, 우리나라 가정 주부들이 중심이 되어 그간 열심히 보아 주어 시청율을 올리고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연속극의 수준과 내용이나 촬영기술등에서 세련미를 더하여 겨울연가 같은 연속극이 제작 되어 방영될 수 있었고 배용준씨의 일본 "욘사마" 열풍도 일으켰으며 동남아 각국의 한류 열풍으로 이어져 국내 연속극이 수출되는 발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결국 우리나라 주부들의 공으로 돌려야 한다.

즉 내 생각으로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속단했던 안방 연속극이 이렇게 외교관 수 천명이 수십년을 고생해서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바꾸지 못하는 일을 단기간에 이루어 국위선양에 효자노릇을 할 줄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

 

휴대전화

 흔히 휴대폰이라거나 핸디폰 Handy Phone 이라하여 약자로 H.P. 이라 쓰기도 한다.

그러나 원래 Cellura Phone C.P. 또는 Mobile Phone M.P.이 적절한 약어라고 할 수 있다.

십 년전쯤에 같이 근무하던 젊은 직원들이 자기 월급에 맞먹는 Motorller사의 비싼 휴대전화를 구입하여 나는 외화를 낭비한다고 속으로 못마땅하게 생각하기도 하였다.

 물론 나의 휴대전화 구입은 남보다 한참 늦었다.

그러나 국내의 선풍적인 휴대전화 구입과 빈번한 교체가 결국 국내 휴대전화 제작 기술을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수출국이 되어 나의 이 고루함과 뒤떨어진 생각이 어이없이 백기를 들어야 했다.

 

애완견

 예전에 시내를 다니다 보면 애완견을 신주처럼 안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고 얼굴을 찌푸렸다.

저런 정성과 돈을 다른 곳으로 쏟으면 어떨까 차라리 좀 어려운 이웃에 관심을 기울이는게 바람직 하지 않을까 하고, 더구나 식당 같은 곳에 애완견의 출입은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그러나 우리집 네 식구중 나를 뺀 세명의 오랜 주장과 설득에 굴복(?)하여 강아지를 키우게 된지도 어언 10년이 다 되어 간다.

첫 애완견은 2년 정도 키우다 내가 성화를 하는 통에 다른 집으로 보내버렸는데 몇년이 지나 다시 압력에 못이겨 지금의 별이를 식구로 받아들이게 되었는데 나의 태도가 상당히 바뀌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 애완견을 돌볼 만한 시간과 경제적 정신적 여유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또한 인간과 인간 사이의 유대감이 희박해짐의 반동으로 애완견에 대한 관심이 높아 졌음을 부인하지 않을 수 없으며 결국 인간 소외의 반작용으로 볼 수도 있다.

아무튼 우리집 별이는 이제 우리집 식구임에 틀림이 없어 당초의 내가 생각하던 애완견에 대한 편견을 수정하지 않을 수 없다.